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이사 온 3살 많은 언니하고 친구 먹은 작꿀이는 점심 먹고 나면 3시까지 수시로 창문 앞을 철통 경호한다.
동네 언니하고 같이 집 앞 공터에서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다.
3시.
언니가 버스에서 내렸다.
꺅~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간 작꿀이가 얼마 되지 않아 돌아온다.
" 엄마 자전거가 이상해. 우글우글해."
"무슨 소리야?"
어디에 있었는지 대못이 바퀴에 박혔다.
언니랑 못 놀까 봐 걱정인 작꿀이 성화에 얼른 동네 자전거 가게를 수소문했다.
자전거 바퀴 값 2만 원에 자전거 수선비가 2만 원 합해서 수리비 4만 원.
큰돈인가 싶을 수도 있지만 2만 원짜리 자전거였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게 이럴 때 쓰는 말이다.
결국 짠순이 배포를 버리지 못하고 우글거리는 자전거를 싣고 집으로 돌아왔다.
"작꿀아, 이건 못 고친데. 그런데 이번 기회에 조금 더 큰 걸로 사는 게 어떨까? 그럼 더 오래 탈 수 있잖아. "
한참을 말이 없던 작꿀이가 창밖을 보며 그런다.
"난 원래 타던 자전거가 좋은데. 그게 딱 좋은데....... 언닌 집에 갔겠지?"
다음날 작꿀이를 데리고 중고가게에 자전거 사냥을 나갔다.
마치 올 줄 알기라고 한 것처럼 가게 구석에 딱 한 단계 더 큰 보라색 자전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중고가게의 묘미다. 인연도 보통 인연이 아닌 녀석들이다.
이럴 때 내가 처음부터 너무 마음에 들어 하다가 나중에 안 사기로 결정하면 뒷감당이 안 되기 때문에 난 짐짓 관심 없는냥 잰다.
잴 것도 없으면서.
미적지근한 내 태도를 보고 사랑에 빠지지 않으면 안 사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일까.
색이 약간은 바랜듯한 흰색 안장에 보라색으로 얼룩덜룩 꽃무늬 비슷한 모양이 그려져 있는데 언뜻 봐도 디즈니 캐틱터 프로즌은 전혀 아니다. 공통점이라면 푸르뎅뎅하다는 점이지만 아무리 봐도 그냥 꽃무늬다. 그런데 작꿀이가 그걸 보고 엘사공주 자전거라고 한다.
중고라고 해도, 가게에 자전거가 하나밖에 없다고 해도 할 건 다 해야지.
시험 삼아 타 보는데 자전거가 살짝 크다. 예전 자전거는 양발을 땅에 딱 붙일 수 있었는데 한 단계 큰 엘사 자전거는 작꿀이가 까치발을 해야 간신히 발이 닿는다.
언니가 학교에서 오기 전에 자전거를 장만해야 하는 작꿀이는 불안해하면서도 한 발씩 살짝 발을 떼 보더니
정말 정말 정말 마음에 든단다.
누가 사갈까 싶어 얼른 차에 싣고 왔다.
차 안에 자전거를 싣고 돌아오는 길,
영 불안해 보이는 작꿀이에게
"이것도 똑같은 거야. 미니마우스 자전거 타듯 똑같이 타면 돼."
천 번은 말한 거 같다.
작꿀이가 말이 없다. 불안하군.
하나밖에 없던 자전거라 싫다고 하면 안 사줄까 봐 그냥 산다고 한 건가?
괜히 한 단계 어려운 걸로 도전하라고 부추겼나?
원래대로 작은 걸 살걸 그랬나?
그때 뒤에서 작꿀이가 말한다.
" Practice makes perfect."
작꿀아 고맙다. 용기를 내줘서.
너도 까치발 딛고 용기를 내어 도전을 하는데
엄마도 용기를 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