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모임
햇살하루살이와 맵시하루살이를 그려 보았다.
나는 남편과 함께 플라이 낚시를 다닌다. 미끼는 곤충을 흉내 내어 만든 모형을 사용한다. 그중에 단연 하루살이 모형이 으뜸이다.
하루살이는 날아다니지만 물고기의 먹이다. 해 질 녘이면 하루살이들이 물 위를 날다가 툭툭 떨어진다. 그걸 채 먹기 위해 물고기들이 고개를 내민다. 이때가 바로 낚시 타이밍이기도 하다.
하루살이는 절지동물문이고 곤충강 하루살이목이다.
이름처럼 성충으로 하루만 살기도 하지만 평균적으로는 2~3일, 길면 2~3주를 산다. 대부분은 물속에서 유충으로 지내는데 1개월에서 길게는 3년을 산다. 성충은 번데기 기간이 없는 불완전변태를 하고 5월과 6월, 8월과 9월 사이에 대량 발생한다.
하루살이 몸의 구조 머리, 가슴, 배, 날개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머리의 촉각은 2마디다. 짧고 끝에 센 가시털이 있다. 홑눈은 3개 겹눈 2개가 있다. 성충이 된 하루살이는 입을 사용할 수가 없다. 성충이 된 이유는 오직 짝짓기에 있다.
가슴은 세 마디로 나뉘어 있다.
배는 10마디다.
날개는 2쌍으로 앞날개가 뒷날게보다 크다. 때로는 뒷날개가 퇴화하여 없는 것도 있다.
모임에서 햇살하루살이와 맵시하루살이를 그리자고 해서 그렸지만, 나는 하루살이를 전혀 구별할 줄 모른다.
그냥 뭉뚱그려 하루살이일 뿐이다.
사전을 찾아가며 햇살하루살이와 맵시하루살이의 차이점을 살펴봤지만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려웠다.
예전에 나는 나무를 보고 무슨 나무인지 말하는 사람이 신기했다. 꽃이나 열매가 있다면 그나마 이름을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떻게 나무 모양과 껍질, 잎만 보고도 이름을 알까?
한 겨울에 잎도 모두 떨군 나무를 보고는 '감나무네.' 하면 나는 깜짝 놀랐다.
"감나무인 줄 어떻게 알았요?"
그럼 그 사람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그냥 보면 알죠, 왜 몰라요?"
그냥 보면 안다? 내가 보면 다 똑같은 나무였다. 그때는
지금은 감나무 수피는 다른 나무와 헛갈리기도 어려울 만큼 독특하다는 걸 안다.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한 지 5년이 넘어서다.
지금, 나는 하루살이를 날개 무늬만으로 구별 짓는 정도다.
오랜 시간 하루살이한테도 관심을 갖는다면, 차이와 특별한 점들을 알아가게 되겠지.
시간은 많다.
하루살이한테는 하루가 평생이고
나한테는 얼마큼의 시간이 주어질지 모르지만, 그것도 나의 평생이니 시간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