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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Apr 12. 2024

안정적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IT 강국 "에스토니아"

Chapter 7. 리디아 코이둘라를 만날 수 있는"패르누(Pärnu)"

# 첫째 마당: 개 관



수도인 탈린을 제외하면 에스토니아의 도시들은 매우 작다. 오늘 이야기하는 만 해도 탈린(Talin) - 타르투(Tartu) - 나르바(Narva)의 뒤를 잇는 에스토니아 제4의 도시이지만, 막상 그 인구는 5만명 남짓에 불과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패르누의 관광안내소의 규모는 상상 이상으로 크다. 차지하고 있는 면적, 위치, 시스템 등등에 있어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말이다.

패르누 관광안내소

위 사진 속에 보이는 벤치 옆쪽으로 영어를 막힘없이 구사하는 직원분들이 두명씩이나 상주하고 ...

사실 패르누 관광에 관한 정보는 얻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 곳에서 관광지도도 얻고 또 볼거리들에 관한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만일 패르누 관광에 나선다면 여러분들도 일단 여기를 찾을 것을 권한다. 아래 사진이 이곳에서 얻은 관광지도인데, 보다시피 강 건너편에 외로이 떨어져 있는 코이둘라 박물관을 제외하면, 볼만한 것들(?)은 모두 구시가지에 몰려있다. 그런데 볼거리가 몰려 있다는 구시가지라고 해 보았자 한없이 작고, 더욱이 오랜 시간을 들여 찬찬히 뜯어 볼 가치가 있는 것도 별로 없다. 따라서 패르누는 웬만큼 자세히 여기 저기를 기웃거리고 다녀도, 3시간 정도면 관광을 마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패르누는 독자적으로 하루를 온전히 들여 볼 곳은 아니고, 다른 도시로 이동중에 반나절 정도를 할애하여 둘러볼 정도의 도시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 둘째 마당: 구시가지의 교회들



패르누에 대한 정보가 워낙 없었던 관계로 들렀던 패르누의 관광안내소에서 만난 이쁘장한 여직원은 패르누가 구시가지에만도 아름다운 교회를 3개나 갖고 있다고 자랑스레(?) 이야기를 한다. 하여 그녀의 안내에 충실히 따라 찾아 나선 패르누의 아름다운 3개의 교회를 차례대로 소개한다.  


1. 성 캐터린교회(Church of St. Catherine)


그 첫번째는 성 캐터린교회(Church of St. Catherine)인데(지도상에서 2번), 관광안내소 바로 옆에 있어 관광안내소를 나오면 자연스럽게 이 곳으로 발걸음이 향하게 된다. 1768년에 완공된 이 교회에 대해서는  "에스토니아에서 가장 스타일리쉬하며, 바로크교회의 전형을 이루고 있으며, 발트해 연안의 모든 apostolic 정교회(apostolic orthodox church) 건설에 영향을 미쳤다"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아, 정교회의 분류 등에 대해서는 내 아는 바가 전혀 없어서 '아포스톨릭 정교회'에 대해서는 무어라 해 줄 말이 없다. 

카톨릭성당이나 교회들은 - 물론 예외적으로 전면금지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 플래쉬를 터뜨리지 않는다면 사진촬영을 엄격히 금하지는 않는 편이다. 이에 비해 정교회들은 내부사진 촬영을 전면적으로 금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여 성 캐터린교회의 경우 교회로 들어서기전에 멀리서 내부를 한 번 찍어 보았는데, 안에서 달려나오면서까지 안된다고 한다. 하여 교회 내부의 모습을 전해주지는 못한다. 


2. 성 엘리자벳교회(St. Elisabeth Church)


다음은 구시가지 안쪽의 쿠닝가(Kuninga)거리에 숨어 있는 성 엘리자벳교회(St. Elisabeth Church, 지도에서 3번)인데, 거리라고 부르기에는 좀 부끄러울 정도로 좁은 길안에 들어서 있는 관계로 교회의 온전한 모습을 화면에 잡기가 쉽지 않다. 아래 사진들이 교회 부근을 여기저기 돌아다녀 얻은 그나마 괜찮은 2장의 사진이다. 성 엘리자벳교회는 1747년에 완공되었는데, "에스토니아에서 가장 뛰어난 바로크양식의 건물"이라고 한다. 아, 교회의 이름은 이 교회의 건축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담해준 러시아 여제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라고. 

성 엘리자벳교회의 내부는 교회의 외관에 딱 어울릴 정도로 소박하다. 먼저 제단으로 이어지는 통로이고, 

이것이 샹들리에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 않았던 제단화이다.

교회 한켠에 놓여 있는 피아노를 열심히 연주하고 계신 노인분이 계셨는데, 비록 정체는 애매하지만 낮선 이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할 정도의 편암함은 주는 연주였다. 

