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아픔

어제의 너에게 #18

by Illy

손가락을 다쳤다.

엄청 크게 다친 건 아니었지만 어떻게 처치해야 할지 모르는 상처라 급하게 병원도 다녀왔다.


남편에게 병원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하고 점심시간이 가까워진 상태라 미안했지만 아기도 함께 병원을 갔다.



결과적으로는 가기 잘했다. 항생제도 받았고 의사 선생님의 처치는 깔끔했다.



병원에서 집으로 오는 길.

안도감에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이번에 생긴 상처는 처치를 받아도 욱신거렸다.

하지만 낯선 아픔은 아니었다.


독감이나 코로나에도 걸린 적이 없고 입원 경험이란 출산 때가 전부인 나지만 평소부터 많이 넘어지거나 실수로 깨진 유리를 밟거나 다치는 일은 흔했다.


그럼에도 처치를 받으러 병원에 간 적은 없었다.



아픈데도 참았던 것 같다.

내 처치 방식이 맞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냥 어떻게든 나아지겠지 했던 것 같다.


괜찮다고, 상황을 보겠다고 그냥 검색해서 나올 법한 처치로 견디기만 했다.




섣부른 판단과 불필요한 인내심이었던 것 같다.

아프다, 무섭다는 표현이 왜 그렇게 어려웠는지.



지켜야 할 가족이 생기고 나서야 표현을 하게 되었고 인내심을 스스로 깎아낸 것 같다.

이렇게 점점 내가 가벼워졌으면 좋겠다.



어제의 나에게

내가 딸인 입장이어서 모르고 있었지만 원래 내가 함께 지내온 가족도 지켜야 할 가족인 건 마찬가지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