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FJ의 미친 한 해
1월, 회사 full time에 복귀했다. 졸업을 앞두고 논문을 고민하고 있다.
2월, ASCO. 세계에서 가장 큰 암학회 신청서를 작성하고 티켓팅을 했다. 항암제 연구 16년 만에 참석이라 기대된다.
3월, 논문을 쓰기로 결정, 논문 1 수업 신청
4월, 셀트리온 과제와 미국바이오텍 과제들 BD meeting참석
5월, ASCO 미국 시카고 출장
6월, 셀트리온 과제 진행
7월, 일은 일대로 논문은 IRB에 계획서 제출 완료
8월, 논문을 쓸 시간이 없다. 유럽 기관 개시가 시작돼서 더더욱 시간이 없다. 논문을 쓰지 못하겠다고 주임교수님을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했다. 다시, 꼭 논문을 써야겠다고 다짐완료.
9월, 여전히 회사일은 바쁘다. 미팅도 너무 많고 유럽에서 진행할 과제 하나 가 더 배정되었다.
10월, 논문 70페이지 완성. 하지만 지옥은 이제부터 시작
11월, 논문 예심 진행. 무사통과 하지만 내 논문은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상태
12월, 논문 본심 진행. 겨우 통과. 교수님들 간 관계, 수직상하, 상명하복 관계 속 논문 쓰기.
논문이 뭐길래. 한번 써보는 경험이라더니 다 거짓말이다.
회사는 회사대로 너무 바빴고
마지막 두 학기를 이 미친 스케줄 속에서 마무리하게 되어 엉망진창이 되었다.
우리 집 아이 둘은 불가피한 방치와 방임 속에 2학년, 6학년을 마쳤다.
이 와중에 첫째는 생애 첫 영어 스피치 대회를 나갔고, 자의로 전교학생회장 선거에도 출마했으며
같은 밤 남자아이 최서락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놀림을 당하고 학기말에 고건희에게는 고백을 받았다.
나는 엄마로서 아내로서 겨우 옆에 있었을 뿐이고
일과 공부도 지나고 보니 그리 썩 보람 있지도 않고 지치기만 오지게 지쳐버렸다.
세상만사 다 의미 없다.
공부? 오만방자한 인간이 더 오만해지는 시간일 뿐이다.
내가 석사졸업을 하든 석사 논문을 쓰든
세상은 그냥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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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논문 본심 마치고 눈물 콧물흘리던 시절 써놓은 일기인데, 지금 읽으니 너무 웃기다. 하하하
인생이 그런 것이다. 다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