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가면
인터넷으로 예약한 모슬포 바닷가의 펜션 앞에 도착했다.
담배를 한 대 피우며 잠시 숨을 고르니, 수많은 생각들이 밀려왔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내가 어떻게 보연 스님의 이름을 알 수 있었을까?
그가 직접 말해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것은 귀접이라 생각하며 잊기로 했다.
이른 시간이어서 그런지 주인이 보이지 않았다.
시계를 보니 아침 아홉 시. 조심스레 문을 두드리니 한 여자가 나와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일찍 오셨네요.”
“네, 호텔에서 서둘러 출발했습니다.”
차 한 잔을 내어와 함께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창 너머로 푸른 바다가 눈에 들어왔다.
약 300미터쯤 떨어진 곳, 바닷바람에 스쳐오는 조경이 인상적이었다.
늦겨울이라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모슬포는 제주의 다른 지역보다 땅값이 저렴한 편이라 했다.
대략 천 평 남짓한 부지에 지어진 펜션은,
별채가 따로 있었고 나는 그곳을 일주일간 예약했다.
하루 세 끼가 제공되는 조건이었다.
별채는 가장 크고 비싼 방으로, 하루 숙박료가 삼십만 원에 달했다.
아직 들어가 보진 않았지만 외관은 호텔급처럼 보였다.
본관은 1층에 방 세 개, 2층에도 방 세 개, 그리고 현관 옆에는 식당이 자리해 있었다.
건물은 새것처럼 깔끔했다.
“혼자 운영하세요?”
“아니에요, 남편과 함께 해요. 지금은 돈 벌러 나갔어요.”
“이 정도 규모면 혼자 일하기 힘드실 텐데요.”
“그렇긴 하죠…”
주변을 둘러보니 목장도 보였다.
제주다운 풍경이었다.
일주일을 지내는 동안 펜션 주인 부부와 가까워졌다.
분위기가 좋아서 나는 일주일을 더 연장했다.
그곳은 묘하게 마음에 들었다.
주인은 30대 후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모든 걸 정리하고 대출을 받아 펜션을 지었다고 했다.
그러나 작년 겨울, 자살사건이 일어났고, 그 후 손님이 뚝 끊겼다고 했다.
“은행 이자라도 갚으려고 남편이 따로 일을 다니고 있어요.
이곳이 팔리면 서울로 다시 돌아가려고요.”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흥정을 시작했다.
총 12억이 들어갔다 했는데, 나는 15억을 제시했다.
두 사람은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했다.
단, 아내는 3개월 동안 내 일을 도와주는 조건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15억을 송금했다.
남편은 정리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갔다.
그렇게 그녀는 내 곁에 남았다.
그녀의 이름은 진. 36살의 엘리트였다.
고학력자들이 무모하게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그녀 역시 그러했다.
내 나이를 듣고 깜짝 놀라던 그녀는, 자신보다 더 어린 줄 알았다고 했다.
그렇게 20여 일이 지나던 어느 날 밤이었다.
별채에서 홀로 잠을 자던 중, 이상한 환영이 눈앞에 어른거렸다.
예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보연 스님과 귀접을 한 뒤로부터였다.
나는 늘 샤워 후 알몸으로 잠드는 습관이 있었다.
그런데 그날, 환영 속에 펜션 부부가 나타났다.
젊고 아름다웠다.
자세히 보니, 또 다른 20대 후반의 부부 모습으로 옷을 벗고 있었다.
그리고 내 시선은 자꾸만 방 안 구석의 곰인형으로 향했다.
예쁘다고만 생각했는데, 인형의 눈에서 반짝이는 빛이 느껴졌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그것은 카메라였다.
그 순간 깨달았다. 우연이 아니었다.
환영 속에서 젊은 부부가 알몸으로 싸늘히 죽어 있었다.
펜션 주인 부부는 그 곁에서 웃고 있었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시계를 보니 새벽 5 시이다.
담배를 피워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개를 돌리니 곰인형이 보였다.
펜션 아내가 선물이라며 건네준 것이었다.
휴대폰 불빛을 비춰보니, 카메라가 숨겨져 있었다.
샤워실로 가보니, 입주 선물이라며 준 선반 아래에도 소형 카메라가 달려 있었다.
나는 결심했다. 아침이 되면 경찰서로 가리라.
아침 식사를 마친 뒤, 관할 경찰서를 찾았다.
담당 형사는 30살 전후의 여자였다.
사건 경위를 듣자 충격적이었다.
사망자는 29살 동갑내기 신혼부부. 제주도로 15일간 신혼여행을 왔다가,
펜션에서 머문 지 3일 만에 동반 자살로 결론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방 안에는 번개탄이 피워져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의심이 확신으로 바뀌었다.
내 별채에서 사건이 벌어졌음을 깨달았고, 곰인형 속 USB를 꺼내 보여주었다.
그 안에는 내가 도착한 날부터 잠든 모습,
샤워 후 알몸으로 지낸 모든 영상이 담겨 있었다.
나는 여자 형사에게 펜션 여주인의 방을 압수수색하라 권유했다.
그날 오후, 경찰은 급습해 그녀를 체포했고, 방 안에서 수십 개의 USB를 확보했다.
그 속에는 수많은 부부와 연인의 나체 영상이 담겨 있었다.
그들은 몰래 녹화한 영상으로 협박을 했고,
그날 신혼부부는 그 사실을 눈치챈 살해당했던 것이다.