교회앞의 거리에서 자그마한 (얼굴만 있는) 동상을 발견했는데,  그 주인공은 이 곳 패르누 출신의 물리학자인 리히만(Georg Wilhelm Richmann, 1711~1753)이다. 동상 밑에 리히만에 대한 너무도 자세한 설명이 있는데, 그에 따르면 리히만은 탈린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독일의 할레와 예나에서 대학을 다닌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상 페테르스부르크의 과학아카데미 회원이 되었다고. 아, 이러한 학력/경력 외에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1790)과 동시대에 동유럽에서 피뢰침을 축조했다는 것 등등의 사실도 기록되어 있다.


3. 그리스도 변용 정교 교회(Orthodox Church of the Transfiguration of Our Lord)


마지막으로 소개할 교회는 3개의 교회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외관을 가지고 있는 "그리스도 변용 정교교회(Orthodox Church of the Transfiguration of Our Lord, 지도에서 5번)"인데, 이름이 많이 어렵다. 1904년에 축조되었다는 것 이외에 그 종교적 의미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읽어도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어서 생략한다. 내부 음향효과가 뛰어나 이 곳에서 콘서트가 개최된다고도 하는데, 내가 이곳을 찾았던 때에는 내부수리중.. 

그리스도 변용 정교 교회는 교회의 규모가 커서 보는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리스도 변용 정교 교회는 러시아 정교회 소속 교회라고 하는데, 교회의 첨탑과 굳게 닫혀 있는 문에서 러시아정교회의 냄새가 물씬 풍겨 나온다.

교회앞의 거리풍경도 다른 교회 앞의 그것과 풍경과 비교할 때 가장 훌륭하다. 



### 셋째 마당: 볼거리 3종세트



과광안내소에서 건네 받은 관광안내 첵자에 패르누에서 볼만한 것으로 소개되어 있는 것들을 모아 보았다. 이 말의 의미는 독자적으로 소개할 만큼의 가치는 없어 보인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1. 탈린 문(Tallinn Gate)


17세기에 패르누가 한자동맹에 속한 도시로 번성하였던 시절에 탈린에서 오는 상인들이 이 문을 지나 패르누 시가지로 들어갔다는 것때문에 탈린 문(Tallinn Gate)이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솔직히 이렇다 할 특징은 없다.  

탈린 문 앞에 패르누의 모습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황량하기가 그지없다. 


2.  발리캐르 호수


탈린 문앞에 약간의 물이 고여 있는 곳이 있는데, 관광안내 책자는 이곳을 호수라고 부르면서 당당히 볼거리의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3. 빨간 탑(Punane Torn)


"빨간 탑(Punane Torn)"은 중세시대에 초소의 역할을 했으며, 패르누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라고 하는데, 골목 안쪽의 후미진 곳에 있어 찾기가 힘들 정도이다(지도에서 7번).



#### 넷째 마당: 리디아 코이둘라 관련 장소



1. 리디아 코이둘라 기념박물관


에스토니아의 대표적인 여류 민족시인인 리디아 코이둘라(Lydia Koidula)의 기념박물관이 이곳 패르뉴에 있다고 하여 찾아 나섰다. 리디아 코이둘라 기념박물관은 구시가지에서 패르누강을 건너 얀세니(jannseni)거리를 따라 가다보면 만나게 되는데, 허름한 목조건물이로 주위의 다른 건물과 차별화되는 특징이 전혀 없다. 때문에 웬만큼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못보고 지나칠 정도인데, 일단 외관은 이렇다.     

박물관 앞 주차장인데, 주차방법을 친절하게(?) 그림으로 알려주고 있다. 음, 약간 비스듬히 세우라는 것이구나. 

여기가 출입구인데,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지 문을 열었는데도 인기척을 느낄 수가 없다. 조명도 꺼져 있고...

일순 당황한 나를 연세 지긋하신 할머님이 맞이하면서 조명을 밝힌다. 아니 불을 켠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온것은 벽에 붙어 있는 이것인데, 그녀의 아버지 요한 볼데마르 얀센(Johann Voldemar Jannsen)이 발간했다는 최초의 에스토니아 신문 "페르노 포스티메스(Perno Postimees)"이다. 아, Perno Postimees는 페르누의 우체부라는 뜻이랜다.

그녀가 집필을 했던 공간인 writing room. 

리디아 코이둘라의 초상화인데, 사진으로 보는 그녀에 비해 훨씬(?)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무리 그림이 진실을 말해주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하더래도 이건 좀 심한 듯하다,    

그녀가 공부를 위해, 또는 단순히 여행목적으로 지나쳤던 도시들인데, 세상에나 독일 남서쪽의 프라이부르크까지 다녀갔었다고 한다. 어림잡아도 1500km가 훨씬 넘는 거리인데.... 


