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공포의 키오스크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나요? 요즘 카페나 식당에서 주문할 때 키오스크를 이용해야 하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전에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긴 줄에 다소 불편함을 보이는 사람들 앞에 키오스크로 주문하려고 쩔쩔매시는 어르신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당연히 의식하셨을 거고, 기계를 다루는 것이 서툴러 더 당황해하고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고, 오히려 스스로 주문하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으나, 그게 누구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봤습니다. 다행히 뒤에 서 있던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분이 친절하게 대신 주문을 마무리해주는 모습을 봤습니다. 속으로 ‘아, 다행이다.’ 하는 생각과 함께 ‘저도 서툴 때가 있으니 혹시라도 절대 부끄러워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잘 안되고 서투른 분들이 계시면 불평하는 표정이나 한숨 대신 먼저 다가가 도와주려는 작은 배려의 마음이 간절해지는 때입니다. 편리하게 이용하라고 만든 기계가 공포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기다려주고, 서로서로 배려하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한번은 이런 적도 있었습니다. 식당에 들어왔던 할아버지께서 주문하려고 식당에서 일하시는 분을 부르셨습니다.
“여기 멸치국수 하나 주세요.”
라고 하시는 할아버지에게 직원분은 퉁명스러운 말투로,
“주문은 저기 키오스크로 하세요.”
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난감해하시며 그냥 나가시려는 할아버지를 대신해 주문을 도와드린 적이 있습니다. 어려운 주문도 아니고 간단하게 멸치국수 하나를 주문하기가 어려워서, 아니 생소한 기계를 다루는 것이 두려워서 그냥 나가시려는 할아버지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물론 주문을 어려워하시는 어르신들을 대신해서 카운터에서 따로 주문받는 가계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곳이 다 그렇지는 않더라는 것입니다. 다행히 친절한 주인분을 만나면 별일 없이 지나갈 일이겠지만, 혹시라도 불친절한 종업원을 만나거나, 잠시도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참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만났을 때 그분들이 느껴야 할 부끄러움은 어떠할지 생각해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