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_쓸데없이 용감한
어느 평범한 오후, 어린이집 하원 차량이 우리 집 앞에 섰다.
오래된 다세대 주택 앞, 둘째가 잠든 새 수유복 차림으로 급히 내려온 나는 아이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차 문이 열리자마자, 첫째가 나를 보더니 다급히 소리쳤다.
“엄마! 절대 담배 피우면 안 돼요!”
반갑게 아이를 맞으려던 나는 이게 무슨 소린가 하며, "그래, 그래에." 했다.
"아니, 엄마!! 진짜로 담배는 피우면 안 돼요!" 간절하다는 듯이 소리를 꽥 지르는 아이를 보다가
차량 안의 안내 선생님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살짝 미소 지으며 나를 쳐다보셨다.
나는 원래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도, 그 웃음 속에 묘하게 담긴 ‘저 엄마는 피우시나 보다’라는 시선처럼 느껴져 괜히 얼굴이 화끈거렸다. 동시에 아이는 내 손을 꼭 잡고는, 곧 울 것처럼 어린이집에서 방금 배운 듯한 흡연의 악영향을 줄줄 외웠다.
“담배 피우면 폐가 시커메지고, 이가 다 썩고, 키도 안 커요! 엄마 죽으면 안 돼! 엄마는 건강해야 하니까 절대 안 돼요!”
나는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래에~, 엄마는 담배 안 피우는데." 말하고 나니 변명 같았다.
미소 짓던 선생님과 어린이집 차는 떠났고, 기분은 껄쩍지근했다.
그런데도 이 녀석은 멈추지 않았다.
마치 사명이라도 짊어진 듯, 좁은 골목을 따라 걷는 내내 금연의 필요성을 설교했다. 동네 사람들이 지나가며 뒤돌아볼 정도로 목청을 높여 계속 말했다.
"담배는 나쁜 거예요~!!"
마치 흡연 엄마가 된 듯한 기분으로 "알았으니까 그만해" 하며 종종걸음으로 들어왔다.
그날, 쓸데없이 용감해진 첫째가 당황스럽고 상황이 민망했지만 너무 웃겼다. 집에 들어와서 폭소를 터뜨렸다. 한편으론, 마음 따뜻했다.
아직 글자도 모르는 아이가 엄마의 건강을 염려하며 배운 것을 온 힘 다해 전하려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이 어린아이의 열정! 우리 가족 위험에 빠지는 나쁜 것은 막아야 하고,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은 지켜주겠다는 꼬꼬마의 큰 사랑.
아이를 키우며 엄마가 위로받는 이런 순간들이 온다.
그날의 우리 집 앞에 울려 퍼진 금연 캠페인은, 아이의 순수한 마음이 만들어낸 가장 사랑스러운 강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