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방식
오늘 친구와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전시관에 들어가 작품들을 구경하는데, 각 작품들에 들어가 있을 의미들이 궁금해 서로 작가가 ‘이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혹은 ‘어떤 의미들을 담고 있는 것일까’ 하는 그런 이야기를 나누며 작품들을 감상했다. 그런 이야기를 하며 우리는 각 작품들에 들어가 있을 작가의 의도와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찾기 위해 작품 설명들을 정독해 나갔다. 그러다, 옆에 있던 커플 중 한 명이 “작품은 제목과 설명을 덧붙임으로써 완전한 작품이 되는 것 같아. 작품설명에 따라 그 작품을 받아들이고 보는 시선이 달라지기 때문에 결국 예술작품은 어떻게 보면 제목과 작품 설명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할 수 있는 것 같아”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음.. 그렇지.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잖아? 작품에 설명을 덧붙임으로써 작품이 완전해진다고 할 수 있지. 그만큼 어떤 의미 부여를 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지. 암 그렇고말고.’라는 생각을 하며 친구와 조용한 공감을 했다.
그러다 2층으로 올라가 이어서 관람을 하는데, 내 옆에 있던 어떤 한 남자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 왜 사람들은 작품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어. 다들 꼭 작품은 어떠한 의미와 설명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굳이 항상 의미가 있어야 할까? 의미와 설명이 없는 작품들이 있을 수도 있고, 작가가 무언가 말을 덧붙이고 싶지 않을 수도 있잖아? 그런데 왜 항상 설명과 의미 부여는 필수적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나는 그게 이해가 안 돼”라는 말을 했다. 그 말에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나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한 기분을 느꼈다. 이제껏 아니, 방금 전까지도 작품에 들어가 있을 어떠한 의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내 모습이 떠오르며 그동안 나는 ’모든 예술 작품에는 의미가 있어야 해!’라는 편협한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생각해 보면 방금 내 옆에 있던 남자가 하는 말도 너무나 맞는 말이었다. 굳이 이유가 있어야 할까? 의미가 없다는 것은 이상한 것이고, 용납할 수 없는 무의미에 어떠한 의미든 의미를 붙어야만 맞는 것일까. 하지만 그 남자의 말을 곱씹어 생각해 보니 아니었다. 없으면 어떠할까? 작가가, 창작자가 딱히 아무런 의미도 담지 않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도, 만들고 싶을 수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난 그것을 불과 10분 전까지도 깨닫고 있지 못했었다. 그래서 친구와 나는 그 남자의 말을 조용히 듣다 서로 눈이 마주치자마자 작게 고개를 끄덕거려 버렸다. 우리의 이 끄덕거림은 그동안 편협한 사고에 대한 반성이며 타당한 의견에 대한 공감이며 명백한 사실임에 감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