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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환 예비작가 Nov 29. 2023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

나를 믿어라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 난 지친 내 몸과 마음에 하루를 시작할 기력이 없다.

언제부터였는지도 모른 체 긴 시간을 나는 지쳐 하루를 무기력하게 흘려보내고 있었다.

누군가 지금 힘든 시간에 지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를 알아주길 바라지도 않는다.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듯 무엇인가 소리치고 있지만 그 메아리를 난 들을 수가 없었다.

귀 기울이면 들리겠지만, 아무리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는다.

분명 머릿속에 메아리치듯 무엇인가 계속 울려 퍼지는 것을 느끼지만, 난 아무리 귀 기울이고 들으려 해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어쩌면, 내가 알아듣지 못하길 바라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내가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인지 모르겠다.

지금 내 안에 울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무기력한 하루를 흘려보내고 있다.

그 의미 없이 흘려보내는 나의 하루가 여러 날이 되어 이젠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보낸 하루의 흐름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분명하지 않은 시간,

무기력하게 하루의 여러 날이 지나는 동안 나는 분명하고 선명하게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냥 모든 시간이 지금으로 끝내고, 여기에서 시간이 멈추길 바라고 있다는 것을 선명하게 떠오르고 있다.

내 주변에 사람들은 어떻게 하루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나는 보려 하지 않았고, 그들의 하루가 나에게는 어떤 의미도 없었던 하루이며, 그들이 내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 경계가 분명하지 않았으며, 보이지 않는 것인지 보려 하지 않는 것인지 그것도 역시 경계가 분명하지 않았다.

언제부터였는지 그 시작도 분명하지 않게 많은 시간이 지난 것은 알 수 있다.

지금의 내 몸과 마음이 무기력하게 지쳐 버린 것이 언제였는지 난 알 수가 없고, 기억하지도 못하고 있는 시간이었다.


아직도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는 소리에 머리가 아프고 무슨 소리인지 분명하지 않은 메아리에 머물러 벗어나지도 못하고 있다.

벗어나지 못하는 지금의 시간에 난 모든 것이 지금 시간에 멈추어 더 이상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딱 한순간만 모든 것에서 소리도 없이 소식도 없이 그냥 먼 곳으로 떠나고 싶다.

그 먼 곳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돌아오지 못하는 그 먼 곳으로 소리도 소식도 없이 떠나서 돌아오지 않고 싶다.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는 소리가 들리지 않기를 바라면서 아무 말도 없이 떠나고 싶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나를 찾지도 못하는 곳에서 소리도 소식도 없이 나를 알아보는 이도 없는 곳에서 먼 곳으로 가고 싶다.


이런 생각이 여러 날에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 생각으로 내 안에서 말을 한다.

내 안에서 말하는 그 소리가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는 것보다 더 선명하게 들린다.

난 그렇게 잠이 든다.

잠이 오지 않지만 잠이 들려고 한다.

이렇게 잠들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무엇을 내가 선택하고 행동하는지 그것도 분명하지 않는 생각에 난 그저 무기력하게 흐르는 나의 하루를 이쯤에서 멈추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누군가 소리 내어 나를 일으켜 세우기 전까지 난 잠이 들어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고 다시 눈을 떴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난 알 수 없는 눈물과 미안함에 고개를 들지도 못했다.

난 아무런 소식도 없이 떠나고 싶었는데, 누군가 나를 일으켜 세우려 했고, 난 다시 무기력한 의미 없는 하루의 시간들을 다시 보내게 된 것 같아 더욱 힘들어진다.


보려고만 했다.

이전에 들리든 메아리는 아직도 내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고 있으며, 내 안에서 분명하게 들리던 그 소리마저 흐려져 들리지 않는다.

내 안에서 울리던 그 소리들이 보이지 않는데, 볼 수도 없는데 왜 지금 내 안에서 계속 울려 되는 것인지 난 그 답을 찾을 수 없었다.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고, 익숙한 듯 정해진 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보이는 것에 의지하며, 그 보이는 것에 내 모든 시간을 보내왔다.

