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서울 마라톤 249 도전기 5화

11월 1주 차, 4-10일까지

by 닭둘기

월요일 ; 오전 5km, 오후 14km.

화요일 ; 스피드 인터벌 훈련.

수요일 ; 오전 15km 조깅.

목요일 ; 오전 조깅 5km. 심한 무릎 통증에..

금요일 ; 오전 9km, 오후 9km 저강도 조깅, 무릎 통증 여전.

토요일 ; 이른아침 정기 훈련. 조깅 11km. 무릎 통증 찌끔 완화.

일요일 ; 징거리 훈련. 천천히 27km.


24년 11월 4일 월요일. 오전 비 오후 쨍.

오늘은 아침 일찍 달리러 나갔다. 구름이 잔뜩 끼어있기는 했지만 비 소식은 없었다. 분.명.히 그런데 2km 정도 나갔을까. 스프레이처럼 비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느닷없이 굵어졌다.

얼른 방향을 틀어 집으로 돌아왔으나 10분 만에 양동이를 쏟아부은 것 마냥 젖어버렸다. 집에 도착하니 정확히 5km를 뛰었다. 결국 오후에 다시 뛰는 것으로.

11월은 조깅 볼륨을 더 키워 볼 생각입니다. 조깅에서 오는 피로감이나 불편함은 좀.. 견디고 이겨내 보려고 합니다. 볼륨은 한번 한 번의 거리 또는 시간을 늘리고, 주 마일리지 월 마일리지 모두 증가시킬 생각입니다.


물론 조깅 페이스는 정말 느리게 천천히 하겠습니다. 이렇게. 평균 페이스는 가능하면 5분대로 들어가지 않고 아무리 빨라도 5분 40초 정도입니다.

지나치게(?) 느리게 조깅을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하라고 합니다. 러닝 포뮬러, 노르웨이 메서드, 존 2, 양극화 훈련 등등… 다른 성향의 유산소성 운동 트레이닝을 이야기하지만 유일한 공통점이 바로 저강도 조깅입니다.


그래서. 평균 페이스 6분. 80-90분. 피로감 있어도 조깅은 계속할 생각입니다.


24년 11월 5일 화요일. 오전 인터벌 훈련. 저녁 가벼운 조깅.

오전 09시 30분경 인터벌 훈련을 했습니다. "스피드"를 위한 인터벌 훈련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오랜만에 진행하는 인터벌 훈련이라 조금 긴장이 되고 "할 수 있을까" 싶은 걱정도 되었습니다만. 잘 마무리했습니다.

워밍업 조깅 3km. 20분.

메인 훈련 프로그램 <단거리 고속>

200m(39초) / 200m(80초 휴식) x 4세트

400m(79초) / 200m(80초 휴식) x 4세트

200m(39초) / 200m(80초 휴식) x 4세트

쿨다운 조깅 3km. 20분.

총 훈련 거리 ; 13km.


오늘 수행한 프로그램의 특성은 200m 질주 39초 페이스로 400m를 그대로 달려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게 생각보다 훈련 강도를 강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보입니다. 200m 질주야 페이스가 조금 빨라도 거리가 짧으니까 시원하게 뛰어버리는데 큰 부담이 없지만. 같은 페이스로 400m를 달린다는 것은 가슴 통증을 일으킬 만큼 힘든 훈련입니다.


그리고 후반 200m 4세트는 정말 주저앉을 것처럼 다리가 다 털려있는 와중에 진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여기가 프로그램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스피드 훈련을 위한 인터벌 프로그램은 위 훈련처럼 단거리를 고속으로 질주하는 프로그램이 많습니다. 200m 300m 400m까지 90% 이상의 페이스로 빠르게 진행됩니다. 그리고 휴식이 다른 인터벌 훈련보다 조금 긴 편입니다. 제가 훈련 한 프로그램 역시 휴식이 약 2-3분 또는 400m 조깅 휴식이지만 80초로 잘라서 진행했습니다. 휴식을 자르면서 페이스에 지장이 생긴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훈련 페이스를 지키면서 휴식을 조절하는 것은 훈련 효과를 높인다고 보고 있습니다.


