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장에 가서 세차를 했던 게 언제였더라...
이번 테슬라는 6번째 차다. 각각 차를 처음 사고 약 1년까지는 세차장에 가서 직접 손세차를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귀찮아져서 주유할 때나 2~3천 원을 내고 자동 세차를 했었다.
하지만 모델Y는 내가 산 차 중에 가장 고가의 차이면서 신차이기도 하다. 이제 출고한 지 두 달 조금 넘었기 때문에 최소한 열흘에 한 번씩은 세차를 하고 있다.
차를 사고 첫 번째 세차를 할 때는 만원이 들었다. 3천 원은 사전 세차로 물을 뿌리고 거품솔질에 2천 원, 마무리 헹굼에 3천 원을 사용했다. 실내 진공청소기에 천 원, 에어건 사용에 천 원이 들었다. 이러면 딱 만원이 들어간다. 시간은 대략 두 시간 정도가 들어간다.
물세척과 거품, 헹굼에는 15분 정도가 걸린다. 하지만 물기를 닦아내는 일이 생각 외로 오래 걸린다.
극세사 마른 수건으로 차의 지붕부터 닦아 내려간다. 첫 번째 걸레질은 대강대강 큰 물기만 닦는다는 생각으로 닦아낸다. 두 번째 걸레질에는 좀 더 힘을 줘서 걸레질을 한다. 거울과 유리도 닦는다. 세 번째 걸레질 때는 트렁크와 프렁크도 열고 앞뒤 문짝도 모두 열어서 테두리와 안쪽 구석구석 닦아낸다. 이때 프렁크 쪽 나사가 있는 홈 쪽에 물이 고여있는 경우가 있는데, 닦아내지 않으면 나사에 녹이 쓴다. 물기만 잘 닦아주면 녹이 슬 일은 없다. 트렁크를 열면 위쪽으로 물기가 많이 흘러내린다. 물이 다 흐르기를 기다렸다가, 역시 구석구석 닦아준다.
첫 번째 세차 때는 왁스나 타이어 광택제를 준비하지 못했다. 그저 물청소 후에 닦아주는 것으로 세차를 마쳤다. 하지만 왁스를 발라주면 한 달은 세차를 안 해도 차가 깨끗하다 차 표면에 있는 습기가 이물질을 묻어내게 하지 않고 흘러내리기 때문에 깨끗한 상태가 오래 남아 있다. 타이어 역시 검은색이 더 강조되기 때문에 차가 더 이뻐 보인다.
마지막으로 실내에 있는 발판을 빼서 털어주고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면 세차는 끝이 난다.
테슬라에는 특별히 세차모드라는 것이 있다.
참고로 세차모드를 켜지 않고 세차를 하다가 고장이 발생한 건에 대해서는 보증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테슬라를 세차하다 보면 충전포트가 열릴 때가 있는데 세차모드에서는 열리지 않는다.
또 모든 창문이 닫히고 트렁크, 프렁크도 닫힌다. 와이퍼도 꺼지고 주차 센서 경고등이 울리지 않는다.
실내 세차 시에는 모니터를 끄는 기능도 있다. 모니터를 닦을 때 이런저런 기능들이 활성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어서 좋다.
아직 자동세차에 들어간 적은 없는데, 자동세차에 들어갈 때는 기어를 중립에 두고 세차모드를 켜면 된다고 한다.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
모델Y는 천장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자동세차를 할 때 재밌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사람이 몸이 찌뿌둥할 때 사우나를 가서 땀을 빼고 시험공부를 하기 전에 책상 위를 청소하기도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중요한 촬영이나 미팅이 있는 날에는 특정 양말과 속옷을 입는다.
딱 한벌씩밖에 없는 양말과 속옷이다. 이 양말과 속옷을 같이 입었을 때 그날 일이 잘 풀렸다. 일종의 징크스 같은 건데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해당 양말과 속옷을 많이 사서 매일 입을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러면 왠지 그날의 행운이 달아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딱 한벌만 유지하고 있다.
세차도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차를 청소한다는 의미 이상일 수도 있다.
세차를 하고 나면 차가 더 잘 나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어떤 과학적인 인과관계가 있는지, 그저 기분 탓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지고 실내도 쾌적해지면 하는 일이 더 잘 될 수도 있겠다.
혹은 세차를 하면서 쓰지 않던 근육을 장시간 사용하면서 컨디션이 좋아질 수도 있다.
어찌 됐든 세차를 하는 행위자체는 여러모로 봤을 때 득이 더 많은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