번개탄 자살로 위장된 사건이었다.
그날 저녁, 펜션 아내와 서울에 있던 남편은 긴급 구속되었다.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가면을 벗겨내고 비로소 진실을 마주했다.
별채는 철거되었다. 그 자리에 작은 연못을 만들었다.
본관은 새로 페인트칠을 하고, 마당 조경도 정비했다.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는 듯했다.
나를 도와준 여형사 덕분에 사건은 빠르게 정리되었다.
그녀는 제주 토박이로, 경찰 생활 7년 차였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순경으로 시작해 지금은 경사 계급에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모슬포에서 지내며, 오빠는 서울에서 가정을 꾸렸다 했다.
그녀와 절친이 되었다.
그녀의 소개로, 같은 동네의 50대 부부를 펜션 관리인으로 고용했다.
펜션의 이름은 새롭게 바꿨다.
“상희 펜션”.
옆 땅 3천 평을 매입해 넓은 잔디밭을 만들고 울타리를 두른 뒤,
작은 커피숍을 지을 계획도 세웠다.
2층은 내가 거주할 집으로 꾸밀 예정이었다.
나는 손님을 끌어모으려 애쓰지 않았다.
인터넷 예약도 받지 않았다.
다만 자고 싶다면 직접 유선전화로 예약하는 방식이었다.
봄이 찾아왔다.
푸른 잔디가 눈부시게 빛나며 솟아올랐다.
주말이면 여형사가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도왔다.
형사라는 이름 뒤에 가려져 있었지만, 그녀도 평범한 여인이었다.
커피숖이 생각보다손님이 많다.
가게는저녁 7시면 닫는다.
밤이면 손님이 별로 없다.
불만 8-9시까지 켜놓는다.
어떤날은 밤새 잊고 켜두는 날도 있다.
토요일저녁 여형사와 모슬포항 회집에서 식사를 하였다.
이름은 은정이다.
남자친구는 헤어지고 아직은 없다고 한다.
키가 174cm라고 한다. 엄청크게 보인다.
이 여자를 보니 새로운 아이템이 터오른 것이다.
미니스커트에 흰색구두를 신었다.
긴생머리가 돋보인다. 여자는 머리카락이 길어야 아름답다.
단발이 어울리는 여자도 있다.
방어에다가 소주를 한잔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언니가 너를 스카웃하고 싶다.
조건은 다 맞추어줄게.
형사퇴직조건으로 1억, 연봉1억 1년뒤면 나한테 일배워서 독립하는거야
무슨일이요.?
펜션사업. 1년에 2억이면 조건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결정하면 2억 일시불로 줄게.....
은정은 소주를 연속 두잔 둘이켜 마신다.
언니 비젼은요.?
제주시내에 상희펜션 30개 만들거야...
그녀도 나의 능력을 알고 있다. 24시 감자탕을 알고 있다.
그 자리에서 은정은 허락을 하였다.
폰뱅킹으로 2억 그대로 입금해 주었다.
그리고 신용카드를 주면서 너 필요한 것 다 써라.
은정이 놀란다.
비번은 2345야.
현금서비스도 필요하면 받아서 써라...
카드에 대해서는 결과는 나에게 말하지 않아도 돼...
은정이 너무나 좋아 한다.
다음날 오전 사직을 하고 펜션으로 왔다.
기존에 보던 스타일이 아니다. 연예인같은 포즈이다.
역시 너는 공무원하고 어울리지 않아....
아직 그닥 손님은 없다. 여름 장마가 시작되었다.
둘은 비키니 입고 수돗물로 샤워를 하고 놀고
개에게 밥주고 커피마시고 시원한 생맥주도 마시고,
비키니 수영복 10벌은 갈아 입었다.
그리고 제주도 상희펜션이라는 간판이 마지막으로 우리들의 비키니 놀이는 끝이 났다.
3시간동안이였다.
젊은 은정의 비키니와 여형사라는 것을 부각 시켰다.
나는 사실 나이도 있고 이번만 출연할 것이다.
유튜브촬영용 영상이다.
유튜브계정을 만들고 20분영상으로 편집을해서 밤10시 업로드를 하고
모슬포 바닷가에서 회에다가 한라산소주를 각2병씩 마시고
펜션으로 와서 잠이 들었다.
언니!언니! 시간을 보니 아침6이다.
유튜브를 보여주던니 대박이예요...하룻밤사이 구독자가 1만명이되었다.
알고리즘의 축복이다.
그날 오후 2편을 15분 분량으로 올려는데 영상두편에 5일만에 6만명이다.
펜션은 전화로 폭주했다.
일주일에 두편씩 2주를 올렸다.
유튜브시작 3주만에 구독자 10만명이 되었다.
믿기지 않은 현실이다.
7월8월 예약이 풀이다. 지금은 6월 26일인데 말이다.
처음와서 호텔커피숖에서 써빙하던 남자를 섭외해서 출연시켰다.
은정하고 연인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커피숖 직원이 두명이고, 펜션은 노부부가 알아서 운영을 작한다.
하루6팀 뿐이다.
펜션을 더 늘릴 생각은 없다.
대신 부부 급여를 올려주었다.
아침,점심,저녁을 원하면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4천평 땅관리도 해야 한다.
은정은 커피숖과 펜션 오가며 일하고 있다.
나는 바닷가에서 낚시하고 지내며 생활을 한다.
돈 벌기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땅 4천평 팔아도 돈도 별로 안된다.
나에게는 더 큰 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