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편을 들어보겠습니다.
어느 날 도서관 컴퓨터에게 물었다.
책에 관한 책 좀 추천해 볼래?
책 추천법, 읽어야 하는 책, 책이 들어간 건 맞는데 삽질을 한다.
키보드를 콩콩 쥐어박으며 정신 차리라고 해봐도 내 눈치를 안 본다.
그래서 사서에게 물었다.
책이 왜 좋은지에 관해서 말해주는 책 없을까요?
이상한 질문을 들고 와서 성가시게 하는 내가 귀찮은 표정이다.
익숙한 표정이다.
뻔뻔하게 좀 더 버티고 서 있으니
학술 논문이나 대학 도서관에 저널을 찾아보는 게 좋으시겠어요.
하하. 그렇지요. 그런데 그런 저널 말고 그런 내용을 모아 놓은 책으로는 없을까요.
자기네 도서관엔 없단다.
다른 도서관에서 빌려주는 프로그램도 있으면서.
이 정도면 가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도서관 사서였던 친구에게 물었다.
책이 특별한 게 뭐야?
난 더 이상 책한테 특별한 권위를 부여하지 않기로 했어.
그래서 내가 써보기로 했다.
내가 그랬다. 관계, 습관, 책이면 충분하다고.
아니다. 세 가지는 무조건 있어야 한다고 했으니까.
도서관에서 오는 길 자전거 전용도로가 보인다.
흡사 에어로빅복 같은 자전거 전용복을 입은 아저씨가 한여름 무더위에 목을 축이며 신호에 서 있다.
이 더위에 멀쩡한 자동차를 놔두고 햇빛도 가려주고 않고, 에어컨도 안 나오는 자전거를 끌고 나와서
운전자들 마음 조마조마하게 하면서까지 왜 굳이 차 선 한켠을 나눠 쓰는 걸까? 고속도로도 못 갈 텐데.
자전거가 최고의 이동수단이 아니듯, 책이 최고라고 우기고 싶진 않다.
우리에게 다른 많은 수단이 있지만 책이어야만 하는 이유도 있을 것 같아 쓰고 싶어졌다.
슬슬 쓰기도 싫고 대충 살까 싶은 마음이 들어 브런치에 또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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