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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먼지 Feb 02. 2024

전쟁이고 나발이고 오늘에 집중하자고

일어날 일이면 일어날 인류의 재앙이라면

전쟁나면 어떡하지??

한겨레뉴스에서 12시간전에 쓴 기사가 눈에 밟힌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675521?sid=100



옛날에 우리동네 사신 여든 넘은 어르신들이 집에 윷놀이를 오셨다가 밥먹으며 티비를 보면 꼭 그런 적이 있다.

"이 패죽일 잡놈새끼들이 말이여, 꼭 선거철만 되면 미사일 쏘고 지랄염병을 해싼다니께."

"저거저거 또 전화해서 미사일 몇 발 쏴달라고 했을거여. 총선만 지나면 조용햐."

그 어르신들은 우리보다 몇십년을 더 사시면서 각 대통령과 총선들을 지켜보셨을테니, 섣불리 노인네 노망이구나 하는 생각은 거둬본다.

40이 조금 안된 인생을 사는 나는 아직도 전쟁이 날까, 천재지변이 나서 지진이나 해일에 내가 죽는 상상을 수백번은 한 것 같다.
그런데 전쟁이라는 건 천재지변같은 자연적 재앙이 이니라 인간의 욕심이 선을 넘어 발생하는 인재.인류의 재앙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덕에 외세침략이 잦을 수밖에 없었다.
일본은 섬나라이니 더 했을건데, 하필.가까운 일본,중국,러시아도 우리나라를 탐낸 적이 없을리가 없을만큼 이 조그만 땅덩어리가 어지간히도 탐이 났을 것이다. 북한은 뭐 원래 반 나뉜 나라 더 가지고 싶은 게 당연할 것이고..


그래서 반을 나눠서라도 우리가 통일되는 것만은 막고 싶은 게 미국,러시아,일본,중국 이 대표 4개국이 아닐까 한다. 통일이 실패하는 메인요소 속에 저 강대국들의 속내가 있겠지 싶다.
(애초에 3.8선이 나뉠때 미국과 소련이 남과 북을 얄타회담으로 나누고 각자 통치하고자 했으니까)
그 당시에는 해방에 대한 열의로 원조가 감사하게만 느껴졌고 신경쓰지않았을텐데, 지금 와 생각해보면
3.8선.
일진이 뭐 모르는 초딩들끼리 싸움 나니까 교실 나눠놓고 책상으로 쌓아올린 다음 옆 반 못 가게 하는거랑 똑같은 꼴이지.
강대국이 약소국을 좌지우지하는 건 조선시대, 아니 그 이전에도 다름없을테니까.
러시아 우크라이나도 보면 강대국들이 무기니 위성이니 지원하면서 싸움을 부추기는 꼴이다.

우리나라가 군사력이니 자원이니 논하며 강대국으로의 로망을 꾸기에는
-땅은 더럽게 좁고
-생산인구는 감소중이고
-그 인구중 비정상인구가 많아지고 있고
-그마저도 통제와 관리가 불성실하고
-주요운영진인 정부와 주요인사들은 돈놀이하느라 바쁘고
-짓는 집들은 무너지고
-돈이면 다 하는 인간들에 땅도 양심도 넘어가고
-나누는 것이, 배려하는 것이 언제부턴가 척하는 것으로, 속셈이 있는 것으로만 조작되고
 나열하면 끝도 없는 형편없는 나라의 군상만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가끔 생각이 극에 달하면, 각종 범죄나 반인륜적인 기행사건글을 보도하는 영상을 보고나면, 이런 나라가 정말 종속되어야 할 가치가 있는가
수준의 생각이 차오를 때도 있다.

이런 생각을 처음 갖게 된 건 아마 대학 교양시간에 들었던

유대인 학살 일기를 다룬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레비를 찾아서"에서부터였을 것이다.

국가를 넘어선 인종을 향한 증오가 부른 독일의 가장 진란 흑역사.

반성은 진실하게 하고 일본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지만 그렇다고 있었던 학살이, 없어지지는 않으니.


전쟁 역시 하나의 학살을 포함하면서 인간의 군상 중 조금 더 강대국이, 특히 이미 가진 것이 많은 쪽이 더 많이 가지려고 이빨을 드러낼 때 일어나지 않았나 싶다.

땅을 더 넓게 가지려고 영토확장의 욕심으로

항해를 하고 새 대륙을 찾아 그곳의 원주민을 학살하거나 강제이주시키고 자신들의 나라를 보전하는 것.

그게 우리 인간들이 누리던 방식들이라고 하면,

이제 자연이 우리 인간들에게 경고하고 있는걸까


"자 이제 방빼. 이제 인간말고 다른 종을 키울게."


​자연재해가 어쩌면 신의 장난이 아니라 인구수를 어떻게든 맞추고 있는 자연의 섭리중 하나일 수도 있다는 생각.

빙하기가 도래하고 최강포식자가 공룡이던 시절이 지나가고 이제 인류가 최강포식자가 되었는데,

인류가 이제 공룡보다 더 포악한 종이 되어버린 탓에 우리를 멸종시키고 온순해보이는 다른 생물에게 그 포식자 자리를 넘기고 싶은 것은 아닌지.


남편이랑 자연재해같은 게 일어나거나 중동전쟁이 일어난 뉴스를 보면서 가끔씩 이야기하게 된다.


"전쟁도 신이 노린 시나리오라면, 진짜 인류는 끝일수도 있어."


"음 그럼 다음 포식자는 바퀴벌레일지도 몰라."


"근데 여보 북한이 우리나라 쳐들어오면 어떡해?"


"북한은 남한을 침범할 이유가 없어. 야 생각해봐. 니가 김정은이야. 내말대로 모든걸 할수있는데 재산도 내가 제일 많고? 그런데 굳이 전쟁을 일으켜서 뺏기고 핵도 막히고 하겠어?적당히 위협해서 돈뜯고 지원좀 받고 그런걸지도 모르는일이야."


묘하게 일리가 있다. 어릴 적 어르신들 말이 겹쳐 보인다.하지만 나는 혹시병이 있는.엔프피.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그리고 우리나라 전쟁터지면 일본 미국 다 들어와. 어차피 초토화야.그럼 살 가망 없으니까 지금 이 김치찌개나 맛있게 먹어."


아.잊고 있었네.

남편이 끓여준 당면김치찌개와

남편이 구워준 소갈비살

전쟁의 두려움에 떨면 잊혀질 오늘의 소중한 순간.

우리의 일상.


그렇다.


우리가 평화를 외치며 발버둥쳐봐도 통일이 되는 것보다 전쟁으로 피바다 불바다 되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른다.

우리 할머니할아버지 세대들은 그 끔찍한 고통을 어떻게 견뎠을까.

자꾸 북한을 한국으로 통합하려 하는 언행으로 괜히 북한이랑 찝찝해지지말고

동독 서독처럼 통일될 꿈꾸면서 헛짓거리 하지말고

사실은 그냥

이웃국가로 적당히 선넘지 않는 외교만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


어릴 때에는 이산가족 때문에라도 평화통일, 한반도 이런 식의 단어가 뭉클하고 아련해 통일염원을 했던 나이지만


이제 마흔이 가까워오는 지금은

그냥 북한 도발이 어쨌든

불화살이고 해일이고

전쟁이고 나발이고

오늘 하루가, 그리고 내일 눈뜬 아침이

그냥 나답게 살아있다가 죽어지면 좋겠다는 생각.


(그래도 전쟁나면

집에 있는 스팸이랑 아이스크림 다 먹고 죽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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