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응원법

어제의 나에게 #17

by Illy

육아를 하면서 엄마와 언니에게 정말 많은 조언을 구한다.

때로는 내가 정말 힘들어 거의 울먹이면서 전화를 할 때도 있다.



엄마의 응원 방식을 한마디로 말하면 "대충 해"다.

더 쉽게 생각하고 더 유연하게 살아라고, 너는 왜 그리 융통성도 없고 힘들게 살고 있냐고.

내가 '오늘은 이런 식으로 대충 했어'라고 보고하면 '잘했어'라고 해주는 그런 방식이다.



언니의 응원 방법은 "뭐든 괜찮아"다.

엄마랑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르다.

'네가 힘들게 하는 방법도 네가 납득을 한다면 괜찮아'다.

그리고 한번 내가 힘들다고 하면 매일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보내준다.



이런 언니의 응원은 어릴 때에도 몇 번 받았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한 가지.



중학교에서 집에 가는 길, 나는 서점에 들러서 잡지를 사려고 했다.

그 당시 일본 여중생들 사이에서는 패션 잡지를 읽는 게 유행이었는데 잡지마다 특색이 있었다.

귀여운 느낌, 어른스러운 느낌, 연애 칼럼 같은 기사가 많은 잡지, 등등.



나는 그중에서 약간은 착한 느낌? 이 있는 잡지를 읽었었는데 그날은 잡지 코너 앞에서 다른 여중생들이 그 잡지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이런 잡지 왜 읽는 거지? 구린데'

'맞아 누가 읽어 이런 거'

이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아는 사람도 아니어서 신경을 안 쓰면 그만이었는데, 나는 그렇게 말하는 여중생들 앞에서 차마 그 잡지를 고르지 못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우연히 뒤를 지나간 우리 언니.


'왜긴, 그냥 좋아서 읽는 거지'


하고 큰 소리로 말하고 잡지를 집어 나에게 줬다.



나는 그 잡지를 들고 계산대로 갔고 그 여중생들을 슬쩍 보니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내 옆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는 표정의 언니.




좋으면 당당하게. 내가 맞다고 생각하면 그게 답.

그런 자세로 늘 있는 사람이 우리 언니인 것 같다.

(물론 언니도 고민과 고충이 있겠지만)



그런 언니는 고등학교까지 음악 전공을 하다가 갑자기 하루 12시간 이상 공부를 하기 시작하더니 유명한 대학교에 입학했고(다니던 고등학교에서 그 대학교로 간 사람은 언니가 처음이었다), 자동차에 빠져 또 열심히 공부하다가 자동차 대기업도 다니고, 또 이직을 위해 영어를 공부하다가 지금은 다른 기업에서 해외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혼자서 두 명의 아들을 키우면서.



그런 사람이 '괜찮아'라고 계속 말해주면 언젠가 괜찮아진다.

싸우기도 엄청 싸웠지만(언니는 언니, 친구는 못될 것 같다) 든든한 내 지원군.




어제의 나에게

언니랑 싸우다가 언니가 비누를 내 칫솔에 묻힌 건 아마 평생 잊지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