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들을 수 없는 영역의 소리로 말하는 돌고래나. 고주파 진동을 이용한 가습기나 세척기 등에 사용되는 용어로 익숙하실 겁니다. 이외에도 우리 몸 안의 구조를 확인하기 위한 검진 방법으로도 많이 사용하는데요, 주로 태아의 상태를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엄마의 배를 통해 3~5 MHz의 초음파를 보내어 배 안에 있는 태아의 뼈나 피부, 엄마의 태반과 양수 등의 다양한 매개체들과 반사하거나 투과하는 속도의 차이를 이용해서 시각화합니다. 이와 같이, 우리 몸을 투과하는 원리로 근육의 통증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리치료용' 초음파도 있습니다. 1~3 MHz를 이용해서 통증이 있는 부위에 접촉하면 깊은 근육에 전달되는 진동으로 열을 발생시켜서 통증을 없애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뭔진 모르지만 차갑고 끈적거리는 액체를 아픈 부위에 바르고, 예전 전화기의 수화기처럼 생긴 쇠기둥으로 아픈 부위에 대면, 차가워서 깜짝 놀라다가, 점차 따뜻해지던 그 치료가 바로 물리치료용 '초음파'입니다. 분명 아무런 느낌이 없는데, 물리치료사가 빙글빙글 돌리고 있으니 무언가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게 뭔가 싶었던 분들에게 초음파의 원리와 사용 방법으로 이해를 도와드릴게요.
다들 한 번쯤 경험해 보셨죠?
초음파는 역압전효과를 이용해서 발생시킵니다. 먼저 압전효과에 대하여 알아보면, 글자 그대로 ‘압’력을 통해 ‘전’류를 발생시키는 원리입니다. 예를 들어 전자식 체중계의 경우 압력의 양과 변형의 양이 비례한다는 훅의 법칙(Hooke’s law)을 이용합니다. 가해진 체중에 의한 압력으로 체중계에 있는 탄성체를 변형시키고, 이 변형에 대한 저항값을 측정하여 출력되는 전류로 체중을 알 수 있습니다.
많이 보던 구도죠?
역압전효과는 압전효과와는 반대로 ‘전’류를 통해 ‘압’력을 발생시키는 원리입니다. 예를 들어 스피커와 같이 마이크를 통해 들어온 소리의 진동이 교류전류로 변환되는 압전효과를 통해 음성 코일(voice coil)로 흘러 들어가고, 이 코일에 흐르는 전류는 스피커의 진동판을 진동시켜서 역압전효과를 통해 소리를 전달하게 됩니다. 초음파도 역압전효과를 이용해서 일반 60Hz 교류전류를 진동회로에서 고주파전류로 변환하고, 동축케이블로 이동시켜 변환기(위에 언급했던 수화기를 닮은 쇠기둥)에 있는 압전재를 진동시킵니다. 이러한 고주파 진동이 피부와 지방을 지나 깊은 근육과 뼈까지 전달되어 열을 발생합니다. 핫팩과 같은 피부에 직접적으로 열을 가하는 치료는 피부에 열 감수기가 많아서 열을 잘 느낄 수 있지만, 초음파는 뼈 근처 깊은 근육에 열을 전달하기 때문에 열이 잘 느껴지지 않는 것이죠.
소리는 공기분자의 진동으로 우리 귀로 전달되죠.
하지만, 초음파 치료기를 바르게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쾌한 느낌이 날 수도 있습니다. 요즘 가정용으로도 많이 나오고 있는 초음파 치료기 사용 방법에 대해 알아볼게요.
1. 초음파 치료기를 사용할 때 항상 변환기를 움직여야 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초음파 치료기에서 설정한 주파수로 일정한 고주파 진동이 변환기를 통해서 나오지만, 치료 부위와의 고주파 진동이 닿는 거리에 따라 파장이 달라집니다. 치료 부위에 파장이 다른 두 파장이 치료 부위에 닿으면 진동이 감소하지만(상쇄간섭, destructive interference), 파장이 같은 두 파장이 치료 부위에 닿으면 진동이 증폭되어(상보간섭, constructive interference) 과다한 열 발생으로 피하조직 손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주로 변환기 테두리에 열의 집중이 일어나서 화상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항상 변환기를 움직여야 합니다.
두 번째 이유는 한 치료 부위에 고정해서 사용할 경우, 초음파에서 나오는 파장(입사파)과 치료 부위에서 반사되는 파장(반사파)이 중첩되어 발생하는 정상파(standing wave)가 발생합니다. 정상파는 초음파의 진행을 멈추고, 진동이 한 부위에 과다하게 발생하게 되어 열 집중이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변환기는 치료 부위 주변으로 움직이면서 초음파를 한 부위에 머물지 말아야 합니다.
저 변환기의 테두리가 빨간 거 보이시죠?
2. 초음파 치료기를 사용할 때 변환기와 치료 부위는 수직으로 만나야 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초음파는 공기에 99.9% 반사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변환기와 피부 사이에 공간이 생긴다면, 변환기에서 나오는 초음파가 피부로 가기 전에 공기를 만나서 다시 변환기로 반사되므로 변환기에서 발생한 진동이 다시 변환기로 이동하여 변환기에 열 발생이 집중됩니다. 게다가 손과 같은 얇은 조직은 손등을 통해 전달된 초음파가 손바닥으로 뚫고 나와 공기와 만나 다시 손바닥으로 반사될 수 있어서 손바닥에 이중으로 초음파가 집중되어 피부의 통증을 발생시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변환기와 치료 부위의 수직선을 기준으로 15도 이상 변환기가 기울어지면 굴절이 일어나서 치료 부위로 들어가지 않고 피부 경계면으로 반사되어 피부 손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피부 안으로 들어간 초음파는 뼈막에서 다시 한번 반사하기 때문에 비스듬하게 들어간 초음파가 뼈막을 자극시켜서 뼈막 통증이 일어납니다. 한 번씩 순간적으로 따끔한 느낌이 바로 뼈막 통증입니다.
그래서 앞에서 이름을 몰랐던 차갑고 끈적거리는 액체인 겔(gel)이라는 물질을 사용해서 변환기와 치료 부위 사이의 간격을 없애고, 공기의 침투를 막고, 초음파가 피부로 통하는 저항을 줄여서 근육과 같은 깊은 부위로 잘 전달하게 합니다. 어르신들은 바르는 겔을 파스와 같은 바르는 치료제라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겔은 초음파가 잘 전달되게 하기 위한 매개물질일 뿐입니다. 그리고 피부와 초음파가 수월하게 수직으로 배열될 수 있도록 초음파 손잡이와 초음파 변환기가 전화기 수화기처럼 90도로 꺾여 있는 것도 그러한 이유입니다.
알고 보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군요~
앞으로 물리치료를 받으실 때, 아무런 느낌이 없다고 치료를 의심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안전과 아픈 부분의 통증 완화를 위해 변환기를 어렵게 수직으로 유지하며, 힘들게 계속 움직이고 있는 물리치료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