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생각, 마음먹으면 가능할까?

긍정적 사고를 위한 과학적 방법.

by 공상과학철학자
본 브런치북은 과학적인 관점에서 인간에 대해 탐구해 보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철학을 함께 생각해 보는 시리즈입니다.


아주 먼 옛날, 한 없이 낙천적이기만 했던 친구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독버섯을 보고도 좋은 버섯일 거라 여기고 먹었을 것이고, 사자가 멀리서 보여도 귀여운 고양이일 거라고 여기고 방심하다가 짝도 못 찾고 일찍 죽어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여전히 낙천적인 친구들이 살고 있다. 세상에 대해 큰 의심 없이, 사람을 믿고, 잘 될 것이라 막연히 기대한다.

반대로, 비관적인 친구들도 있다. 세상을 삐딱하게 보며, 의심부터 먼저 하고, 잘못될까 걱정한다.


이 성향의 차이는 단순히 '마음먹기' 차이일까?

그보다는, 약간의 환경요인 + 대부분 유전자의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편이 더 타당하다.


사람은 누구나 100% 낙관적이거나 100% 비관적인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기질적 경향을 띄고 태어난다.

아마 비관적인 친구는 맹수와 독충과 무서운 사람들을 경계했던 선조들의 유전자를 더 많이 물려받았을 테고, 낙천적인 친구는 사냥과 모험에서 쾌감을 느꼈던 유전자를 더 많이 물려받았을 것이다.



낙천주의와 비관주의, 무엇이 더 필요할까?


비관적인 성향을 가진 선조들은 위험을 먼저 감지하고 경계하며 무리를 안전하게 지키는 역할을 해왔다.

반면, 낙천적인 성향의 선조들은 새로운 사냥터를 개척하거나, 부족한 식량을 찾아 미지의 영역으로 모험을 떠나는 등 변화와 발전의 역할을 했을 것이다.


현대의 주식투자로 넘어와 보자면,

낙천적인 친구는 대충 아무 종목이나 아무 때 사놓고 내리든 말든 기다리는 타입이고, 비관적인 친구는 종목과 시기를 꼼꼼히 따져서 매수한 후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전전긍긍하는 스타일이다.

둘 다 돈을 벌 수 없다. 비관적 관점에서 깐깐하게 종목을 고른 후에 낙천적으로 차분하게 기다리는 사람이 큰돈을 번다(이래서 주식투자가 어렵다...).

이렇듯 비관성과 낙관성 두 가지는 사람에게 모두 필요하다. 적절한 조화가 중요한 것이지, 어느 것은 더 좋고 어느 것은 나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대체로 비관주의적 태도를 견지하고 조심성을 가졌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많이 생존하고 번식해 오는데 유리했을 것처럼 느껴지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후손을 남기는 데 성공한 수컷의 유전자는 대체로 모험심이 있고, 활달하고, 신체적 능력도 우수한 유전자였기 때문이다.


현대에 와서도 이 두 부류는 적절하게 공존한다. 다만, 누구나 이 두 성향을 모두 갖고 있다. 아주 비관적인 사람조차 좋은 기회를 보면 뛰어들고, 낙천적인 사람도 위험 앞에서는 주저한다.

호감 가는 이성이 미소를 띤 채 나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는데도, '이 사람은 나를 죽일지도 몰라.'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기질적 차이가 조금씩 나는 것은 미세한 비율의 차이일 뿐이다.



기질적 경향이 신체적으로는 어떻게 발현되는 것일까?


이러한 기질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 종류와 비율의 영향으로 조금씩 달라진다.

비관적인 사람은 대체로 코르티솔의 분비가 많고, 낙천적인 사람은 도파민, 옥시토신, 세로토닌의 분비가 많다(재미난 호르몬에 대한 이야기는 바로 전 편 '[20] 과다 도파민 시대' 편 참고.).


그리고 과거 냉혹했던 자연환경 속, 생존에 유리했던 코르티솔은, 현대사회로 들어와서는 마음을 갉아먹는 만성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회적 기준에 맞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경쟁 강박이 끊임없는 긴장과 스트레스를 주며 코르티솔을 과잉 분비시키고, 정신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코르티솔 과잉의 시대, 우리는 코르티솔을 조금 줄이고 좀 더 낙천적으로 될 필요가 있다. 특히 마음의 안정감을 주는 세로토닌이 항상 부족한데, 이를 늘려나갈 필요가 있다.


어떻게 하면 가능한 것일까? 선천적인 유전자의 설계를 극복할 수도 있는 것일까?



긍정적 마인드 가지기?


우선, 마음먹기를 생각해 보자.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사람은 마음먹기에 달렸다."

"Where there's a will, there's a way.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물론 사람이 의지를 가지면 목표를 향해 도전해 나가는데 효과적일 수는 있다.

그러나, 사람이 의지를 가진다고 해서 평소에 많이 나오던 코르티솔이 갑자기 덜 나오거나, 평소에 안 나오던 세로토닌이 펑펑 나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호르몬의 변동이 없는 채로 의지만 다잡는 것은 정신 건강에 더 큰 해로움을 줄 수도 있다.

의지만으로 기질을 바꿀 수는 없다.


그렇다면 다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답은 활동하는 것이다.


신체를 능동적으로 움직일 때 신기하게도 호르몬은 조절된다.


실제로 2022년 고려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진은 20~29세 여성 56명을 대상으로 8주간 명상, 햇빛 쬐기, 걷기, 달리기 등의 활동을 하게끔 했다. 그 결과 운동을 하지 않는 순간에도 세로토닌 분비 수치가 그전보다 28% 증가했고, 우울 불안 점수가 41%나 감소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기운을 자동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행동과 몸을 변화시켜야 뇌의 기능이 따라오고, 그때에 가서야 비로소 마음이 바뀌는 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 몸과 뇌와 마음은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렸잖아요?'

'불교 화엄경의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

호르몬의 관점에서는 틀린 말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한국 선수들은 정신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체력이 부족하다.'

명장 히딩크가 체력 보강을 통해 한국 선수들을 정신력 강한 투지의 전사로 만들어 내었듯,

당신의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당신의 세로토닌을 증가시키고 코르티솔을 낮추며, 보다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만들게 할 가능성이 크다.

도파민과 건강한 심폐, 근육, 뼈를 얻는 것은 덤이다.

만약 햇볕과 함께라면 세로토닌이 만들어지기에는 더욱 좋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이는 단순히 고대 로마에서만 적용되는 말은 아닐 것이다.


몇 년 전부터 붐이 일고 있는 러닝, 당신이라고 해서 못 할 이유는 없다.

등산이든 테니스든, 잘 맞는 운동화 한 켤레에 편한 반팔티와 반바지,

작은 출발이 당신을 행복으로 이끌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될지도 모른다.


Just do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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