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을 하다.
드디어 퇴원하는 날이 잡혔다. 피부이식한 부분이 잘 붙지 않아 '혹시 퇴원을 못하면 어쩌나'하고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두 달 가까이 병원에 있는 동안 엄마랑 한 약속이 있었다. 바로 창 밖에 보이는 유니클로에 가서 새 옷 입고 집으로 가는 것. 마침 봄이고, 우리는 옷이 없으니까 저기서 옷을 사 입고 나가면 얼마나 딱이냐며 둘이서 호들갑을 떨었더랬다.
나의 원대한 계획을 방해한 건, 한 신입 간호사분이었다. 링거로 맞는 진통제가 안 맞아서 항상 엉덩이 주사로 맞았는데, 전달받지 못한 건지 새벽에 와서 링거에 진통제를 넣고 가신 거였다. 아침 재활 치료를 가서는 어지러워서 치료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결국 유니클로는 무슨, 차에 겨우 실려 집으로 돌아갔다.
병원에서의 짐을 정리하고, 아빠가 가져다준 옷으로 갈아입고 복도로 나왔다. 수간호사님이 "너무 고생했다."며 안아주시는데 눈물이 쏟아졌다.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엄마가 큰 소리로 "다들 너무 감사했습니다~ 감사합니다!"하고 외쳤다. 무슨 대선에 나가는 사람인양 호탕하게 소리치는 엄마를 보며 공감성 수치심을 느꼈다.......
아빠와 동생과 만나 차에 타서 집으로 출발했다. 어지러워서 눈을 감고 있다가 눈을 떴는데, 동네 벚꽃길을 지나가고 있었다. 벚꽃이 떨어질 때가 다 되어 흐드러지는데, 이제 정말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두 달이 꼭 꿈처럼 느껴졌다. 집에서 편안하게 낮잠을 자고 나니 진통제가 거의 다 빠져나갔는지 정신이 맑아졌다. 동생과 함께 벚꽃을 보러 나갔다. 강변에서 벚꽃을 바라보고 있자니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다. 드디어 집에 돌아왔다. 이제 진짜 다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