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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도 방향을 결정하는 노치(A notch) - 수구

눕힐 자리를 보고 눕혀라.

by 정원가 김정두

‘누울 자리를 보고 누워라’는 표현이 있듯 나무도 눕혀야(?)할 자리가 있다. 나무를 눕히는 방향은 노치(A notch)가 결정한다. 노치를 만드는 것으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다.


잠시 내 경험을 이야기하면 우리나라 임업현장이나 도심 속 조경 작업 중 나무를 벨 때 노치를 만들지 않는 것 같다. 적어도 내가 산에서 일했던 20-21년 벌목 현장에서는 노치를 만들지 않았다. 근로자는 벨 나무를 쓰윽 보고 눈대중으로 기울기를 파악하고 그냥 벴다.


눈치 없는 나는 어김없이 사수들에게 질문을 했다.

“수구.. 는 만들지 않고 그냥 베나요?”

“바빠 죽겠는데 뭘 그런 걸 만들어.“

“그냥 베는 거지. 위험할 것 같으면 작게 (수구) 만들고 “

“수구 만들면 목상들이 싫어해. 쓸 목재 작아진다고.”


우리나라가 가진 빨리빨리 문화는 전염성이 강력한 고질병으로 산속 깊은 골짜기도 피해 갈 수 없었다. 현장에서 느꼈던 내 감정은 근로자 안전보다 나무값이 더 중요했다. 경제적 관점으로 이해는 했지만 씁쓸한 감정을 감추긴 어려웠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실행되고 근로자 안전과 보호에 관한 지속적인 교육이 진행된다. 요즘은 벌목 현장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는 모르겠지만, 높은 인건비와 낮은 목재 가격 그리고 매 년 발생하는 사고사례를 보면 여전히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원하는 방향으로 나무를 벨 수 있다는 건 높은 작업 효율뿐만 아니라 본인을 포함한 주변 동료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치명적인 사고나 부상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즉, 노치안전한 벌목 작업에 있어 필수조건이다.


방향성을 가진 노치는 펠링컷에 의해 파괴층(Hinge)이 만들어진다. 파괴층은 넘어지는 나무를 가이드(Guide)하게 된다.


나무 베기 전

나무 베는 일은 위험하다. 위험을 대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업자는 올바른 기계톱 사용법을 숙지하고 장비를 갖춰 신중하고 정확한 벌목 계획을 수립한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노치 선택하기

노치는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할 수 있다. 가장 흔하고 안전한 방법 4가지를 소개한다.

노치 상단면을 먼저 자르는 오픈 페이스형(Open face notch, aiming with top cut)

노치 하단면을 먼저 자르는 오픈 페이스형(Open face notch, aiming with bottom cut)

넓은 각도의 노치를 만드는 오픈 페이스형(Open face notch with large opening angle)

훔볼트 컷 혹은 역방향 노치(Humboldt cut or inverse notch)


소개된 방법의 주된 차이점은 노치를 만드는 각도자르는 순서 그리고 펠링컷이 들어가는 위치이다.


안내

노치 만들기


1. 노치 상단면을 먼저 자르는 오픈 페이스형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으로 지형이 평평하거나 약간 경사진 곳에서 나무 벨 때 권장한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

평평하거나 약간 경사진 지형에서 대부분 사용한다.

잘린 상단면에 맞춰 하단면을 자르기 쉽다.

낮은 그루터기 위치에도 사용할 수 있다. (+)

나무가 지면에 닿기 전 까지 파괴층이 유지된다. (+)

펠링컷은 노치 하단면과 수평으로 일치하게 자르며 나무의 쪼개짐을 최소화하기 위해 1인치 높여 자른다.


2. 노치 하단면을 먼저 자르는 오픈 페이스형

갈라지기 쉬운 나무에 사용되는 방법으로 지형이 평평하거나 약간 경사진 곳에서 사용된다.

낮은 그루터기 위치에도 사용할 수 있다.

노치 각도(45-55°)가 작아질수록 파괴층이 일찍 찢겨 갈라지기 쉬운 나무에 적용하면 좋다.

