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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달음의 샘물 Aug 01. 2024

정통 일본식 우동을 맛보는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천안 불당동 맛집 "재미(載味)"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천안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른 불당동에 꽤 괜찮은, 아니 많이 훌륭한 정통 일본식 우동집이 있다. 오늘 이야기하는 정통 일본식 우동/소바 전문점 "재미(載味)"가 그곳인데, 재(載) 자와 미(味) 자로 추측컨대 이곳의 주인장은 당신의 점포가 '맛을 싣거나'  '맛을 더하는' 곳이란 의미로 이런 상호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아, 우리가 흔히 쓰는 '재미'란 단어는 순수한 우리말로 滋味를 어원으로 하는데, 이곳의 이름 재미(載味)와는 전혀 상관없다.

"재미"는 천안 갤러리아 백화점 센터시티의 대각선에 있는 먹자골목 안쪽에 숨어 있는데, 구체적 위치는 아래지도를 참조하기를 바란다. 다만 아래 지도상에 내가 써놓은 추자횟집, 한성막횟집, 청담피자 등을 보고도 재미의 위치를 알아볼 수 없다면, 미안하지만 당신에게는 이 지도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재미의 메인 메뉴는 일단 소바 + 우동과 카레 그리고 돈카츠, 이렇게 3종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비슷한 아이템을 갖추고 있는 인근의 다른 음식점에 비해 확실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메뉴는 역시 우동과 소바라고 생각된다.  

재미의 매장 모습인데, 일요일 늦은 시간이라 손님이 없을 뿐 평상시에는 아래 사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주방은 공개되어 있기는 한데, 그러나 공개된 공간을 통해 보이는 것은 설거지하는 장면 정도이고, 막상 우동과 소바 맛의 핵심인 자가제면의 모습은 전혀 공개되지 않는다.

메뉴. 돈카츠와 일본식 카레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서 자연스레 소바와 우동 쪽에 시선이 갔는데, 붓가케우동과 버터가마타마우동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일본식 우동이 서비스된다. 이 정도면 가히 일본식 우동 전문점이라고 칭할만한 수준이다.

위의 메뉴에 더하여 근자에 왕새우 토핑우동과 왕새우 튀김을 메뉴 리스트에 더했다.

이것저것 맛볼 겸 해서 우리 가족 세 식구가 각기 다른 메뉴를 주문했다. 1착으로 나온 것은 집사랑이 주문한 '자루소바'인데, 맛있어 보인다. 자가제면의 위력이 한눈에 보이고. 나처럼 우동과 소바를 60년간 즐겨 먹은 사람은 면의 빛깔만 봐도 쉽게 그 맛을 가늠할 수 있다.

자루소바

이어서 딸아이가 주문한 냉소바가 나왔는데, 솔직히 소바로만 치면 냉소바는 자루소바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물에 방점을 찍고 소바를 먹는 경우라면, 이 또한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냉소바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가 주문한 '가쓰오 우동'이 테이블에 놓였다. 사실 나도 자루소바가 더 땡겼지만, 우동 소바집 맛의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역시 깔끔한 가쓰오 우동이라고 생각하기에 구도자의 길을 가는 느낌으로 이것을 주문했다. 중국집의 경우에 빗대어 이야기하자면 짜장면이 갖는 무게감에 유사한...


맛? 한마디로 최고이다. 우동과 소바를 좋아하셨던 선친을 따라 국민학교에 입학하기도 전인 1965년부터 이를 먹고 다녔으니 내 우동(소바) 인생도 이제 60년째로 접어들었는데, 솔직히 요즘 들어 내 입맛을 충족시키는 우동을 만난 적이 거의 없다. 그런데 재미(載味)의 우동은 우동의 맛을 느끼는 재미를 준다. 이제부터 난 이곳 재미에서 가쓰오 우동만을 먹는 것으로. 아, 토핑으로 올라앉은 가마보꼬 또한 수준이 있고, 8,500원이라면 가성비 또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가쓰오 우동

이런 이유로 재미는 완전히 나의 단골집이 되었고,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찾았다. 그러다 보니 다른 메뉴를 맛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제일 처음에는 면발을 가늠해보고 싶어 붓가케우동을 주문해 보았다. 오! 이 또한 우리나라에서 맛보기 쉽지 않은 수준의 맛을 제공한다.  

붓가케우동

다음으로 맛본 것은 날계란과 파가 어우러지게 비벼 먹는 버터 가마타마우동인데, 내 입맛에 잘 맞지는 않지만 객관적으로 말하면 이 또한 괜찮다. 사실 붓가케우동과 버터 가마타마우동은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하는 곳이 많지 않다. 그러하니 만일에 재미를 찾았다면, 이런 특이한 메뉴를 맛보는 재미를 느껴볼 것을 권한다.

버터 가마타마우동

이곳 재미의 주인장은 맛있는 음식을 내는 데 진심이다. 해서 새로운 메뉴를 계속 개발해서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는데, 그중의 하나는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버터간장계란밥이다. 이것 또한 보기보다 괜찮은데, 특히 우동 등이 한 끼 식사로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는 분들이라면 우동 등과 묶어 주문할 수 있다. 아, 특히 점심 때는 런치세트메뉴로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버터간장계란밥

그리고 최근에는 히모카와(ひもかわ) 우동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일본 군마현(群馬県)의 명물인 히모카와 우동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일본에서도 맛보기 쉽지 않은 메뉴인데, 재미의 히모카와 우동은 단언컨대 일본 최고 수준의 히모카와우동과 견주어도 전혀 뒤질 것 없는 수준이다. 나와 함께 이곳을 찾아 이를 맛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엄지 척을 할 만큼 말이다.

얼마 전에 또 이곳을 찾았더니 매장 한편에 이런 것을 크게 붙여 놓았던데,  

새로운 메뉴인 히모가케 우동이 보여 주문해 보았다. 새로운 시도이기는 하지만 일단 내 입맛엔 별로여서, 평가를 유보하기로 한다.

불당동 우동 맛집 "재미". 우동 마니아를 자처한다면 꼭 한번 찾아 맛볼 것을 권한다.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강추!!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곳, 재미에서 일본식 우동의 맛에 제대로 빠져 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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