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가 정착되면서 지방자치단체들마다 자신들의 고장을 홍보하고, 그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묘책들을 찾고 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가장 많이 택하고 있는 것이 관광상품을 개발하거나, 아니면 그 고장의 먹거리를 특화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지방자치단체가 그렇게 특화시킨 먹거리의 경우 그저 고만고만한 먹거리를 이야기하는 수준에 그쳐서 생각만큼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런데... 너무도 뻔한 아이템인데도 불구하고 홍보 + 경제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오늘 이야기하는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이 그곳이다.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 앞에 수산물 시장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두 팔을 벌리고 있는 새의 모습이 시장 입구를 턱 하니 가로막고 있는데,
나 같은 의문을 품는 사람이 많은지 그 옆에 다음과 같은 설명이 되어 있다. 이 새는 천연기념물 326호로 지정된 군조(검은머리물떼새)로 서천군 유부도에 겨울이면 찾아드는데, 이 때문에 유부도는 세계적인 철새 탐조의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뭐 이 정도면 서천군을 상징하는 의미로 '수산물' 시장 입구에 자리할 자격은 있다고 생각된다.
시장 안 풍경. 아직 12시도 안 되었으니 인간들로 붐빌 때는 아니다.
Marketplace, Marktplatz, 시장... 글자야 다르지만, 이들 단어가 주는 이미지는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동일하다. 그래, 활력이다. 생생함, 살아 숨 쉬는 우리네 삶... 뭐 이런 것 말이다.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 역시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서 아연 활기를 띠기 시작하고, 생동감이 넘쳐흐른다.
이것은 어물전 망신을 대놓고 시키는 꼴뚜기들이다. 망둥이가 뛸 때 나도!라고 하며 함께 뛰어댄다는 꼴뚜기는 망둥이와 함께 어판장에 쏟아내어도 상인들의 안중에도 없던 것이다. 값을 매길 가치도 없어서 기껏해야 다른 생선을 팔 때 인심 쓰듯이 한 바가지 덤으로 퍼주던 것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이것도 상품화의 길을 걷고 있다.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 1층의 ~수산이란 이름을 가진 곳과 2층의 식당과 제휴가 되어 있어서 1층에서 횟감을 사면 2층에서 편하게 회 한자락하기 좋은 곳이다. 다만 2층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는데, 먹방에 충실하다 보니 사진 찍는 것을 까맣게 잊어버려 그러하다. 줄돔을 골라 놓고 올라갔었는데...
식사 후에 나오다 아래층을 바라보며 사진 한 장을 남겼다. 술과 회로 배를 채우고 나온 시각은 저녁 8시 조금 못 미친 시점인데, 어째 좀 한산하다. 2층의 식당 안은 손님들로 바글바글했었는데, 아마도 평일 저녁의 경우 이 시간대에 저녁을 시작하는 이들이 별로 없어서 그런 듯하다.
밤이 내린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 낮과는 조금 다르게 군조의 모습이 외로워 보인다.
이 글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당분간 위에서 보여 준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의 활력은 볼 수가 없을 것 같다. 잘들 알다시피 화마가 이곳을 덮쳐 시장이 전소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재사고 이후 시간이 꽤 흘렀지만 여전히 복구작업은 지지부진한 듯하고. 서천 수산물 특화시장 화재와 그 후의 복구 상황 등에 대하여는 아래 사이트를 참조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