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상품과 사랑에 빠지지 말라
상품을 만들면서 가장 조심해야 하는 한 가지가 있습니다. 제가 자주 경험했던 것인데요. 상품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정성을 들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점차 상품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디어 단계에서 상품화를 결심하는 과정부터 상품을 한 단계씩 진행시켜 나가다 보면, 자기 자식처럼 마냥 사랑스러워 보이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입니다.
물론 부모의 마음처럼 상품을 사랑하는 마음은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고슴도치도 예뻐 보이는 것처럼 판단의 객관성을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고 큰 문제입니다.
상품 개발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이제는 내 주관적인 판단으로는 부족해지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다수의 의견이 필요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 함께 개발하는 동료들이나 상사 또는 우리가 상품을 팔고자 하는 잠재적 고객들을 대상으로 미리 의견을 듣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개발 과정에서는 모든 의견이 전부 객관적인 검증의 과정이고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100% 자신 있게 만들어낸 완벽한 샘플인데도 부정적인 비판의 의견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때 지나친 사랑은 독이 됩니다. 일부의 부정적 의견이 생겼을 때, '일부니까', '개인 취향이니까' '저런 고객한텐 안 팔면 되지'와 같이 생각하고 말아 버리는 거죠. 그동안 공들인 상품이 부정적 의견을 들으면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판단을 듣는 것도 사람인지라 싫을 수 있고요. 그러나 상품이 실제 시장에 나갔을 때, 고객의 평가는 훨씬 더 냉정합니다. 출시하기도 전부터 방어적인 스탠스를 지니면, 결코 좋은 상품이 나오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향후 고객의 반응을 미리 예측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기는 게 좋습니다. 일부 고객들은 이런 부분에서 안 좋게 느낄 수 있겠구나, 하고 부정적인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어떻게 상품에 반영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만약 개선이 힘든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면 불만을 완화할 수 있도록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좋습니다. 가령, 호불호가 있는 주관적 정도인 '매운맛'의 경우, 패키지 또는 상세페이지에 설명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주는 방식으로 매운맛 불호인 사람들에게 미리 인지시키는 것입니다.
실제 시장은 훨씬 냉정합니다. 오히려 부정적인 의견들은 예상되는 문제와 상품의 개선점을 발견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따라서 상품과 섣불리 사랑에 빠져 객관성을 잃는 것을 경계하고,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의견을 두려워하고 피하면 안 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히려 비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상품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합니다.
아무리 긴 과정을 통해 개선하고 개선하여 내 눈에 완벽한 상품을 출시하더라도 사실상 완벽한 상품은 없습니다. 상품이 살아남으려면, 살아있는 한 지속해서 피드백받고 수용하고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진화해 나가야 합니다. 진화는 상품의 운명입니다. 진화하지 않으면 사라집니다. 시장과 고객은 결코 한 상품에 정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