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이 뭐라고
‘패션(fashion)’이라는 단어에는 어쩌면,
고통마저 감내하며 열정을 표현하는 자세가 담겨 있었는지도 모른다.
언제였더라, 대략 16년 전쯤인가?
정확하진 않지만, 그때의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폼생폼사.
폼을 위해서라면, 사는 것도 감수한다.
어떤 모델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더울 땐 덥게,
추울 땐 춥게 입는 게 진짜 패션이죠.”
어린 시절, 나에게 멋이란 뭘까?
지구를 구하는 히어로쯤 되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새 외모와 장신구,
브랜드 로고에 마음을 빼앗기고,
그걸 ‘멋’이라 믿으며 나를 꾸며댔다.
조금 더 자라서는,
남들보다 잘났다고 느껴지는 부분들—
능력, 커리어, 재능,
그런 것들 속에서 멋을 정의하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문득 생각한다.
멋이란, 정말 뭘까?
진짜 멋은 외모도, 패션도,
자부심 같은 감정에서 비롯된 게 아니었다.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마음.
어쩌면,
멋이란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허용할 줄 아는
그 넉넉한 시선일지도 모른다.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겐 그렇다.
오늘의 나를,
그저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것.
그거 하나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냥 사랑하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