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전부터 지인들과 만나 그림을 그립니다. 생태공부를 같이 했던 분들이었지요.
산은 늘 오르내리지만 산에 자라는 나무와 풀, 꽃, 벌레, 나비, 거미, 새 등 나는 아는 게 없었습니다. 생태공부를 하며 하나 둘 이름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우리가 본 걸 그림으로 그려보자는 마음으로 얼떨결에 만들어진 모임이었습니다.
처음엔 꽤 많은 이가 모였습니다. 지금은 네 명이 남았답니다. 특별한 목적도 없고 선생님 없이 우리끼리 그리고 있는 모임이지요. 그러고 보니 모임 이름조차 없네요.
그렇게 모여 그림을 그립니다. 책임도, 구속도, 욕심도 없는 모임이어서 참 편합니다. 그래도 그 시간이 기다려지고 빠지고 싶지 않아 할 일을 제쳐두고 나간답니다. 같이 모여 그림을 그리면 별 수다도 없습니다.
그저 그림을 그립니다. 그런데 그 시간이 마치 물고기가 물속에서 유영하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하답니다.
특별한 목적이 없지만 만나는 모임, 앞으로 이 모임에서 그린 그림을 모아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