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가출판 플랫폼 장단점 비교
결국 내가 보낸 원고는 대부분 출판사로부터 외면당했다.
대부분은 아예 읽히지 않았고, 읽은 곳에서도 “수익성이 없다”거나 “출판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나도 내 원고를 ‘수익성’이라는 기준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과연 이 책은 팔릴까? 독자 입장에서 재미있을까?
내 책은 무엇보다 부담 없이 읽히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 챕터를 펼치면 끝까지 읽게 된다는 자신감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책의 존재를 어떻게 알릴 것인가였다. 홍보나 마케팅 방법은 아직 뚜렷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쓰는 목적은 돈이 아니었다.
그래서 오히려 생각했다. 돈을 벌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내 돈을 써가며 책을 낼 필요가 있을까?
물론, 출판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출판사와 함께 작업하는 것의 분명한 장점이 있었다.
1. 책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출판사 역시 수익을 내야 하기에, 독자에게 더 잘 팔릴 만한 콘텐츠로 다듬어진다.
원고 수정은 물론, 표지 디자인 등 제작 전반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2. 홍보를 출판사가 대행해 준다.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 SNS 홍보는 물론, 출간 설명회, 작가와의 만남, 유튜브 출연 등의 기회도
제공받을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바로 일반적인 ‘기획 출판’이다.
작가에게 비용을 요구해서는 안 되지만, 출판계 역시 불황이다.
책을 사는 독자가 줄고, 판매를 보장하기 어려운 시대에 출판사 입장에서도 신인 작가의 책을 수백 부 찍는 건 큰 모험이다.
그래서 출판사는 일정 부수의 판매를 작가에게 요구하고, 위험 부담을 분산시키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이를 **‘반(半)기획 출판’**이라고 부른다.
이쯤 되니 글을 ‘잘 쓰는가’보다 얼마나 팔릴 주제인가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개인의 생각을 담은 에세이보다, 트렌드, 투자, 어학, 여행, 자극적인 소설 등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나는 ‘반기획 출판’ 제안을 한 몇몇 출판사와 계약을 할지 말지 고민하게 됐다.
그때 GPT를 통해 출판 방법에 대해 조언을 들으며 **‘자가출판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길을 알게 되었다.
자가출판의 가장 큰 장점은 원고만 준비되면 며칠 안에 출간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출판사와 작업할 때의 장점은 자가출판에선 모두 작가의 부담이 되었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책의 모든 요소를 작가가 직접 만들어야 했다.
폰트, 글자 크기, 자간, 여백, 표지, 목차, 간지 등 출간에 필요한 세부 요소가 수없이 많았다.
이 작업은 문서 편집에 익숙하지 않다면 꽤나 까다롭다.
나는 맥의 Pages 앱에 익숙했기에 어떻게든 해냈지만, 처음에는 나 역시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표지 디자인도 쉬운 일이 아니다.
책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직접 찾거나 제작해야 하고, 이미지에는 반드시 저작권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애써 출간한 책이 법적 문제에 휘말린다면 그야말로 낭패다.
홍보 또한 전적으로 작가의 몫이다.
SNS나 유튜브 채널이 있다면 유리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이 인플루언서처럼 활동하기란 쉽지 않다.
따라서 자가출판에서는 판매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도 중요하다.
이후 나는 대표적인 두 자가출판 플랫폼, **‘부크크’와 ‘퍼플(PubPle)’**을 비교해 보았다.
비교를 거듭한 끝에 나는 부크크를 선택했다.
내 원고에 간섭하지 않고, 표지 디자인도 직접 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나처럼 포토샵이나 편집 툴에 익숙하다면, 자가출판의 자유도는 오히려 창작의 즐거움이 된다.
이제 첫걸음을 뗐다.
누군가의 눈에 띄든 말든, 내 이야기를 내 방식으로 세상에 남긴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