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손정민 Sep 29. 2023

Chapter.7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3

 최근에 달리는 동안 재미있는 풍경을 본 계기로 2편으로 끝내려던 달리기 이야기를 3편까지 쓰게 됐다.


 추석 연휴가 시작된 서울은 오랜만에 한적한 평일을 맞이했다. 도심 속 차들은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다. 많은 사람이 전국 곳곳의 고향으로 흩어지니 서울에는 모처럼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한밤중 달리기를 하면서 만난 너구리는 두리번두리번 사람들을 구경하며 쏘다녔다.


 연휴가 시작된 첫날, 점심 먹기 전에 여유롭게 달리기나 할까 해서 나왔다. 쾌청하지 않지만 해는 밝게 떠있다. 햇살이 쨍하게 비춘 곳을 보니 중랑천에 거. 북. 이. 가 헤엄치고 있다.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신나게 한참을 뛰어 돌다리를 건너게 됐다. 물고기는 물론 가마우지까지 헤엄치는 모습을 넋 놓고 보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반대편에 뱀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도 놀라고 뱀도 놀랐지만 뱀이 풀숲으로 자리를 슬쩍 비켜주었다.


 여기 서울 맞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떠나간 자리에 동물이 찾아오는구나. 그것도 서울에 거북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거북이가 웃는다. 내가 살던 곳에 불쑥 찾아온 건 너라는 듯이.


 우리가 주인이라면 주인답게 보존해야 할 것이고, 우리가 손님이라면 손님답게 깨끗이 사용해야만 한다. 생각해 볼 일이다.






작가의 이전글 Chapter.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