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다시 태어나면 무엇이 되고 싶나요?라는 질문을 받아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아요.라고 답변한다.
나에게 삶은 마냥 쉽고 인자하고 행복했던 것은 아니기에 죽고 나면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
다시 태어나서 새로운 인생을 살 것이 아니기에 한번 사는 인생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것이 아름답게 잘 사는 방법일까 고민했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고 여전히 깨지고 부딪히며 그 답을 찾는 중이다.
나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대한민국 30대 미혼 여자이다. 직업을 이야기하자면 교사이다. 앞으로의 이야기에는 나의 직업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니 여기서는 간단히 표현하겠다.
나를 소개하기 위해 사회적인 관계 속에서 내 위치는 어디쯤 일까도 생각해 봤다. 요즘 나는 애매하다. 묘한 애매함. 20대의 틈에서 이야기를 하기도 30대의 기혼자 틈에서 이야기를 하기도 애매한 나이. 일 하는 곳에서도 그렇다. 아예 신입은 아닌데 그렇다고 경력이 많은 것도 아닌 그 어딘가 애매한 사람.
어느 한쪽으로 소속되지 못하는 사람. 그게 지금 나의 삶이다.
사람들 틈에 소속되어 있지만 나만 동떨어져 있는 기분. 나 혼자 덩그러니 섞이지 못하는 묘한 이질적인 기분.
예전부터 이런 느낌을 받았지만 요즘 들어 더 강해진 듯하다. 아마 나와 비슷한 연령대인 청년들은 이 경험을 한 번쯤은 해봤으리라.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그들을 대변해서 소개하자면, 우리는 조금 불쌍한 사람들이다. 사람이 많아 경쟁을 먼저 배운 세대이고, 부모의 IMF로 경제적인 위기를 겪어본 세대이며 베이비 붐 세대에 치여 취업난을 격은 세대이다. 100세 시대니 뭐니 하여 직장에 대한 노후에 대한 안정성도 보장된 삶이 아니다. 그리고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을 코로나로 마음껏 놀지도 못한 세대가 되겠다.
이러니 각자 생존을 위해 나름의 생존방법을 터득하고 아득바득 치열하게 살아간다.
내가 어릴 적 30대라고 하면 '와! 어른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지금 그 나이인 나를 보면 20대 초반의 정신연령에 체력이 마음 같지 않은 사람이 서있다.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요즘 90년 생들 그러니까 지금의 20대 후반, 30대 대부분이 나와 같이 치열함을 넘어 상실감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하는 사람이라 생각해 삶의 방향을 잃고 있다고.
얼마 전 내 친구가 하늘나라로 긴 여행을 떠났다.
그 친구는 나와 고등학교 때부터 아주 친했다. 우리는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고 있었다. 나포함 5명이 그 모임원이었다. 코로나 전에는 일 년에 한 번씩 같이 시간을 맞춰서 여행을 가기도 했다.
지금도 내 사진첩에는 함께 여행을 갔던 날 눈부시게 웃는 우리의 모습이 남아 있다.
내 친구는 예쁘고 자랑스러웠다. 직업도 간호사였고 인기도 많았으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따르는 친구였다. 그 친구의 자살소식을 들었을 때는 꿈이라고 생각될 만큼 충격이었다. 그 전날 우리는 단톡을 하고 있었고 친구는 그 단톡에 답장이 없었다. 자고 있나 보다.라고 생각하고 배려했던 그 시간을 흘려보낸 게 너무나 후회가 된다.
그냥. 정말 그냥. 안부 전화 한 통이라도 해볼걸....
친구의 장례식 장에서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했다. 내 친구는 왜 그랬을까? 그리고 어렴풋이 찾은 답은 내 친구는 힘들다고 말하는 것조차 남을 너무 생각했다는 것이다.
나는 가끔 친한 사람들 틈에 웃고 있을 때 혼자 동떨어진 느낌을 받기도 한다. 내 상황이 웃을 상황이 아닌데 분위기를 깨기 싫어서 사회적 가면을 쓰고 웃고 있는 나를 볼 때 현타가 온다. 나는 마음껏 힘들다 표현하지도 슬프다고 표현하지도 못하는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과 이상한 느낌.
내 친구도 그런 것들이 쌓였으리라.
친구의 죽음 후 나는 많이 아팠다. 이제야 겨우 정신이 든다. 정신이 드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90년생들 20대 후반, 30대들은 잘 지내고 있는지.
혹시 나와 내 친구처럼 마음이 아픈 사람은 없는지. 당신들은 당신을 잘 다독이고 살고 있는지. 당신을 잘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냥.... 당신들의 안부가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