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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Dec 07. 2023

역사와 풍광의 콜라보레이션 "서천(舒川)" 주유기

Chapter 1. 서천 이야기를 시작하며...

# 첫째 마당: 서천,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서천(舒川)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주위분들과 서천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그 고민이 너무 쉽게 풀렸다. 놀랍게도 말이다. 나와 이야기를 나눈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천이 도대체 어디에 붙어 있는지를 전혀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서천이라는 지명(地名) 조차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가 하면 서천을 잘 아는 듯이 말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서천을 서산과 혼동하고 있었다. 하여 이번 서천 이야기는 서천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부터 해보아야 하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어떤 고장의 위치와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면, 역시 지도만 한 것이 없다. 아래 지도를 보면 서천은 충청남도의 가장 남서쪽 끄트머리에 자리하고 있는데, 북쪽으로는 보령시와, 그리고 동쪽으로는 부여군과 접하고 있다.  서쪽? 그곳은 바다(서해)이고. 남쪽으로는 다리 하나를 건너면 전라북도 군산시이다.


## 둘째 마당: 서천, 볼만한 것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 개 관



내가 5번씩이나 서천을 둘러보고 있다고 이야기할 때면, 사람들의 반응은 -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거의 똑같다. 거의 예외 없이 돌아오는 반문... 그것은 "서천이야 집안에 어린애가 있는 경우에 국립생태원(아래 사진 참조) 한번 둘러보면 더 이상 볼 것 없는 초라한 곳인데, 그곳에 볼 것이 뭐 있다고 5번씩이나 찾는 거야?"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말이다. 그런 이야기는 서천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다. 왜냐하면, 서천은 들여다보면 들여다볼수록 새록새록 보는 재미가 솟아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서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서천이 어떤 곳인지 아주 개략적으로 보여주는 글을 써보기로 했는데, 서천...  바로 이런 곳이다.



### 셋째 마당: 역사 속에서 만나는 서천



1. 삼국이 일합을 겨루었던 곳, 기벌포(伎伐浦)


위에서 보여준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서천은 백제의 옛 도읍지였던 부여와 맞붙어 있다. 그러니 바닷길을 통해 부여로 가려면 이곳을 통과하여야만 했고, 그 때문에 삼국시대 때는 신라와 백제 그리고 당나라가 이곳에서 국운을 걸고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이곤 했었다. 그 현장이 바로 기벌포(伎伐浦)인데, 지금으로 치면 서천군 장항읍의 송림 앞의 해변이 그곳이다.


2. 우리나라 최초의 성경전래지, 마량리


한편 서천은 서해바다를 끼고 있는 결과 외국과의 접촉 또한 국내 어느 곳보다도 빨랐다. 특히 지금의 마량리 앞바다는  우리나라에 최초로 성경이 전래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래서 이곳에 가면 성경전래지 기념관과 기념공원이 들어서 있다.


3. 화려한 역사를 안고 있는 곳, 한산


그리고 옛 백제의 중심지였던 한산,  또한 서천에 속해 있다. 한산, 익숙하지는 않지만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이름일 텐데? 그래, 모시와 소곡주로 유명한 한산이 서천에 있다. 물론 옛날의 한산이 가지고 있던 위명은 많이 퇴락했다. 그렇지만 읍성(한산읍성)과 산성(건지산성)을 모두 갖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한산은 한때 이 지역 군사와 행정의 중심지였다. 하여 서천땅을 떠돌다 보면 건지산성의 존재를 일깨워주는 이와 같은 안내판과 마주치게 된다.

또한 지방교육의 중추를 이루었던 한산향교도 만날 수 있다.


4. 서천이 낳은 인물들


오랜 역사에 걸맞게 서천은 우리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들 또한 많이 배출했는데, 그 가운데 두 분의 족적이 워낙 또렷하다. 한 분은 고려말 조선초의 거유(巨儒) 목은 이색(牧隱 穡, 1328~1396)) 선생이신데, 이색 선생을 모시는 문헌서원(文獻書院)은 소수서원이나 도산서원에 견주어도 전혀 손색없을 만큼 규모도 크고, 보존 또한 잘 되어있다. 아래 사진은 문헌서원의 전경이다.

그리고 또 한분은 조선말기에서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격동의 세월을 정치가이자 교육가 그리고 독립운동가로 살아가신 월남 이상재(月南 李商在, 1850~1927) 선생인데, 이상재 선생의 생가의 모습이다.

그렇다고 서천이 이렇게 과거만 붙들고 살아가지는 않는다. 앞으로의 청사진을 그리며 발전속도를 높이고 있는데, 아마도 해양바이오 및 해양치유사업의 선두주자로 떠오르지 않을까 싶다.



#### 넷째 마당: 서천의 아름다운 풍광



서천은 빼어난 풍광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곳들 또한 많다. 그중에서도 장항 송림은 바다와 어우러진 소나무군이 빚어내는 조화가 일품이다.

특히 해송 밑에 맥문동이라도 피어오르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광경이 연출된다.

가을이 되면 산성리 갈대밭이 장관을 이루고, 사람 키를 훌쩍 뛰어넘는 높이의 갈대숲 사이를 걷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런 까닭에 신성리 갈대밭은 영화 공동경비구역의 배경으로 헌팅되기도 했다.

한여름에는 어디를 가보면 좋을까? 글쎄, 나라면 부서지는 햇살 아래 끝없이 펼쳐지는 백사장이 일품인 춘장대 해수욕장에서 지평선과 수평선이 일치하는 듯한 모습을 바라보다가,

인근의 동백정에 올라 동박나무숲과 바다를 바라보며 바닷바람이 온몸을 감싸는 쾌감을 맛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 다섯째 마당: 서천의 먹거리



서천을 소개하면서 음식이야기를 빼놓을 수는 없는데, 맛있어서 갔던 곳을 또 가다 보니 막상 여러 곳을 가보지는 못했다. 따라서 다양한 먹거리를 소개하지는 못하며,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몇 곳을 간단히 소개하기로 한다. 먼저 조개구이의 신기원을 열어주는 "청정해산물"의 조개구이는 양과 질 모두 엄지 척하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고,

7,000원에 12가지가 넘는 반찬과 찌개를 맛볼 수 있는 "금강식당"의 백반은 가성비면에선 단연 최고이다.

70년 전통의 수타면집 동생춘이 제공하는 시원한 짬뽕과 옛날식 짜장 또한 혀끝에 살아있는 옛 추억을 소환하기에 제격이다.

서천이 바다를 끼고 있으니 서천 먹거리 이야기에서 회 한 자락이 빠질 수는 없다. 이 경우 가성비를 생각한다면 단연 이곳,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아, 앉은뱅이 술로 유명한 한산 소곡주도 놓치면 안 되는데,

특히 비싼 만큼 제값을 하는 "소곡 화주"는 41도의 높은 도수에도 불구하고 목 넘김에 전혀 문제가 없다. 물론 다음 날 뒤끝도 없이 깨끗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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