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학교 다닐때에는 부모님들의 학력을 왜 다들 보는 데서 손을 들어보라고 하는지 지금 생각하면 정말 이해가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시골이기도 하고 다들 농사를 짓고 사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초등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못하신 분들이 분명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당시 담임선생님의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순서대로 조사하면서 초졸 중졸 고졸 대졸 대학원 순서대로 손을 들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하시는 말씀이 가관이었습니다. 부모님이 무학인 애들 손들어보라고 하면서
“무학은 배운 게 하나도 없는 사람들이다.”
라며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배움이라는 것이 꼭 학교에서만 있는 것은 아닐진대, 나는 저런 식의 발언을 하는 선생님이 대학을 나와 학식은 있을지언정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으로서의 기본은 안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말을 그렇게 해야만 했는지,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그 상황에 손을 들어야 하는 어린 학생의 마음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다면 그러면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 내가 느낀 부끄러움과 수치심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가슴에 맺혀있습니다.
우리 부모님들은 모두 친구들보다 연세가 훨씬 많아서 가끔 학교에 오실 때 엄마가 아닌 할머니냐고 물어서 너무 창피했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지 엄마도 알았을 것입니다.
“넌 엄마가 창피하니?”
라고 물으시는 엄마에게 나는 차마 아니라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철이 든다고 하는데, 그 당시의 어린 나에게는 젊은 엄마들 사이에 덩그러니 끼어있는 엄마의 초라한 모습이 너무 부끄럽고 싫었습니다.
엄마는 다 잊었겠지요? 그게 부모의 마음인가 봅니다.
자식이 잘못한 것은 잊어버린 채, 그저 다른 엄마들처럼 엄마가 잘나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정말 나를 미치도록 미안하게 만드는 그 마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