후반 200m 질주 4세트를 진행하고 있으면 다리가 완전히 털려서 주저앉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완전히 다 털린 상태에서 오히려 힘을 더 빼고 리듬으로 빠른 페이스를 연습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정말 힘들고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김성근 감독의 강연의 한 부분을 보게 되었습니다.

"요 근래 선수 훈련을 하나 시켰는데. 스윙을 500개, 1000개 하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힘이 있으니까 힘만 가지고 쳐요. 1000개 정도 하면요. 팔이 완전히 지쳐버려요. 방망이 쥘 힘이 없어져요. 여기가 갈림길이에요. 한계에 부딪히면 방법을 찾아요. 이제 팔에 힘을 빼고 하체로 스윙하는 방법을 찾고 익히는 거예요"


꼭 달리기 운동뿐만 아니라. 직장 생활이나 공부, 어려움을 겪을 때 돼 내어보면 정말 좋은 내용인 것 같습니다.


24년 11월 6일 수요일. 갑자기 겨울.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갑자기 겨울이 됐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급변할 때 컨디션이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감기에 잘 못 걸리면 한 달이 날아갑니다. 그래서. 해 뜨고 기온이 조금 오르는 것을 확인하고 나갔습니다.

어제 스피드 훈련을 했는데도 피로감, 근육통, 어떤 불편함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계획대로 보강 운동을 진행했습니다. 보강 운동은 워킹 런지를 했습니다. 100개씩 4세트. 이어서 10km 정도 가볍게 조깅까지 하고 마무리했습니다. 딱. 집 앞에서 이 나무 앞까지 오니까 워킹 런지가 끝나더라고요.

지난주 워킹 런지를 할 때에는 하는 중에도 힘들고, 조깅을 하는데도 계속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대충 4일 정도 근육통에 앉지도 못하고 고생을 했었습니다. 그래도 한번 했다고 이번에는 불편함이 확 줄어들었습니다. 워킹 런지 끝나고 조깅하는데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조깅은 보강 운동이 끝나고 9km 했고요. 방금 저녁에 다시 나가서 10km 가볍게 달리고 왔습니다. 오늘 11월 5일까지 총 100km 달렸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마일리지가 많습니다. 하지만 크게 부담은 없습니다. 조깅의 강도가 워낙에 낮고 천천히 뛰기 때문에 소화가 가능한 것 같습니다.


포인트 훈련은 주 2회 진행됩니다. 1주 차 화요일은 스피드 인터벌, 강도는 중강도입니다. 금요일 역치 인터벌, 강도는 중 하 정도입니다. 2주 차 화요일 역치 인터벌, 강도는 강입니다. 토요일 지속주 대회 목표 페이스보다 10초 빠르게 12000-14000m 정도입니다. 이렇게 포인트 훈련도 중 또는 중하 정도의 강도로 진행하고 고강도 포인트 훈련은 2주 간격으로 진행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포인트 훈련의 강도가 강하면 좋다" 정말 잘 못된 생각이라고 봅니다. 중강도 또는 중하강도로 포인트 훈련의 맥락을 잃지 않고 꾸준히 밀고 가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이 강도에 대한 이야기는 워낙 개인 편차가 크기에.. 자세히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네요.


24년 11월 7일 목요일. 갑자기 또 가을.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에서 나오자마자 우측 무릎에서 소름이 끼칠 만큼 어마어마한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40이 다 되도록 어디 다쳐본 적이 없는 저는.. 처음 느끼는 고통이었습니다.


그래도 가볍게 천천히 조깅을 해보기로 하고 집 앞 강변으로 나갔습니다. 역시나.. 걷기도 힘들 만큼 심한 통증이었습니다. 우측 다리, 무릎, 내측. 통증은 다리를 딛었을 때에는 스쿼트나 런지 등 다른 동작에서도 없지만. 다리를 들고 무릎을 구부리거나 허공에서 무릎을 움직이려면 통증이 심하게 생겼습니다.

