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시작하면서 가장 처음 놀라웠던 것은 출판사에서 무료로 책을 지원해 주고 서평을 써달라는 요청이 온 것이다. 당연히 책을 읽기만 해서는 출판사의 서평 제안을 받지 못한다. 읽고 작성한 서평을 보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오는 것이다. 앞서 '읽기 방법'에서 말했듯이 읽어야 글도 쓸 수 있다. 나는 책을 읽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오래 기억하기 위해 필사도 하고, 책의 좋은 영향을 알리기 위해 블로그와 SNS에 서평을 썼다. 나를 위해 읽고 쓰고, 많은 사람들을 위해 책 소개를 했을 뿐인데 몇 개월 만에 기회가 찾아왔다. 2022년 12월 마지막 주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고, 2023년 5월에 크리스 존스저자의 '1%를 보는 눈'의 서평을 제안받았다. 나의 첫 번째 서평 도서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게시물을 올리는 빈도수에 따라 서평 제안의 횟수도 비슷했던 거 같다.
독서를 시작하는 나에게 이런 기회는 변할 수 있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됐고, 나의 글쓰기 실력이 올라가고 있다고 느꼈다. 지금도 어려운 글쓰기가 그때는 더 형편없었지만 출판사에서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다. 서평 제안은 나에게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읽고 써~'라고 속삭이는 달콤한 유혹이었다. 나에게 독서는 늦은 나이에 시작했어도 전혀 힘들지 않았지만 출판사의 서평 제안은 생각보다 큰 동기가 되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준비된 사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라는 말이 공감되는 경험이었다.
출판사 서평 제안이 꼭 100% 좋지는 않았다. 나의 계획대로 실천하는 J(MBTI) 답게 독서를 시작한 초기에는 매주 한 권씩 읽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실천하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찾아오는 서평 제안은 나의 계획이 지켜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느끼게 했다. 서평 기간은 보통 2주 정도 됐는데 읽고 있던 책이 있을 경우 서평을 써야 한다는 생각에 집중력이 떨어질 때도 있었다. 독서 초기에는 읽는 속도가 지금보다 많이 느렸기 때문에 서평 제안이 좋기도 했지만 부담도 많이 됐다. 제안받은 책이 두꺼우면 읽고 있던 책을 중단하고 제안받은 책부터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내가 올린 게시물을 보고 믿고 책을 보내준 출판사에게 감사를 표하는 방법은 책을 착실히 읽고 서평을 쓰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때 느꼈던 부담감은 책을 더 빠르고 집중 있게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시간이었다.
다음은 내가 읽고 있는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의 책을 제안받는 경우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다면 서평 제안을 정중히 사과해도 괜찮지만 나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살면서 처음 경험하는 것을 더 누리고 싶었다. 아직 책의 분야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기 때문에 제안받는 경제/경영이나 철학 분야는 나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거라는 부정적인 태도도 갖고 있었다. 나는 성장하기 위해 자기 계발서를 읽기에도 모자란 시간을 다른 분야의 책을 아직은 읽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어떤 곳에서 들어본 말인 거 같지만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 말 때문이었다. 바로 그 말은 '한 분야의 책을 100권 읽으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라는 말이었다. 책을 읽기도 전부터 알고 있던 이 말은 책을 읽기 시작한 나에게 어른이 된 코끼리가 발에 묶인 얇은 밧줄을 풀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 모습과 같았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독서를 하면서 그때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 분야를 막론하고 그 안에 느끼고 배울 것이 있다면 나에게 그 책이 자기 계발서가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도서를 지원받는 일이 생긴다면 원하지 않는 분야여도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알지 못했던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끝으로 출판사 서평 제안을 받고 다음 서평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독서에 집중하기보다 '어떻게 써야 서평 제안을 더 잘 받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던 적이 있다. 나에게 처음 찾아온 기회는 나를 더 욕심쟁이로 만들고 있었다. 독서는 꾸준히 하고 있었지만 머릿속으로 어떻게 하면 다시 서평 제안을 받을지 궁리하고, 팔로워 수가 많은 도서 인플루언서의 게시물을 찾아보고 학습까지 했다. 다행히 꾸준한 독서로 이런 행동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지만 서평에만 집중했다면 독서를 오래 유지 못했을 거다. 혹 누군가 책을 많이 읽고 도서 지원도 많이 받는 것에 비법이 무엇인지 깊게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지금 읽기 시작한 책은 당신의 내면을 성장하기 위해 읽는 것이다. 당신의 다짐에서 벗어나는 생각과 행동을 하지 않기 바란다.
당신이 원하지 않은 내용이어도 읽으면 배울 것이 생기는 게 책이다. 그 배움이 앞으로 있을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배움은 나에게 찾아온 출판사 서평 제안처럼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 당시 조금은 불평을 가졌던 제안도 지금 생각해 보면 나의 밑거름이 되고 글을 쓰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독서를 시작하는 초기에는 느끼는 것이 미비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읽어라. 읽으면 변화가 생기고 인생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읽지 않으면 아무 기회도 오지 않고, 기회가 생겨도 잡을 능력이 부족하거나 기회가 왔다는 것도 모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