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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의 경쟁 상대일까?

경쟁상대의 진짜 의미

by 누루


상품의 기획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개발에 들어가기 전에 놓치면 안 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경쟁 상대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모든 유사군 상품들이 경쟁상대이고, 내 것만 잘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경쟁 상대를 명확하게 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경쟁 상대가 있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쟁 상대를 무찌르고 이기기 위해 정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경쟁상대가 필요한 이유는 경쟁 상대가 내 상품의 임계점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넘어야 할 커다란 산이자 기준점이 되는거죠.


왜냐하면 그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내 잠재적 고객이고, 나는 그 고객들을 빼앗아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왜 고객들은 그 상품을 구매할까요? 도대체 어떤 부분이 좋아서 일까요? 그 상품은 어떤 부분이 부족할까요? 능가할 수 있는 부분이 뭘까요?

이처럼 경쟁 상대의 장점은 내 것으로, 단점은 개선함으로써 내 상품의 가치를 끌어올릴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구체적인 벤치마킹 대상이자 개발 과정에서의 길잡이가 됩니다. 어떤 특성을 담을지, 어떤 구성을 할지, 어떤 디자인 톤으로 갈지, 어떤 키 메시지가 있는지 등 모든 것이 전부 참고자료가 됩니다. 따라서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여주기도 하고 좋은 레퍼런스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누가 내 경쟁 상대일까요?

제 경험으로 경쟁 상대는 높고 구체적으로 설정할수록 도움이 됩니다.

보통 시장 내에서 유사한 수준의 상대를 설정하게 마련인데요. 고만고만한 대상을 경쟁 상대로 설정하면, 내 상품도 고만고만한 수준에 그치게 됩니다.

말씀드렸다시피 경쟁 상대는 정말 이기고 비교하기 위해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목표 지점을 정하는 기준점입니다. 그러려면 어중간한 상품이 아니라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고객을 만족시킨 검증된 수준의 상품을 목표로 삼아야겠죠. 그리고 그 검증된 상품보다 더 나은 상품이 바로 나의 진짜 목표 지점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업계에 국한될 필요 없이 고객을 중심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냉동 치킨을 만든다고 하면 경쟁 상대는 냉동 치킨만이 아닌 모든 치킨 브랜드 중 나의 컨셉과 가장 비슷한 대상을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대신 "그 배달 치킨을 시켜 먹는 고객들을 뺏어올 냉동 치킨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겁니다. 냉동 치킨에서만 경쟁하려고 하면, 사고가 그 안에 갇혀서 다른 방법이나 가능성을 찾기 어렵게 됩니다.


간편식을 만든다고 하면, 맛이 가장 중요하겠죠. 그러면 레스토랑의 고급요리를 타깃으로 해도 좋습니다. 당연히 공장형 생산의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욕심을 내는 과정에서 어느새 다른 간편식들의 수준을 능가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경쟁상대는 내가 넘어야 할 높은 산이자 목표 지점이 되므로, 되도록 높고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훌륭한 상품보다 내 상품을 더 좋은 상품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심입니다. 고객은 좋은 상품을 다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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