높은 펠링컷 위치는 목재의 갈라짐 위험도가 증가한다. (-)

적절한 노치와 파괴층 크기를 만들기가 어려울 수 있다. (-)


3. 넓은 각도를 가진 노치 오픈 페이스형

파괴층이 오래 유지되는 이점이 있어 나무가 넘어지는 제어가 더 필요한 상황에서 사용된다.

평평하거나 경사진 지형에서 사용된다.

70° 이상의 노치는 나무가 넘어지는 상황을 제어하고 정밀성이 향상된다.

노치 하단부는 펠링컷 보다 아래에 만든다.

파괴층은 나무가 지면에 닿을 때까지 온전히 유지되어 작업제어를 도와준다. (+)

낮은 그루터기에서 사용하기 힘들다. (-)

펠링컷은 노치가 만나는 부분과 수평으로 자르거나 1인치 조금 위로 자른다.


4. 훔볼트 컷 혹은 역방향 노치

경사가 심한 지형이나 갈라짐이 발생할 수 있는 나무를 벨 때 사용되는 방법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이다.

경사지에 위치한 굵은 나무를 벨 때 적합하다.

최소 45° 노치하단 각도를 만든다.

노치상단을 일직선으로 잘라 역방향 노치를 만든다.

펠링컷은 만들어진 노치보다 약간 높게 들어간다.

갈라짐에 취약한 나무 종류에 적합하다. (+)

목재 말구에 손상이 적다. (+)

가파른 경사지에 있는 그루터기의 낮은 높이에 만들 수 있다. (+)

평평한 지면에 높은 그루터기에 만들기 어렵다. (-)



추천 방법

노치 상단면을 먼저 자르는 오픈 페이스형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으로 지형이 평평하거나 약간 경사진 곳에서 나무를 벨 때 권장한다. 노치각도를 60-80°로 크게 만들면 나무가 지면에 닿기 직전까지 파괴층이 그루터기에 붙어 있는다.


노치 상단부를 먼저 자른 뒤 하단부를 잘라 노치를 완성한다. 펠링컷은 노치 하단부와 수평하게 자르며 목표물의 갈라짐 최소화하기 위해 노치 하단부보다 1인치 높여서 자른다.


1. 뿌리 돌출부 제거

벌채 난이도를 높이는 돌출된 뿌리를 제거한다. 나무 줄기 측면을 자르면 노치를 깔끔하게 만들 수 있다.


2. 노치 상단부 자르기 준비

왼쪽 어깨를 나무에 기대면서 다리를 벌리고 서거나 지면에 왼쪽 무릎을 꿇는다. 신체에 따라 균형잡기 편한 자세를 잡는다.

노치를 만들 수 있는 그루터기 높이와 방향을 결정한다.


3. 방향 결정하기

기계톱에는 나무를 넘어뜨리는 방향을 가리키는 마크(A felling mark)가 있다. 나무가 넘어지길 바라는 방향보다 더 앞쪽을 가리키며 노치 상단을 조준한다.


4. 노치 상단 자르기

최대로 톱날을 회전하여 가이드바를 기울어 60-80°로 노치 상단을 만든다. 절단면은 나무 직경 20~25%이며 작업자는 원하는 방향으로 잘리고 있는지 종종 확인한다.


5. 노치 하단 자르기

노치 상단부에 맞게 정확하게 하단부를 자르며 깊게 잘라서는 안된다. 만약 노치 상단부와 하단부가 정확하게 만나지 않으면 목표물을 원하는 방향으로 넘어뜨리기 어렵다. 그러므로 노치 하단부를 자를 때 기계톱을 수평으로 고정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6. 가이드바 길이보다 나무가 더 넓다면

한 방향에서 노치 상단을 자르고 반대 방향에서 이어서 노치 상단을 자른다.


7. 펠링컷 하기

노치 하단과 수평하게 펠링컷을 하거나 1인치 높여서 자른다. 주어진 상황에 적합한 펠링컷을 실시한다.


추신.

이 방법은 기계톱 브랜드인 '허스크바나'에서 추천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늘 사용하는 단어인 '수구'와 '추구' 대신 '노치'와 '펠링컷'으로 대체했다.


자료출처

https://chainsawacademy.husqvarna.com/how-to-make-a-directional-no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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