결국 5km는 어떻게 갔는데 돌아올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해졌습니다. 다행히 핸드폰을 가지고 나가서 택시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어찌나 우울하고 걱정이 되던지.. 스트레스받으면 나오는 증상인.. 과다 수면.. 결국 씻고 잠시 티브이를 봤습니다. 언제 잠들었는지 한 번도 깨지 않고 오전 10시부터 18시까지 자버렸습니다.

일어나니 이미 해는 떨어져 있고 어두운 방 안에서 고양이만 기지개를 켜는 실루엣이 살짝 보입니다. 그러면서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25년 서울 마라톤 이제 시작인데.. 벌써 이러면 어쩌지. 혹시 이거 무릎 연골 손상돼서 수술해야 된다 그러면 어쩌지. 어디서 문제가 있었던 거지. 런지 400개가 너무 많았나. 아닌데 런지 400개는 자주던 일인데 갑자기 왜 이러지.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바닥에 누워 오른쪽 고관절과 무릎을 이리저리 움직여봤습니다. 특정 자세, 특정 근육, 특정 상황이 되면 통증에 움직이지도 못하는 엄청난 고통이 생기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집구석구석을 다 죽어서 약, 파스, 뭐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찾아 꺼냈습니다. 그리고 한참 생각한 끝에.. 아니다. 아무것도 하지 말고 상황을 좀 지켜보자.로 결론을 지었습니다.


저는 10년 차가 다 되어가는 물리치료사입니다. 운동치료 전공으로 석사 박사까지 지냈습니다. 예전 병원에서 근무할 때에도 환자들에게 항상 이야기했습니다. "통증은 계절, 날씨 같은 것이니 잠시 지나갈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막상 내가 아파보니 내가 하던 이야기도 싹 잊어버리고 빨리 통증에서 벗어나려 무릎에 다 때려 넣으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진통제만 살짝 바르고 2주 정도 지켜보기로 결정했습니다. 10월과 11월 지난 몇 개월보다 많은 마일리지, 보강 운동 시작, 고강도 인터벌 훈련 시작 등.. 충분히 통증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입니다. 잠시 인터벌을 멈추고 가벼운 조깅만 하면서 경과를 지켜봐야겠습니다.


24년 11월 8일 금요일. 무릎 통증에 세상 우울해지려고 하지만 애써서 이겨내는 상황.

이미 새벽부터 무릎 통증에 잠이 몇 번 깼습니다.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자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자세를 바꿀 때마다 무릎 통증에 낑낑 앓았다고 와이프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통증에 잠이 깬 사실을 기억합니다. 하...

이 무릎으로 쏠리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6분대.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달리기 가능한 정도의 통증이었습니다.


다행이다는 마음으로 돌아오는 길 8km 지점에서부터 정말 걷기도 힘든 통증이 또 생겼습니다. 이때부터 정말 마음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우울한 생각과 걱정스러운 마음이 계속해서 저를 잠식하려고 했습니다. 그때마다 간신히 지나간다는 생각을 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어제와 통증의 위치와 강도는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단지 어제보다 제 마음이 더 약해지고 통증에 민감해졌을 뿐입니다. 가볍게 움직이면서 통증이 지나갈 시간을 주어야 한다고 애써 마음을 달랬습니다.


앵커 효과. 환자들이 정말 환자가 되는 멘탈 메카니즘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통증이 생기거나 어디가 불편해지면 그 통증, 증상이 날씨나 계절 같은 것이라 생각하고 지나갈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급한 마음에 병원에 가고, 영상촬영을하고, 초음파를 찍고, 도수치료를 받고, 좋다는 영양제 기타 등등 할 수 있는 모든 짓을 다 합니다. 이로서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통증이라는 배가 떠나가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닻을 내립니다. 더 깊숙히, 더 많이 닻을 내리면서 그 통증은 지나가지 못하고 결국 만성화되어 진짜 환자가 되어버립니다.


환자에게 자주 하던 말인데. 지금은 제게 필요한 말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저강도 조깅은 계속 유지할 것입니다. 몸이 마음이 잠시 스쳐지나가는 통증에 무너져 내리지 않도록. 저녁 조깅에서도 5km 지점을 돌아서자마자 무릎 통증에 달릴 수 없었습니다. 결국 걸었습니다. 어두운 밤 길을 걷고 있자니 또.. 우울한 생각과 마음이 틈을 비집고 올라오려고 합니다. 그래서 계속 지나간다. 지나간다. 일시적인 통증이다를 계속 반복하며 한참을 걸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달려서 집에 들어왔습니다.


