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꿈보다 중요한 건 ‘진짜 나’를 아는 시간

by 캠강맘


이 책은 단순히 ‘꿈을 찾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함께 살아가는 청소년, 그리고 그 곁에 있는 부모와 어른들,

우리 모두는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지나며

수없이 많은 꿈을 꿨고, 또 흘려보냈습니다.

그렇다면 그 많은 꿈 중에,

진짜 이루어진 건 얼마나 될까요?


요즘은 ‘소원’, ‘하고 싶은 일’, ‘꼭 해야 할 일’이라는 말 대신

‘버킷리스트’라는 단어가 더 익숙해졌습니다.

적힌 리스트를 하나씩 실천할 때마다 가로선을 길게 긋는 순간은 얼마나 짜릿했는지 기억하시나요.

소소한 기쁨과 만족을 느끼는 순간이죠.

강의를 하다 보면, 청소년들이 자주 이렇게 말하곤 해요.


“저요…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그 말속엔 어떤 뜻이 숨어 있을까요.

꿈이 없는 게 아니라, 아직 나를 알아갈 시간이 없었던 게 아닐까요

혹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꾸던 꿈을 내가 대신 꾸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그래서 정말 중요한 건

“꿈이 뭐니?”가 아니라,

“넌 누구니?”

“진짜 네가 좋아하는 건 뭐야?”

이런 질문을 함께 던져주는 시간이에요.


19.JPG




저도 어릴 땐 노래를 좋아했어요.

혼자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옆집 동생이 치던 피아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음계를 외워 작사·작곡을 흉내 내곤 했죠.

지금 시대에 태어났다면,

나의 인생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생각해 본 적도 있습니다.

그림 그리기도 좋아해서

미술 시간은 늘 기다려졌고,

전시회에 뽑히기도 했어요.

그림을 들고 오면, 어머니는 액자를 만들어 벽에 걸어주셨지만

아버지는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하셨어요.

공부하라며 그림을 찢고, 도구를 버리셨던 날도 있었죠.

그땐 너무 밉고, 속상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부모가 된 나는 어땠나 생각에 빠지곤 합니다.


지금 돌아보면,

그런 사소하고도 소중했던 순간들이

‘진짜 나’를 알려주는 조각들이었어요.

그리고

나는 공감하는 걸 잘해요.

친구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감정을 잘 읽어내요.

작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사실 나만의 특별함이 자라나고 있었던 거죠.


진짜 나를 알기 위한 질문 3가지, 함께 생각해 볼까요?

나는 언제 가장 즐거울까?

친구들이 나에게 자주 해주는 말은 뭐지?

내 감정의 버튼 키워드는 뭐지?


청소년기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는 조급함보다

나를 알아가는 연습이 먼저예요.


친구와 웃고 떠들며

별로 웃기지도 않은 얘기에 까르르 웃다가,

어느 날은 이유도 없이 눈물이 나는 날도 있고,

몰래 학원을 빠졌다가 들켜서 엄마에게 혼나고 울기도 하죠.


그 모든 장면이, ‘너’를 찾아가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라는 걸.

그 누구도 그걸 제대로 말해준 적이 없을 거예요.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지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걸 꼭 기억해줬으면 해요.


어떤 날은

교생 선생님의 웃는 얼굴이 자꾸 떠오르기도 하죠.

괜히 그 수업에 집중하게 되고,

처음엔 사람을 좋아한 거였지만

나중엔 그 과목 자체를 좋아하게 돼요.

팝송을 좋아하다 보니 영어 단어가 귀에 익고,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하는 말을 알아듣고 싶어서

자막 없이 영상을 보기 위해 혼자 영어 공부를 하게 돼요.


그건 그냥 우연이 아니에요.

바로, 진짜 나를 향한 연결고리예요.



20.JPG 출처 : mbc 나혼자산다


얼마 전, 모델 한혜진 씨가 이런 말을 했어요.


“그 길밖에 없다고 믿었는데, 아니더라고요.

내가 정한 방향만 고수하는 건 결국 좁은 시야 안에 나를 가두는 일이에요.

20대 때는 뭐든 다 해보고, 고민하고, 실패도 하면서

천천히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야 해요.”

– 한혜진,


우리는 너무 오래 같은 길만 바라보다가

그 방향이 전부라고 착각하게 되기도 해요.

하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다른 길이 있다는 걸 알 수 없어요.


프랑스 철학자 몽테뉴(Montaigne)도 말했어요.

“지금 당신이 걷고 있는 길이

정말 자신이 원했던 것인지,

혹은 누군가의 기대에 맞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합니다.”

– 몽테뉴,


우리는 이미 존재해요.

하지만, 청소년은 그 존재의 이유를

지금 찾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부모님이 바라는 나도 소중하지만,

내가 나를 좋아할 수 있는 삶은 더 중요해요.


혹시 이 글을 읽는 분중에 어른이 있다면,


아이에게

“넌 커서 뭐가 되고 싶어?”

대신

“요즘 좋아하는 게 뭐야?”,

“어디로 여행 가고 싶어?”

이렇게 물어봐 주세요.


그런 질문이

한 아이의 마음에 조용히 뿌리를 내리고,

진짜 나를 찾는 시간이 될지도 몰라요.


keyword
이전 02화초등학교 때는 분명 꿈이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