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월 생각보다 빨리 풀마라톤에 도전하게 된 덕분(?)에 요즘의 나는 운동을 조금 더 맹렬히 하고 있다. 아이들도 이제는 내가 운동하러 가는 시간을 존중해 준다. 좀 더 어릴 땐 엄마는 왜 그렇게 자꾸 나가냐고 타박을 했더랬다. 꼬맹이들, 많이 컸구나. 긴 방학중에도 그 덕에 헬스장도 가급적 빠지지 않고 출근 중이다. 러닝클래스에서 내주는 달리기 숙제는 거의 러닝머신으로 소화 중이고, 근력운동도 틈틈이 놓치지 않고 해오고 있다.
내가 이렇게 운동을 하는 이유는 건강한 노후나 스스로의 만족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에게 운동은 꼭 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 위함이기도 하다. 엄마나 아빠가 같이 하자고 하면 듣지도 않고 '싫어요.' 소리가 먼저 나오는 사춘기여서 쉽지 않지만. 나중에 나이 들면 딸들이랑 같이 해외 마라톤 대회를 뛰는 게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인데 지금 같으면 되려나 싶다. 집 밖은 위험해를 외치는 딸들아, 집에만 가만히 있는 게 더 위험해...
그런데 최근에 듣고 있는 무에타이 수업에 큰 아이와 동갑의 중학생이 둘이나 출석을 하고 있다. 게다가 펀치며 발차기에 힘이 제법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우리 집 아이는 종이인형인데, 저 아이들의 체력이 너무나 부러워진다. 몰래 옆에서 비결이 뭐냐고 물으니 어렸을 때부터 계속 운동을 해왔다고 한다. 알지도 못하는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새삼 위대해 보였다. 그 뚝심과 강단 정말 배우고 싶어요.
집에 오자마자 큰 아이에게 같이 무에타이를 하러 가지 않겠냐고, 너와 동갑인 친구들이 두 명이나 있다고 하여 설득을 시도했다. 물론 당연히 먹히지 않았다. 친구가 있어서 더 싫다나.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그러고는 둘이 매트를 깔고 앉아 유튜브를 틀어 '땅끄부부'의 핵 매운맛 유산소 운동 영상을 재생시켜 따라 한다. 우리도 나름 운동한다며 입을 삐죽거리며 말하더니 그게 이거였나 보다. 그래 아마 힘들 거야, 엄마도 전에 몇 번 따라 해 봤는데 땀 꽤나 나더라.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그거라도 따라 하는 게 나을 테니 잔소리는 조금 넣어두기로 한다.
"열심히 해, 파이팅!"
그런 아이들이 요즘 내가 가족 단톡방에 운동 인증 사진을 올리면 리액션이 좀 후해졌다. 전에는 엄마는 원래 운동을 좋아하니까 그런가 보다 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그만큼이나 뛸 수 있냐며 좀 놀라는 눈치랄까. 20분도 채 안 되는 유튜브 영상만 따라 해도 이렇게 힘든데 엄마 정말 대단하다고 엄지 척을 날려준다. 게다가 둘째는 엄마랑 빨리 달리기 하러 운동장에 가고 싶다고도 했다. 그래, 날 좀 풀리면 엄마가 특별히 데려가줄게 하고 선심을 쓴다. 좋아, 내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는 것 같구먼.
아이들과 같이 마라톤 완주 메달을 목에 걸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 것 같다.
같이 달리는 그날이 어서 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