병원에서 가만히 환자 치료 할 때에는 몰랐습니다. 아프면 이렇게 우울한 생각과 마음이 소용돌이 치는지. 단지 책에서 읽은 정도로 이해만 하고 있었습니다. "아프면 우울하고 걱정하고 상태가 점점 악화되는 악의 고리에 빠져든다". 경험하지 못하고 체감하지 못한 상태에서 저의 조언이 환자들에게 얼마나 울림이 있었겠습니까. 하지만 이렇게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정말 힘든 시간이고 앞으로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 걱정이 됩니다. 하지만 잘 이겨내고 다음에 치료하게 될 환자들에게는 더 울림있는 조언을 할 수 있겠습니다.


24년 11월 9일 토요일. 이른 아침 팀 정기 훈련. 프로그램 8000m 마라톤 대회 목표 페이스 + 4000m 목표 페이스에 5초 빠르게.


저는 훈련 팀장입니다. 14년도 처음 창설되어 10년 가까이 유지되어 온 팀입니다. 저는 22년 겨울부터 훈련팀장을 맡아서 정기 훈련 스케줄을 짜고 훈련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무릎이 아파도.. 방법이 없습니다. 훈련장에 나가서 훈련 스케줄을 진행을 해야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통증이 많이 사그라든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걸을 때 계속해서 제 의식을 끌어갈만큼 통증이 있는 정도였습니다.


훈련장에 도착하여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는데에도 통증은 계속 느껴졌으나 애써 외면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훈련 스케줄대로 페이스가 맞는 사람들끼리 팀을 짜주고 출발시켰습니다. 그리고 저는 홀로.. 가볍게 조깅만 했습니다.


약간의 외로움과 처량함같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다들 힘차게 달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괜히 저만 뒤쳐지는 것 같고. 다시 저렇게 달리려면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할지 모르는 막연함이 밀려왔습니다.

7분도 넘어가는 느린 페이스로 조깅을 시작했지만 무릎 통증이 있었습니다. 오른발 무릎 내측에 있던 통증은 위치를 조금 옮겨서 무릎 전면부로 이동한 느낌이었습니다. 최대한 힘을 빼고 가볍게 툭툭 놓으며 달리려고 했지만 통증이 심해지며 결국 한번 멈추어야 했습니다.


다행스럽게 몸이 좀 풀려서인지 그 후로 약 10km 정도는 약간 신경이 쓰이는 약한 통증만 있고 가볍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완전히 쉬어야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가벼운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회복에는 더 좋습니다. 분명.


일요일 36km 장거리 훈련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침 컨디션을 확인하고 훈련에 참여할지. 아니면 가벼운 조깅으로 끝낼지는 내일 아침에 결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24년 11월 10일 일요일. 비 온다더니 다 구라였음.

무릎 통증이 여전했습니다. 그래도 일단 나가서 36km를 따라가지는 않고 주변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조깅이나 산책이라도 할 마음으로 나갔습니다.

36km 장거리 훈련 인원들을 출발시키고 강변 산책로를 따라 가볍게 달렷습니다. 무릎에 약간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6분 30초정도 가벼운 페이스는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6키로를 넘어가면서 롤링을 조금 더 해보려고 다리를 감았습니다. 통증이 더 증가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잠시 지나고나니 또 괜찮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느리게 느리게 한바퀴 두바퀴 달리다보니 금방 26km를 넘어갔습니다. 3시간정도 가볍게 조깅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다행히 큰 문제없이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10일 중 5일을 무릎 통증으로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습니다. 오늘까지 170km. 10월. 11월. 12월 중순정도까지 최대한 많이. 저강도 조깅을 통해 유산소 기반을 닦으려 생각중입니다.


최근 “러닝 위드 리디아드” 예약 신청해둔 책이 왔습니다. 가만히 읽어보고 정리해서 내용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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