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궁금해진 동물 치매의 정의와 진단에 대해
여느 일요일과 다르지 않게 소파에 앉아 가족끼리 TV 동물농장을 보고 있었다. 사연의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지나가듯이 소개된 22살의 개가 있었다. 견주가 지나가듯이 툭 던진 말이 이 글의 신호탄이 되었다.
"치매가 와서 자주 누워 있는 상태로 지낸다."
순간 소름이 돋았다. 왜 이때까지 동물의 치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을까.
인지장애증후군(Cognitive Disorder Syndrome)이란, 노화 등의 이유로 신경이 퇴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증후군으로 인지저하 및 행동장애를 주요 증상으로 한다.
인지장애의 대표적 증상들을 일컬어 "DISHA"라고 하기도 한다. DISHA는 다음과 같다.
Disorientation(방향감각 상실)
Interaction changes(사회적 행동 변화)
Sleep/ wake cycle changes(수면/기상시간 변화)
House soiling(대소변 실수)
Activity level changes(활기 변화)
흔히 '동물 치매'라고 불리는 인지장애증후군을 진단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우선, 인지장애증후군의 대표적인 영상학적 소견인 widened cerebral sulci나 ventricular enlargement은 인지장애증후군이 아닌 일반 노령견에게서도 나타나기 때문에 영상학적 방법(CT, MRI 등)으로는 명확한 진단이 어렵다.
그렇기에 혈액검사나 신경계 검사를 통해 선행적으로 기저질환 등을 진단한 후에, 영상학적 방법을 병행하여 뇌의 구조적 문제를 파악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그런데 중요한 진단 기법이 하나 더 있다. 종종 간과되기도 하는, 아주 중요한 평가 방법, 바로 '설문 평가'이다.
사람의 경우, 치매를 진단할 때 여러가지 설문 평가를 진행할 수 있다. 환자 본인이 직접 시행하는 검사가 있고, 환자와 보호자가 같이 진행하는 검사가 있고, 환자와 의사의 문답으로 진행하는 검사도 있다. 사람의 경우, 검사 및 평가의 종류는 아주 다양하며 최근까지도 새로운 검사법이 연구되고 있다.
고양이의 경우, 공인된 인지장애증후군 진단설문지는 없다. 그렇지만 개의 경우는 공인된 진단설문지가 많다. (예시: CADEs, CCDR) 물론 설문은 보호자가 진행한다.
인간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몸 상태 및 수명이 달라진다. 동물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동물의 말년이 정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어느정도 나이가 든 동물들을 핸들하고 있다면, 평소 행동들을 잘 관찰하자. 그러다 조금 이상한 걸 감지한다면, 바로 병원으로 가도록 하자.
슬프게도 이미 손상된 뇌 신경은 회복이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남아있는 정상 뇌세포가 덜 손상되게 막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