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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 Mar 15. 2024

친근감의 표시

주절거림

평상시에는 아무렇지 않다가 문득 주변사람들에게 이름이 불릴 때면 그것이 새삼 좋을 때가 있다. 이것은 바로 나와 일정 거리 이상으로 가까운 사람들에게만 허용되는 친근감의 표시이자 아무에게나 허락되지 않은 일종의 선.  그 선을 넘은 사람들이 내게 애정이 담긴 목소리로 성을 제외한 나의 이름을 불러 줄 때면 난 내 이름이 이렇게까지 달콤하고 좋았었나 라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평상시에는 아무렇지 않다가도 종종 그렇게 상대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전해져 오는 그들의 애정과 사랑이 느껴질 때면 괜히 마음 한 구석이 간지러워지고 따뜻해진다. 하루종일 딱딱한 음조로만 불리던 내 이름이 그들의 입에서 부드럽게 흘러나올 때면 황홀감에 빠지기도 한다. 분명 아까 전까지는 싫던 내 이름이 갑자기 좋아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 평생 수 천 번도 더 불릴 이름 가운데 이렇게 따뜻한 음성으로 불리는 순간이 단 한 순간이라도 있다면 나는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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