내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메아리는 어떤 순간에도 보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그 메아리를 들으려 했지만, 듣기보다는 내 눈으로만 보려 했었고, 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고 하니 그 메아리가 들리지 않았던 것이다.

내 눈으로 메아리를 보려 하지 않고, 이젠 들으려 하니 내 마음이 아파왔다.


내 마음은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난 내 마음을 보려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까지 모든 순간에 난 어떤 결정을 해도 내 눈으로 보이는 순간과 그것이 내 마음이라 생각했다.

내 마음이 함께해서 내가 결정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보이지 않았기에 난 그렇게 함께한다고 생각하며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다.

보려 하지 않아도 보인다고 생각했다.

내 발걸음이 항상 내 보이지 않았던 마음이 함께 한다고 믿었었다.

그 믿음이 확신이었기에 난 애써 보려 하지 않았다.

내 보이지 않았던 마음이 나와 같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은 나에게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다.

난 그래서 보려고 하지 않았다.

지쳐가는 내 마음을 난 보지 못했다.

보이지 않았기에 난 마음에게 소홀하게 대하였으며, 그 마음이 말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난 건강하니깐 보이지 않는 내 마음도 건강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지나친 확신이 있었다.

그 지나친 나의 확신이 어떠한 근거도 없었고, 그 불안전한 확신이 내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지 못하게 내 눈과 마음을 가려버렸던 것이었다.

무엇이 나를 확신하게 만든 것인지 이유도 모른 체 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 잃어버린 믿음으로 내 마음이 힘들어 말라가고 있다는 것을 난 보려 하지 않았고, 그렇게 나의 마음을 나는 보지 못했다.

분명하지 않는 나의 확신이 내 마음속 메아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 정확할 수 있을 것이다.


소리 지르다.

나의 거만함과 오만함으로 내 보이지 않는 마음에게 무책임하고 무관심에 상처 주고 있다는 사실을 난 알지도 못했고 보지도 못했다.

보이지 않았던 내 마음이 아파하고 지쳐버린 지금에서야 내 몸이 힘들어졌고 아파하고 있다.

내 몸이 아파하고 힘들어져서야 보이지 않았던 내 마음을 살피려 한다.

내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던 그 소리가 보이지 않는 것에 믿음을 가지고 들으려 하니 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보이지 않았던 내 마음이 나에게 소리친다.

내가 더 이상 어떻게 더 보여줘야 하냐고 소리친다.

내가 더 이상 어떻게 더 기다려줘야 하냐고 소리친다.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보려 하지 않았던 내 마음이 내가 봐주길 기다리고 있었던 것을 난 모른척했고 괜찮은 척했다.

보이지 않았던 내 마음에게 필요하지 않았던 확신과 자만심으로 감싸진 오만함으로 너를 보려 하지 않았다.


보지 않았던 보려 하지 않았던 내 마음에게 이제는 믿음으로 보려 한다.

언제나 내 안에 그 자리에서 머물러 있었던 것을 소식도 없이 소리도 없이 떠나려던 내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이 생기면서 시간이 멈추기보다는 시간과 함께 흐르려 한다.


긴 잠을 원했던 나에게 누군가의 작은 흔들림으로 내가 보지 못하고 보려 하지 못한 것에 대해 믿음이 생길 수 있게 나를 일으켜 세워줬다.

이제는 내가 보지 못하고 보려 하지 않았던 것을 믿으려 하며, 그 메아리를 믿음으로 들으려 한다.

멈추어진 시간을 선택하기보다는 흐르는 시간에 나를 동승하듯 같이 흘러갈 것이다.

메말라 가는 내 마음을 보려 하고 믿으려 한다면 다시 건강한 메아리로 나에게 말해 줄 것이다.

그 말이 무엇인지 지금부터 기다려 보려고 한다.

내가 정답을 정하지 않고 믿음으로 기다린다면 분명 나를 세상 밖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그것이 보이지 않았던 내 마음을 믿으면 나를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메아리로 들리듯 말해줬기 때문이다.

믿어야 한다.

그 믿음이 나 자신에게 보이지 않았던 또 다른 나 자신을 내 안에서 머물고 있기에 이제는 믿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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