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모임
토란잎을 그려 보았다. 미루나무님이 물방울이 동그르르 나뒹굴어 있는 토란잎이 너무 예쁘단다. 우리가 물방울 표현을 잘할 수 있을까? 겁 없이 시작하는 게 우리다.
토란은 꽃이 피는 피자식물문이고 외떡잎식물강이다. 천남성목 천남성과다.
먼저 천남성과의 특징을 살펴보면, 천남성과는 꽃받침이 없거나, 4~6개다. 꽃잎은 없고 수술은 6개, 암술은 2~3개다. 열매는 과육과 물이 많고 속에 씨가 들어 있는 장과다.
여러해살이풀로 자생하기도 하지만 심어 기르는 작물 중에 하나다.
땅속줄기가 도란형이나 타원형으로 번식한다. 겉은 코코넛 껕질처럼 섬유로 덮여 있다.
잎은 뿌리에서 곧발로 뻗어 나온다. 그러니까 토란대라고 하는 기다란 대는 가지가 아니고 잎자루인 거다. 잎의 길이는 50~100cm이며 폭은 30~50cm로 아주 넓고 크다. 다 자라면 잎 아래로 아이들이 들어가 앉을 만큼 높이 자란다. 토란잎은 비 올 때 우산으로 쓰기도 한다. 토란잎에 떨어지는 빗방울은 스미지 않고 튕기기 때문에 웬만한 우산역할을 하는 셈이다
꽃은 8~9월 사이에 잎집 밑에서 올라온다. 꽃차례가 1~4개가 나와서 피는데 꽃잎은 따로 없다. 꽃잎처럼 느껴지는 노란색 잎은 사실 잎이다. 이처럼 잎이 수술과 암술을 감싸고 있는 잎을 불염포라고 한다. 부처님 광배의 불꽃같이 생긴 싸개라는 뜻이란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불염포는 칼라나 안시리움이 있다.
토란꽃은 육수꽃차례로 자라는데 이 말은 꽃대 주위에 꽃자루가 없는 작은 꽃들이 빽빽하게 피는 꽃차례를 말한다. 아래쪽에는 암꽃, 중간에는 헛수꽃, 위쪽에는 수꽃이 달린다.
그러나 토란꽃은 드물게 피고 열매도 맺히지 않다.
토란은 번식 방법을 대부분 뿌리줄기로 한다.
정리하면서 토란이 외떡잎식물이라는데 조금 의아스러웠다. 왜냐하면 나는 외떡잎식물은 잎이 나란히맥이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린 토란잎은 그물맥이었으니 당연히 쌍떡잎식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규정하는 것은 큰 범주에서지, 모든 것에는 포함되지 않는다는 걸 새삼 알았다. 알고 있다고 자신하기보다는 뭐든 처음인 것처럼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물방울을 표현해 보겠다는 마음과 달리 달랑달랑 거리는 물방울 표현은 쉽지 않았다.
꽃이라면,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 있으니 어떻게 그려도 예뻐 보인다. 그런데 잎사귀만을 그리니까 그림 실력이 다 드러났다.
처음엔 토란잎 한 장을 커다랗게 그렸다. 도저히 마음에 차지 않았다. 일주일동안 방에 걸어놓고 보려니 맘에 걸렸다.
스케치북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큰 토란잎 대신 조금 작게 세 잎을 다시 그렸다.
겁 없이 시작은 했지만 두 번째를 그려도 물방울은 역시 어려웠다.
그래도 겁 없이 같이 도전하는 친구들이 옆에 있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