그는 나를 미워하게 도와준 천사였다

by 정우다움

“상사를 죽여버리고 싶었다.”


한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게 왜 그렇게까지 느껴졌을까?


우리는 삶의 문제를 이성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상사의 말투가 거슬려서 그랬을까?”

“그 사람의 태도와 권위적인 행동 때문이었을까?”


하지만 곱씹어보니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그 사람 자체가 싫었던 것도 아니었고,

정작 나를 괴롭힌 건 ‘그 사람’이 아니라 내 마음속 두려움이었다.


돌아보니,

나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이혼과 반복되는 갈등 속에서

마음 한구석에 깊은 상처를 품고 있었다.


“다시는 상처받고 싶지 않다.”

그 마음이 두려움이 되었고,

그 두려움은 외부에서 어떤 사람이 다가올 때마다

‘공격’ 혹은 ‘회피’로 반응하게 만들었다.


상사는 그저 내가 만든 방어벽에 부딪힌 하나의 거울이었을 뿐.

그리고 나는 늘 상처받을까 봐 도망치는 겁쟁이었던 것이다.


그 마음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저 두려움을 인정해주자

이상하게도 그런 사람들을 덜 만나게 되었다.

(물론 요즘 집 밖을 잘 안 나가는 것도 한몫하긴 한다.)


사실 복잡하게 분석할 필요도 없었다.

나에게 필요한 건 단 하나,

상처받은 나 자신을 따뜻하게 바라봐줄 용기였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 상사는 내 상처를 비춰준 천사였던 것 같다.

처음엔 좀 역겹고 불쾌했지만,

지금은 참 고맙다.

진심으로 그렇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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