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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옥 May 02. 2024

마음의 날씨에도 주기적인 진동이 필요하다

10분 만에 70달러

마음의 날씨 "행복"

누구든지 노력을 기울여 일한 결과를 인정받을 때 뿌듯하지 않을 수 없다.


언어로 직접 “잘했다” “열심히 했다” 칭찬을 받을 때도 기분 좋게 성취감을 느끼지만, 객실을 떠나면서 하우스키퍼에게 남기는 메모 한 장과 팁은 확실한 위로와 보상이 된다.

특히 금전적 보상은 뇌에서 도파민과 같은 화학 물질을 분비하게 하는 듯하다. 액수와 무관하게 현금으로 받는 팁은 분명 기분을 개선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70달러의 팁으로 시작한 오늘, 마음의 날씨는 “행복”이다.


기상청에서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날씨를 예상하듯이, 내 마음의 날씨도 예보해 본다.


"오늘 저녁까지 행복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시작부터 70달러

"Strip the beds first. 침대 먼저 벗겨줘."


최대한 빨리 침대 시트를 빨래방으로 넘겨달라는 의미이다. 본격적으로 청소를 시작하기 전에 빈 객실을 먼저 돌아다니며 침대시트를 걷어서 세탁실로 넘겨주어야 한다. 그래야 빨래방이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할 수 있다.


보드에는 오늘 청소해야 할 객실 리스트가 있다. 그중에 이미 체크아웃을 한 빈 객실 문을 열어 팁을 먼저 수거한다. 십분 정도 돌았는데 주머니가 차서 불편했다. 혹시라도 떨어뜨릴까 봐서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모양이다. 


바지 주머니에 주먹구구로 쑤셔 넣었던  5달러, 10달러, 20달러짜리 지폐를 차곡차곡 펼쳐가며 정리를 하였다. 이렇게 오전에 10여 분간 돌면서 수거한 팁은 총 70달러였다. 


매일 이렇게 횡재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같이 큰 팁을 받는 날도 종종 있지만 바닥에 떨어진 동전조차도 없는 날이 허다하다.


만나 같은 팁

세 시간 정도 일하면 힘이 빠지기 시작하고 손발이 느려지는 것을 느낀다. 이런 때 객실에서 팁이 나오면 마치 광야를 헤매다 만나를 발견한 것 마냥 갑자기 힘이 불끈 솟는다.


배고픔에 굶주리고 지치고 힘든 이스라엘 백성들이 만나를 먹으며 가나안 땅으로 향할 수 있었던 것과 같이 나도 객실에 놓인 팁을 발견하면 또다시 힘을 얻어 나머지 객실을 즐겁게 마무리 짓곤 한다. 그것이 단 1달러짜리 지폐일 때도 말이다.


액수보다 빈도

물론 팁의 액수가 크면 더욱 좋기야 하겠지만 마음의 날씨를 결정하는 것은 액수보다 "빈도"이다.


주기적으로 내리는 만나,

조금 지칠만 할 때 발견하는 팁,

그리고 잊을만할 때마다 각인시켜 주는 긍정의 자극!


긍정의 자극이란 "마음 날씨 맑음"이라는 속보 마냥 전기 충격 보다도 더욱 즉각적인 효력이 있다. 가장 쉬운 긍정의 자극이란 "인정"과 "칭찬"이다.


이것은 주기적인 전압이나 전류의 흐름을 표현하는 파형과도 같다. 우리 모두에게는 주기적으로, 가능하면 꾀 잦은 빈도로, 이러한 긍정의 자극이 필요하다.


그것이 "객실을 깨끗하게 청소해 줘서 고마워요"와 같은 언어일 수 도 있고,

매우 적은 액수의 팁처럼 금전적인 보상일수 도 있다.


마음 날씨 

내 주변 사람들의 마음 날씨에 나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생각해 본다. 나에게 주기적인 파형이 필요하듯이 나도 그들의 마음 날씨에 긍정적인 자극이 되어보고자 노력해야겠다. 


수 없이 반복하는 엄마의 말을 더 경청해 주자.

느려지는 아빠의 걸음걸이에 더 맞춰드리자.

아이들의 노력을 더 인정하고 칭찬해 주자.

딸이 없는 시어머니의 마음에 더 공감해 주자.

떨어져 있는 남편에게 더 사랑을 표현해 주자.

친구와 이웃에게 조금 더 마음을 열어주자.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매일 잘하고 있다고 더 많이 칭찬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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