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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색깔별로 효과가 다른 바나나 활용

바나나, 그냥 드시면 안 됩니다. 

요즘 과일값 정말 만만치 않죠? 최근엔 사과값이 너무 비싸서 금사과로 불리기도 했죠. 그중에서 그나마 바나나가 좀 살만한 과일인데, 또 씻거나 깎지 않아도 되니 편리함이 더해져 인기가 있습니다. 녹색일 때 사 두었다가 노랗게 익거나 검은 반점이 생기면 먹게 되는데, 이젠 그렇게 먹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색깔별로 효과가 다르니까요. 바나나 색깔별 효능, 아는 만큼 더 건강해질 수 있답니다. 


녹색 바나나의 핵심은 혈당을 안정화시키는 저항성 녹말(resistant starch)입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쌀밥보다는 잡곡밥을 권하는 첫 번째 이유가 혈당 때문인데, 포도당으로 소화되는 속도가 늦기 때문입니다. 소장을 지나 대장에서 소화, 발효되는 탄수화물이라 소화속도가 느려서 혈당이 빠르게 오르는 걸 잡아줘서 안정화시키죠. 이런 역할을 하는 탄수화물을 저항성 전분이라고 하는데, 녹색일 때의 바나나는 잘 익었을 때보다 저항성 전분이 20배나 많습니다. 그래서 녹색바나나의 혈당지수는 30이고, 노란색으로 익으면 58이 됩니다. 

2019년 영양전문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따르면 녹색 바나나를 하루 1개씩 챙겨 먹으면 설사, 변비 등의 장 질환을 개선하고 대장암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고 했습니다. 녹색 바나나에 풍부한 저항성 전분과 식이섬유 펙틴의 효과 덕분인 거죠. 


역시 하루에 1개의 바나나로 위장에 관한 암발병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영국 뉴캐슬대와 리즈대 공동 연구에서 나왔습니다. 역시 잘 익지 않은 녹색 바나나일 때 해당되는 말이죠. 

하지만 과민성 대장 증후군처럼 장이 예민한 상태라면 저항성 녹말이 풍부한 음식은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가스 때문에 복부팽만이나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장이 건강한 사람에게는 장을 건강하게 해주는 프리바이오틱스(유산균의 먹이) 역할로 장을 더 건강하게 해 주지만, 장건강이 약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는 거죠.


또 결정적으로 다이어트 중이라면 녹색일 때 먹어야 합니다. 소화가 천천히 된다는 건 포만감을 길게 유지해서 식욕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니까요. 만약 다이어트 할 때 잘 익은 달콤한 바나나를 먹는다면 생각과 달리 살이 더 찔 수 있습니다. 바나나를 색깔별로 잘 구별해서 먹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 이제 단맛이 많이 올라온 노란 바나나는 어떨까요?

녹색 바나나에 풍부했던 저항성 전분이 당으로 일부 전환이 된 상태라서 위장과 소장에서 녹말 흡수가 잘 됩니다. 그래서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소화불량인 분들이 드시기 좋은 상태이죠. 녹말 흡수가 빠른 만큼 뇌에 포도당도 빨리 공급되고, 당분 덕분에 피로감도 개선되죠. 


피곤하거나 우울할 때 달달한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금세 좋아지는 경험 있으세요? 실제로 느낌이 아니고, 이건 호르몬 때문입니다. 노란 바나나 속 트립토판이 이런 기능을 해주죠. 트립토판은 세로토닌을 만드는 재료가 되는데, 세로토닌은 우울증이나 불안감을 낮춰주는 성분입니다. 여기에 더해 세로토닌은 밤에 멜라토닌을 만들어 내서 수면을 도와주게 됩니다. 정리해 보면 트립토판이 부족하다면 낮에는 우울감과 불안감, 밤에는 수면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일부러 트립토판 보충제를 챙겨 먹는 분들도 계실 정도죠. 노란 바나나에는 이런 트립토판이 풍부합니다. 그러니 스트레스지수가 높거나 우울감, 불면증으로 불편하시다면 노란 바나나 하루에 1~2개씩 강력 추천합니다. 


노란 바나나에 들어있는 또 하나의 특별한 성분은 바로 칼륨입니다. 100g당 335mg 들어있는 칼륨은 사과보다 4배 정도나 많은데, 이게 요즘 헬스맨들에게 아주 유용합니다. 칼륨이 운동 수행능력을 높이고, 운동 후의 근육경련을 예방해 주기 때문이죠. 그러니 등산이나 헬스 중 근육에 쥐가 나거나, 근육경련이 잦다면 노란 바나나 잘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또 칼륨은 몸속에서 나트륨과 결합해서 배출되는 특성으로 혈압을 조절하는데 좋습니다. 하루에 노란 바나나를 2개씩 먹을 경우 혈압이 10% 떨어졌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다른 과일보다 혈압조절 효과가 뛰어나죠. 평소 짠 음식을 즐겨 먹는다면 몸이 잘 붓게 되는데 입맛을 바꾸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조금씩 조절하시면서 잘 익은 바나나도 챙겨 드시는 게 좋겠습니다. 


자, 이제 드디어 ‘슈가 스폿’이 올라오는 갈색반점 바나나입니다. 단 맛이 한층 더 강해진 갈색 반점 바나나의 핵심은 면역력 강화입니다. 일본 테이쿄 대학(Teikyo University) (약학부 야마자키 마사토시(Yamazaki Masatoshi) 박사) 연구에 따르면 잘 익은 바나나는 면역 자극 물질인 ‘렌티난’을 갖고 있어서 암세포와 비정상세포를 공격하는 ‘종양괴사인자(TNF)’를 만들어 내죠. 그러니 면역력을 높이고 싶다면 갈색 반점 바나나가 딱입니다. 식이섬유 역시 풍부한 상태라 배변에도 도움이 되죠.  그런데 이 시기의 바나나는 단 맛 덕분에 혈당을 크게 올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이어트 중이거나 당뇨가 있다면 피해야 하는 거죠. 또 완전히 갈색으로 변해서 속살이 물러질 정도라면 몸에 좋은 영양성분은 대부분 파괴된 상태니까 이 때는 먹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바나나의 그 밖의 활용법]

1. 고혈압: 노란 바나나에는 칼륨이 풍부해서 혈압조절에 도움이 되는데 이때 멜론과 같이 먹으면 더 좋습니다. 둘 다 칼륨이 풍부하답니다. 

2. 운동 후 근육경련: 노란 바나나 역시 운동으로 생긴 잔열을 내려주고 근육 염증을 회복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여기에 파인애플을 같이 먹으면 그 효과가 증폭됩니다. 파인애플 속의 브로멜라인 효소도 운동 후 생긴 근육의 피로해소를 도와서 통증에 도움이 되니까요. 바나나와 파인애플을 갈아서 운동 후 드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겁니다. 

3. 배변에 도움: 잘 익은 갈색 반점 바나나의 풍부한 식이섬유와 키위가 함께 하면 장건강과 배변에 도움이 됩니다. 키위의 펙틴과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니까요. 배변으로 힘드시다면 키위, 바나나 주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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