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행복이라는 찰나

by 노란콩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며 나를 다독이며 살았다. 내가 로또에 당첨되거나, 벼락부자가 되기를 바란 것이 아니었다. 나는 무엇을 잘못했길래 가진 것도 없는데 고작 내 인생에서 원하는 직업 하나 가지는 것조차 이렇게 힘들일인가 라는 생각에 너무 서러웠고 억울했다.



이제는 합격이라는 단어가 내 것이 되는 상상을 해도 울음이 나지 않을 것이다고 확신할 만큼 이 시험에 질려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그해는 이상했다. 시험을 치고 나오는 길에 평소 같으면 올해는 쉬웠다, 올해는 문제가 너무 어려웠다 이런 생각이 들었을 텐데 '나 떨어지면... 내년에 또 시험을 칠 수 있을까? 체력적으로 너무 힘든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합격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해의 결과는 합격이었다.



합격이라는 문구를 봤을 때 눈물이 났다. 질려서 눈물이 나지 않을 것 같았지만 눈물이 났다. 합격해서 좋은 마음 반과 저 합격이라는 단어에 내 청춘이 갈려있다고 생각하니 그냥 눈물이 났다.



놓지 않으면 되긴 되는구나, 포기하지 않으면 결과가 나오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 사건이었다. 사실 일을 하면서 공부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당연하다. 그 정도 각오를 하고 하루하루를 살았지만 체력적으로 힘든 건 답이 없다. 링거를 맞으며 억지로 버텼던 것이 그래도 보상을 받는 기분이었다. 합격사실을 알게 된 후 지인들에게 연락을 했다. 연락을 하고 나서 멍하니 생각에 빠졌다.



생각을 하니 들떴던 기분이 차분해졌다. 웃겼다. 너무 좋아서 3일은 행복할 줄 알았는데 그 마음이 하루도 가지 않았다. 좋았던 마음은 딱 1시간이었다.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순간임은 확실하다. 그런데 오랜 시간 원하던 나름의 큰 성취를 했는데도 생각보다 행복한 감정이 오래가지 않았다. 1시간 뒤에 떠오른 생각은 그냥 올해도 항상 일했던 것처럼 일하고 있겠구나....



나라는 사람이 변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묵묵히 열심히 일을 하는 내가 내년에는 조금 더 안정된 조건으로 똑같이 일을 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합격을 하고 나니 생각이 더 명확해졌다.



소위 사람들이 말하는 성취나 성공을 하면 행복이 가까워져 있고 행복을 누릴 시간이 오래갈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상황이 지금보다 더 좋아져도 나는 나라는 것을. 내가 그동안 찾아놓은 작은 행복들이 없었다면 허무함과 허탈감, 상실감이 느껴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용을 합격한 사실보다 날씨 좋은 날 미술관에 갈 때, 학생들의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듣고 웃을 때, 학생들이 눈을 반짝이며 수업을 들어줄 때, 좋아하는 가수의 퍼포먼스를 보고 되지도 않는 춤을 열심히 따라 해 볼 때, 좋아하는 노래를 듣고 부를 때, 조용하고 넓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때,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무언가를 열심히 할 때 등등. 이런 소소한 것들이 나를 훨씬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성공과 성취도 중요하지만 내 행복은 이런 결과에서만 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성취, 결과도 중요하다. 이건 자신의 자존감과 자신감을 지키기 위한 것이니까. 약간의 돈도 필요하다. 이건 생존의 문제니까. 나는 지금 이런 것들을 비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은 성공과 성취가 꼭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다라는 생각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사람 중 무언가를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치열하게 도전하여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인생에서 무언가를 성취하고 결과를 내는 것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성공하면 무조건 행복할 거야라는 생각은 지양하기를 바란다. 설령 성공을 하지 못했다고 해도 자신이 행복해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버리길 바란다. 내 인생은 무엇을 해도 행복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당신은 그냥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가치가 있고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성취, 성공에서 오는 행복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성취, 성공으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소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냥 조금은 단순하게 작은 행복이 가득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일상에 행복이라고 생각되는 행운이 없으면 좀 어떤가. 그렇다고 그것이 불행한 삶이라고 할 수 있는가.



당신은 충분히 행복하게 잘 살 권리가 있고, 자신을 다른 것으로부터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너무나 아름답고 예쁜 존재이기에.



조금 늦으면 어떤가.

조금 부족하면 어떤가.

조금 더 나를 지키면 어떤가.

조금 행복이라고 생각되는 행운이 없으면 어떤가.




그러니 우리 그냥 오늘도 힘내서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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