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YOURSELF

by 심바

벌써 중간고사 기간이다. 공부하기 힘들다며 푸념하는 아이는 어제 국어, 수학, 역사 3과목을 치르고 왔다.

시험 기간이 되면 큰 아이는 가시를 잔뜩 세우고 공격태세의 고슴도치가 된다. 둘째도 언니 눈치를 보느라 눈이 세모가 될 지경. 대문자 J인지라 밥도 본인이 계획한 시간에 먹어야 되기 때문에 나도 덩달아 눈치를 본다. 꾹꾹 누르다 한 번씩 적당히 좀 하라고 버럭 하기도 한다. 며칠 전 같이 밥을 먹는데 큰 아이가 걱정이 있다며 하는 말.

"엄마, 시험기간인데 왜 긴장이 안되지? 긴장이 하나도 안 돼서 너무 걱정이야."

아이고, 참나. 별 걱정을 다 하네, 가지가지다 정말.

이라고는 마음속으로만 꿀꺽 삼켰다. 내가 한숨 쉬는 것까지 일일이 체크하는 애들 덕에 언어가 참 많이 순화되었다.






"벌써 중학교에서 시험을 보는 것도 3년 차잖아. 그동안 시험이라는 환경에 적응을 했고, 필요한 공부근육을 만들어왔어. 알게 모르게 공부효율도 올라가고, 컨디션 관리도 해오고 있었을 거야. 네가 들인 노력은 네가 가장 잘 알잖아. 아직까지 마치 처음인양 긴장하는 게 더 이상한 것 같은데?"

불안하지 않아서 불안하다는 아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모든 말들을 그러모아 염불 하듯이 읊어주었다. 귓등으로 듣는 것 같아 보이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마음으로 듣고 있다는 것을 안다.



첫날 치른 세 과목을 채점하며 실수로 틀린 문제를(안다, 실수도 실력이다) 짚으며 '으이구, 바보야'하며 자기 머리를 통통 친다. 작년엔 펑펑 울더니 올핸 그래도 울진 않네. 마음이 조금씩 영글어지고 있다.

"야, 내 딸한테 바보라고 하지 마!" 우리 가족끼리 하는 농담이다. 피식하고 웃는다. 그래, 그거면 된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 남은 과목에 집중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동네 밥집에 가서 같이 점심을 먹으며 남은 마음의 찌꺼기를 싹 털어냈다.






[ 내 마음이 나를 만들어요 ]

내 마음이 먼 곳을 보고 있으면 지금의 나를 보지 못해요. 내 마음이 할 수 없다고 하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내 마음이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천 명의 사랑을 받아도 나는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가 돼요.

< 둘리, 행복은 가까이 있어 > 중


아이 옆에서 책을 보다 이 구절을 보여주니 무표정하던 얼굴에 웃음이 번진다. 자신을 덜 다그치고 사랑해 줄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렴.



엄마는 내 힐링이에요


공부를 마쳤다며 책상을 정리하던 아이가 툭하고 던진 말.

심장이 싸르르 눈물이 핑 돈다.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는 엄마라서 참, 행복하구나!

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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