2. 코이둘라 공원


엘리자벳교회를 지나쳐 쿠닝가거리를 계속 걸어가면 왼쪽으로 그리스도 변용 정교교회가 보이는데, 그 맞은 편에 자그마한 공원이 하나 보인다. 그것이 바로 코이둘라 공원(지도에서 4번)이다. 아, 사진의 위력이 대단해서 매우 커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리 크지 않다.

작은 분수, 그리고 그 작은 분수와 꼭 어울리는 작은 연못 주위를 꽃들이 둘러싸고 있다. 

공원 한가운데 있는 동상은 물론 리디아 코이둘라의 동상인데,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기록되어 있는 생존연대를 보니 마흔 하고 셋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다.  


3. 얀센 동상


코이둘라의 아버지가 패르누에서 최초의 에스토니아어 신문을 창간했다는 이야기를 앞에서 했었는데, 패르누의 메인 스트리트인 뤼틀리(Rüütli)거리 초입에서 코이둘라의 아버지 얀센의 동상을 만날 수 있다. 자신이 발간한 '패르누 포스티메'를 읽고 있는 모습의 동상이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오는데, 숏다리가 특히나 시선을 사로잡는다.

혹시 얀센이란 인물에 대하여 관심을 갖게 된다면, 아래 사진을 확대하여 읽어 볼 것을 권한다.  



##### 다섯째 마당: 기 타 



지금부터는 하나의 주제로 묶어 이야기할 만큼의 내용은 없지만, 패르누에서 마주쳤던 것들을 나열적으로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다. 먼저 관광안내소와 붙어 있는 이 노란색 건물은 Town Hall이다. 원래는 하르더란 이름을 가진 상인의 주거용 건물로 지어졌는데, 러시아의 알렉산더 1세가 1806년에 패르누를 찾았을 때 이곳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탈린 문으로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자그마한 이 공원은 야코프소니 공원(Jakobsoni Park)이다.

공원 한가운데에서 이런 조각 작품 수준의 동상을 만날 수 있는데, 동상 오른쪽으로 보이는 안내판에 따르면 동상의 주인공은 작가이자 정치가 그리고 사회활동가로 이름을 날렸으며, 에스토니아 문인협회장을 지내기도 한 아우구스트 야코프소니(August Jakobsoni, 1904-1963)이다. 이 사람의 이름이 그대로 공원의 이름이 된 것을 보면 우리가 잘 모르고 있을 뿐. 에스토니아에선 나름 유명한 사람인 것만은 확실하다.

이것은 그 사진만으로도 설명이 필요없는데, 가라오케의 업소...

패르누 구시가지의 메인 스트리트인 뤼틀리 거리인데, 보행자 전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들어섰던 레스토랑인데, 사진에서 보듯 분위기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음식 또한 그럭저럭 모양을 내서 서빙을 했지만, 막상 음식 수준은 평균이하였다는...

코이둘라공원을 찾아 거리를 걷다가 스웨덴 국기와 에스토니아국기가 함께 휘날리고 있는 멋진 건물이 보여서 달려가 보았는데, 스웨덴 고등학교이다. 어찌하여 이런 학교가 이곳에 들어서 있는지는 물론 내 알지  못한다.  

학교앞에 서 있는 동상이 하나 눈에 띄어 학교와 관련된 인물의 동상이려니 생각하고, 밑에 있는 안내판을 읽어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동상의 주인공은 세계 체스올림픽에서 무려 4번이나 우승했던 체스의 대가이자, 저술활동을 통해 체스이론을 체계화시킨 파울 케레스(Paul Keres2, 1916-1975)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러시아와의 국경도시 나르바(Narva)에서 태어난 케레스의 동상이 이 곳에 서 있는 이유가 궁금해 읽어 보니, 그가 어린 시절을 이 곳에서 보냈다고 한다. 

관광안내서에 구시가지 뒤쪽으로 해변이 펼쳐져 있다는 말이 있어 해변을 찾아갔다. 백사장 가운데를 가로 질러서 나무 보도가 마련되어 있어 차를 주차시켜놓고 걸어 나가 보았는데, 바닷물도 또 백사장도 그리 인상깊지 않았다. 하여 사진 한장 안 남기고 돌아섰다는... 

해변가의 공원.

패르누를 끝으로 에스토니아 관광을 마치고 라트비아(LATVIJA)로 향한다. 아무런 통제도 없지만 여기서부터 라트비아인데, 내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예전의 검문시설을 완전히 철거하지 않고 있었다. 

* 이번 글을 끝으로 에스토니아 이야기를 끝맺고, 다음 주부터는 라트비아 여행기를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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