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을 모으고 싶었다
최근에 신문을 보면 연금 부자들의 이야기가 많아졌다고 느낀다. 그만큼 연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졌다는 의미인 것 같다. 신문에 나온 기사를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부럽다', '나는 언제나...'와 같은 상대적 박탈감이다.
3억, 5억, 10억 같은 숫자들을 보면 1억이라는 숫자는 정말 하찮을 만금 작게 느껴진다. 맘만 먹으면 1억 쯤은 쉽게 모을 수 있을것 같기도 하다.
1억이라.. 1억...
처음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 IRP 계좌를 개설했다. 그 당시에는 연말정산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당해 연도 한도를 채우기에도 급급했다. 한도를 채우고 세금혜택을 받아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짜릿했다. 공돈 생기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무슨일이 있어도 한도를 채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날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을 하는 와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직장인으로 연말정산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이 얼마나 될까. 내가 직장생활을 최대 30년 동안 한다고 가정을 해도 이미 반 이상이 흘러간 상태였다. 연말정산 세액공제 한도 금액은 2023년부터 900만 원으로 증가했다. 2022년까지 50세 미만은 한도가 700만 원까지였다.
만약 700만 원 세액공제 한도만큼 적립해서 1억을 모으려면 14.3년이 걸린다. 900만 원으로 계산해 보면 11.1년이 나온다. 매년 900만 원의 한도를 채우려면 매월 75만 원씩 연금계좌에 불입해야 한다. 900만 원 한도를 채우면 총 급여가 5,500만 원 미만인 사람의 경우 최대 1,485,000원을 돌려받게 된다(근로소득만 있는 경우). 12개월로 나눠보면 매월 123,750원이다. 즉, 매월 75만 원 저축하면 123,740원을 돌려받는 것이다. 이렇게 계산해 보니 결과적으로 무조건 활용해야 하는 제도였다. 내가 어떤 투자를 해도 아무런 리스크 없이 매월 16.5%의 수익을 얻을 자신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연금저축 납입한도인 1,800만 원이 눈에 들어왔다. 세액공제만큼의 높은 혜택은 아니지만 나름의 세제혜택이 주어진다(뒤에서 자세히 설명할 예정임).
출처: 신한투자증권
"나라에서 한도가 주어지는 상품은 다 이유가 있고 무조건 그 한도 먼저 채워야 한다'라는 존리 대표의 말이 생각났다. 채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매년 연금저축 1,800만 원을 채우려면 매월 150만 원씩 불입해야 한다. 연금저축은 연금수령 연령이 만 55세 이상이다. 매월 150만 원을 55세까지 묶어두기엔 불안하다. 그전에 급한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 그러다 나중에 알게 됐다. 연금저축계좌에 매년 1,800만 원을 불입한다고 해서 55세까지 사용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뒤에서 설명할 예정임). 그걸 알고 나니 어떻게든 1,800만 원을 채우고 싶어졌다.
150만 원은 정말 큰돈이다. 이 큰돈을 매월 연금저축에 불입하려면 허리띠를 조르고 또 졸라 매야 한다. 개미허리가 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 150만 원을 매월 불입하면 1년에 1,800만 원을 채울 수 있다. 1년에 1,800만 원은 이렇게 채우기가 힘들다. 1년에 1,800만 원을 채우기는 이렇게 힘든데 이걸 10년을 하면 1억 8천만 원이 된다. 20년을 모아도 3억 6천만 원이다. 희한하게 불입할 때 1,800만 원은 너무 큰돈인 것 같은데 수령할 때 1억 8천은 작은 돈으로 느껴진다.
마음이 급해졌다. 이미 나는 늦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부터 매년 1,800만 원씩 모아도 1억을 모으려면 6년이 걸린다. 그러다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되긴 했다. (뒤에서 자세히 설명할 예정임)
연금저축으로 1억이 되려면 매월 58만 원씩 15년, 75만 원씩 11년, 150만 원씩 6년을 불입해야 한다. 근데 만약 첫 직장에 취직했을 때부터 불입한다면 매월 28만 원이면 된다. 앞으로 30년은 직장을 더 다닐 수 있을 테니까.
두서없는 생각이었지만, 결론은 역시 하나다. 연금저축으로 1억이 되려면 최소 6년은 걸린다. 그렇기에 일단 하루라도 빨리 가입해야 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나이가 들수록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나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