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력

by 심바

삼시세끼 중 한 번은 밥을 먹는다. 두 끼 중 한 번은 샐러드, 한 번은 빵을 먹는 편이다.

혼자 식사하는 기회가 있으면 가급적 내가 먹고 싶은 밥이 아닌 메뉴를 고른다.

운동을 별로 하지 못한 날에는 아주 약간 덜 먹으려고 노력한다. 이렇게라도 나잇살을 물리치고 있는 나.


그런데 나에겐 삼시세끼 말고 꼭 챙겨야 하는 게 있다.


바삭한 무언가


아무리 맛있는 음식으로 목구멍까지 배를 채우도 난 후라도 나는 그런 종류의 무언가를 먹어야 하는 사람인 것이다. 후보군은 다양하다. 내가 찌고 한 알 한 알 발라낸 옥수수 알갱이, 새우깡, 콘칩, 나쵸, 시리얼, 생라면, 아삭한 복숭아, 생당근, 팝콘이나 뻥튀기 등등등. 몸에 좋은 것도 있지만 안 좋은 것은 더 많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의 먹는 행위는 저런 류의 바삭이들로 마무리를 해주어야 비로소 완성된다.


물론 먹으면서 마냥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약간의 길티플레져라고나 할까. 콘칩 한 봉지를 가루까지 탈탈 털어먹고 나면 '반만 먹었어야지 인간아'하고 속으로 나를 꾸짖는다. 반주라도 한 잔 하고 나면 그마저도 없다. 터져버린 식욕 앞에서 콘칩은 더 빠른 속도로 없어질 뿐.






소파에 등을 기대로 바닥에 앉아 오도독오도독 당근을 먹고 있으니 남편이 저 멀리 식탁에 앉아 아이들에게 말한다.

"엄마 개띠라서 그래~!"


물어버릴까.

그래도 바삭이가 필요하다고 할 때 편의점에 가서 콘칩과 나쵸를 사다 주는 건 남편이니까 참아야겠다.

황금알을 낳는 오리를 화나게 하면 안 되지.




이상 바삭력을 매일 리필하는 개띠가

얼음을 와그작 씹으면서 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