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POD 출판과 1인1책 시대의 의미

‘쓰기’에서 ‘책 내기’까지, 문턱이 사라진 시대_

by 김 준 호

2025년 4월 교보문고 바로출판을 통해서 <바타르와 푸른 씨앗>이라는 동화를 냈다. 글뿐만 아니라 표지 디자인도 직접했다. 글을 쓰고, 북디자인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했다. 바야흐로 POD 출판 전성시대다.


표지바타르.jpg 필자가 직접 제작한 표지 펼침면

요즘은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다. 말 그대로 ‘누구나’다. 과거에는 출판사가 원고를 골라야만 책이 나왔다. 등단이든, 기획 출판이든, 출판사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작가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POD(Publish on Demand, 주문형 출판) 기술이 나오면서 출판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POD는 말 그대로 “필요한 만큼 찍어내는 출판”이다. 과거에는 책을 만들려면 인쇄소에서 최소 수백 부를 찍어야 했지만, 이제는 단 한 권도 가능하다. 디지털 인쇄 기술 덕분이다. 덕분에 초판 비용이 크게 줄었고, 재고 부담도 사라졌다. 쉽게 말하면, “내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만 있으면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책은 누구의 것인가?


기존 출판 시장에서는 출판사가 ‘이 책을 세상에 내놓을 가치가 있는가?’를 판단하는 역할을 했다. 출판사가 골라주지 않으면, 책이 세상에 나올 길이 없었다. 하지만 POD는 그 틀을 깨버렸다. 독자가 직접 선택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글을 쓰는 사람들은 출판사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 굳이 출판사의 기준에 맞출 필요도 없다. 문학이든, 에세이든, 연구서든, 본인이 쓸 가치가 있다고 믿으면 책을 내면 된다. 1인 1책 시대란 바로 그런 의미다. 책이 더 이상 ‘선택받은 소수’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수단이 된 것이다.


왜 1인 1책이 중요한가?


책을 낸다는 것은 단순히 인쇄된 종이를 갖는 일이 아니다. 자신이 살아온 경험과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이다. 책을 쓴다는 것은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꼭 베스트셀러가 되지 않아도, 책 한 권을 쓰고 출판하는 경험은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과 소통하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POD 기술 덕분에 이제 누구나 책을 만들 수 있다. 책을 쓰는 일은 더 이상 ‘특별한 사람들’만의 일이 아니다. 1인 1책 시대가 온다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갖고,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세상이 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민주적인 출판 문화의 시작이다.

그러니 고민만 하지 말고, 써보자. 당신이 쓴 글을 책으로 만들어보자. 책을 쓰는 일은 당신만의 역사를 만드는 일이다. POD는 그 문을 활짝 열어두었다. 이제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keyword
목요일 연재
이전 11화미중 관세전쟁, ‘동북아 매니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