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 N포이고 싶습니다.
최근 몇 년간의 지속적인 출산율 자료를 보면,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는 듯합니다. 경제적 불안, 높은 집값, 취업난 등으로 인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일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반영된 결과일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들의 몸부림과 상관없이 세상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확률 게임과 같습니다. 이는 자원이 풍부한 사람들에게 더 유리한 구조로, 금전적 여유나 사회적 배경이 좋은 이들이 높은 확률로 성공하고 생존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겨울을 대비해 정신적, 금전적 자원, 사회성 등 좋은 환경을 타고난 사람이 확률상 좋은 성과를 내어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인생이라는 냉혹한 확률 게임에서 적은 숫자밖에 나올 수 없는 주사위를 가진 청년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남에게 말하면 동정을 받지만 거리를 두게 되는, 경제적 어려움이나 가족 문제, 취업 실패와 같은 여러 가지 고난이 겹쳐 있는 사람들이 말입니다.
같은 처지에 있는 젊은이들조차 '저들보단 낫다'는 생각을 가지고 앞에서는 어려운 처지를 동정하지만 뒤에서는 조롱거리로 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취업에 실패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친구를 겉으로는 위로하면서도 뒤에서는 '그래도 나는 저보다는 나아'라고 안도하는 모습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인간상을 담은 유튜브 영상들이 흥행하고 있습니다. 여캠방 큰손 회장 '포람페', 문돼의 온도 '나선욱', 아리의 이야기의 '카푸어로 사는 남자' 시리즈는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들 콘텐츠는 현실의 어려움과 좌절을 사실적으로 다루어,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상황과 비교하며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욕심을 위해 타인을 불행하게 하거나, 이용하거나, 이용당하는 등 불건강한 정신 상태에 대한 비참한 결과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명 '일그러진 스타'인 이들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 온전히 정신을 유지하며 착실하게 살기란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세상은 젊은이들에게 오랜 시간 경쟁하며 살아남는 것을 요구했습니다. 학벌, 직장, 연애 등 우리는 처절했고, 경쟁에서 박탈된 이들을 비웃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지금도 이들처럼 박탈되지 않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3포 세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
5포 세대: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를 포기
7포 세대: 연애,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인간관계, 꿈, 희망을 포기
당신이 젊은이라면 몇 포 세대이십니까? 이제 살기 위해 포기해야만 했던, 5포인 저의 '삶의 단편'을 제 모습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N포가 우리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지 않지만, 가장 안타까운 점은 우리가 스스로 N포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들을 원천 차단하고 개발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았습니다. 지인은 자신의 아이를 데리고 어린이대공원에 간다고 하더군요. 늦잠을 자고 밖에 나가보니 정말 혼자 보내기엔 아까운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이내 체념합니다.
오늘은 평소답지 않게 아파트 단지에서 야시장을 한다고 하더군요, 일 년 만이었을 겁니다. 주섬주섬 옷을 입고 뭐 먹을 것 없나 나가봅니다. 따뜻한 백열등이 양 도로 가를 메우고 있었습니다. 작은 바이킹을 타는 아이들의 비명도 들리고, 금붕어 잡기 게임, 인형 총으로 쏴서 떨어뜨리기 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습니다.
사람들은 붐볐습니다. 저는 팔짱을 끼고 있었습니다. 어린아이들, 멋있는 젊은이, 한껏 꾸미고 온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꾸밀 돈이 없기에 옷을 안 산 지 몇 년째이고, 액세서리도 없습니다. 꾸미는 법도 잘 모릅니다. 부부도 보이고, 장난을 치는 남녀 학생들도 보입니다. 좀 더 걸어가 봅니다. 오른편에 간이 테이블이 100개가 넘어 보이는데 모두 차 있었습니다. 포장마차식 노점 술집이네요. 술을 못하는 것도 있지만 돈 아끼려고 한 것도 있고 술은 멀리하고 있습니다. 같이 마실 친구도 만나면 돈이 들어가니 친구는 만들지 않는 편이고, 연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슬퍼집니다. 주눅이 들고, 사람들과 저는 야시장을 걷고 있지만 마치 내가 그들 속에 속하지 않는 것 같은 이질감을 느낍니다. 그들의 행복과 활기가 나와는 무관한 것처럼 느껴지며, 혼자라는 고립감이 갑자기 밀려옵니다. 어깨가 움츠러듭니다. 불안합니다. 열심히 대리운전을 해서 빚을 갚고 나면 경제적 여유가 생겨 연애를 시작할 희망의 실을 봅니다.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예상대로라면 6개월 후면 빚으로부터 해방입니다. 이 공간에서 혼자 있는 내가 어떤 시선으로 보일까 조금은 안절부절못해집니다. 외로움을 느낍니다. 대왕 오징어, 닭다리 스테이크 구이, 마시멜로 아이스크림 등 새로운 음식을 도전하기 꺼리는 내가, 연인이 있었다면 함께 손을 잡고 새로운 음식을 먹으며 웃고 떠드는 장면을 상상해 봅니다. 연인이 '이건 좀 이상한 맛이야'라고 장난스럽게 말하면, 나도 그에 맞춰 농담을 던지며 서로 눈을 마주치고 미소 지을 것 같은 순간들, 그런 따뜻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분명 우리는 상대방을 바라볼 때 특별함을 느끼고, 행복감과 입가에는 웃음이 만개한, 그런 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다는 감정을 가진 나를 상상해 봅니다.
여러 음식 중 가장 익숙한 찐만두 7개에 6천 원어치를 사고 집에 돌아옵니다. 노트북의 열기도 싸늘한 공기를 덥히진 못했습니다. 내가 지금 불안하지만 불안함을 느끼지 않는 이유는, '마음 관조하기'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최근 몇 년간의 지속적인 출산율 자료를 보면,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는 듯합니다. 경제적 불안, 높은 집값, 취업난 등으로 인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일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반영된 결과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