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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이름 없는 모임

by 이경아
참새.jpg


참새는 누구나도 한 번쯤은 봤을 새다.

그런데 비슷비슷한 새가 너무 많다.

멧새, 촉새, 쏙새, 노랑턱멧새, 흰배멧새, 검은머리쏙새, 방울새, 되새

이 새들은 언뜻 보면 모두 참새로 보인다. 이 무리 속에 참새가 있다 해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흔해서 뻔히 알 거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쉽게 찾아낼 수 없는 새,

그래서 우리는 참새를 그려보기로 했다.


참새는 참새목 참새과다.

크기는 약 10~15센티미터다.

새의 크기, 길이를 재는 방식이 궁금했다. 알아보니 일단 새를 뒤집는다. 그리고 새의 부리부터 꼬리 끝을 재는 방식이었다. 물고기를 잴 때 꼬리지느러미 끝까지 눌러 재는 방식하고 비슷했다.


참새는 텃새로 1년 내내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사는 곳도 농경지뿐만 아니라 도심, 숲, 공원 어디에서나 사람들이 사는 곳이면 다 산다. 사람들이 사는 주변에 사는 것은 참새의 생존 전략이란다. 참새를 잡아먹는 뱀이나 큰 새들을 피하기에는 사람 곁만 한 곳이 없기 때문이란다.


둥지도 사람이 사는 집에 잘 튼다. 둥지를 트는 이유는 잠자거나 편히 쉬기 위해 트는 건 아니다. 잠자거니 편히 쉬기 위해 둥지 안에 있다면 그 새는 십중팔구 상위 포식자한테 잡아먹으라고 광고를 하는 꼴이나 마찬가지다. 그래서 새들은 집이 없이 산다.

둥지를 만드는 이유는 오직 한 가지다. 바로 알을 낳고 기르기 위함이다.

참새는 2~7월경 둥지에 4~8의 알을 낳는다. 알을 12~14일간 품으면 새끼가 나온다. 13~14일쯤 어미새는 이 둥지에서 새끼 새를 보살핀다. 그 뒤로는 새끼는 둥지를 떠나 스스로 먹이를 찾아 먹는다.


참새의 먹이는 대체로 식물성이다. 농작물의 낟알이나 풀씨 나무열매다. 여름철에는 딱정벌레, 나비, 메뚜기들도 잡아먹는다.


참새는 머리와 뒷목은 다갈색이고 눈밑과 턱밑은 검은색이다.

뺨과 목 옆은 흰색이고, 뺨 한가운데에 검은 점이 있는 게 비슷한 다른 새들에서 참새를 찾아내는 포인트가 된다.

등과 어깨깃은 다갈색이고 깃털에는 검은색 얼룩이 있다. 깃 끝은 흰색이다. 두 개의 흰색 띠가 있다.

배는 회백색이다.

부리는 짧고 단단하다. 곡식을 쪼아 먹기에 알맞은 부리모양이다.

참새는 암컷과 수컷의 모양이 똑같다.

어린 새의 부리는 밑이 노르스름하다. 겨울철이면 어른새도 부리 밑이 노르스름하기도 하다.


참새를 알아보는 포인트가 있다. 이걸 새를 관찰하는 사람들은 동정 포인트라고 말한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흰색 뺨에 검은 점이 있는 것과 깃 끝에 두 개의 흰색 띠가 보인다면 참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참새 중에서도 울릉도나 도서지역에 있는 섬참새는 뺨에 검은 점이 없이 없이 뺨이 희다.

겨울에는 부리 아랫부분이 노란빛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릴 때 우리 집은 논농사를 지었다.

가을만 되면 논에 원두막을 짓고 거기서 참새를 봤다. 여기서 봤다는 말은 감상했다는 말이 아니고 날아오지 못하게 지키고 있었다는 뜻이다. 벼를 쪼아 먹지 못하도록 말이다.

허수아비를 세워두고 참새를 쫓으려 하지만 참새는 그렇게 어수룩하지 않다. 허수아비가 꼼짝 못 하는 인형이라는 걸 단박에 알고 허수아비의 모자며 옷가지에 걸터앉기도 한다.

별 수 없이 사람이 지키고 있다가 참새가 나타나면 깡통을 두들기고 소리를 지른다.

어릴 적 나는 참새를 지키는 일이 좋았다. 해 질 녘 노을이 내려앉는 논을 바라보는 게 참 행복했다.

참새와의 전쟁이 아니고 놀이였다.

지금도 참새를 보면 그때 뜨겁던 가을빛의 나른함과 지평선이 붉게 물들던 고즈넉함이 절로 떠오른다.


한 때는 참새 섬멸을 기치로 포장마차에서는 참새고기를 팔기도 했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참새가 많다는 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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