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에세이
부모 사이가 좋지 않으면 자녀 역시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다.
어린 시절 나의 부모님도
전쟁 같은 싸움을 하곤 했다.
매일은 아니지만 부모님이 싸우거나
냉전 중인 기간에 가정은
살얼음판 같았다.
혹여나 심기를 건드릴까 눈치를 보는 와중에
자유롭게 내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사치였다.
아이들은 언제나 부모를 관찰한다.
아직 어려서 모를 것 같아도
곁눈질로 부모를 틈틈이 바라보면서
세상을 짐작한다.
부모님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 맺기를 간접적으로 배운다.
아이가 배우는 것은 옳은 것일 수도,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힘이 세야 만만하게 보지 않는구나."
"저렇게 소리를 지르면 상대가 무서워하네."
"무조건 끝까지 우기면 되는구나."
부모는 아이가 단단히 설 수 있는 땅과 같다.
땅이 갈라지거나 자주 흔들린다면 그 위에 서 있는 아이는
얼마나 불안할까?
정서는 에너지이기에 어딘가에 쓰이고 해소되어야 한다.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 때
격정적인 사춘기도 비교적 건강하게 보낼 수 있다.
부부의 화목은 곧 아이의 단단한 땅이다.
아이가 바르게 설 수 있고, 뛰어갈 준비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설 수도 없는 곳이라면 달리기를 시작할 의욕조차
없을 것이다.
부부의 화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부부의 화목은 한 번도 싸우지 않고 언제나
온화한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
만약 그런 부부가 있다면 의심부터 들 것 같다.
정말 서로에게 불만이 하나도 없는 걸까?
부부의 화목은 갈등이 생겼을 때
풀어나가는 과정의 모습으로 증명된다.
아이는 안심한다.
세상에는 크고 작은 문제와 갈등이 있지만
대화와 타협,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합리적 의견제시하기 등의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나쁜 감정은 없다는 것 또한 알게 된다.
불만, 걱정거리들도 표현하고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된다.
불안하고 폭력이 난무한 환경에서
'정상적'인 가족의 형태를 지키기 위해
결혼상태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쟁터에서 살고 있는 것 같은 '정상적'인 가정
한부모이지만 긴장 없는 상태에서
감정을 편안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가정
아이는 어떤 가정에서 살고 싶을까?
정답은 없다.
누구든 아이를 위해 각자의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고르고 고를 것이라고 믿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