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아서.

사소하게, 별스럽지 않게.

by 조효진


스물여덟의 나는 꽤나 마음에 여유가 있는 미용사였다. 핑계가 있는 자취가 아닌 정서적 독립을 했고, 일에서도 즐거움을 얻었다. 퇴근 후 티브이 앞에 앉아 치킨에 시원한 맥주를 먹을 때면, '아~ 나 잘살고 있구나 이런 게 행복이지.' 하는 생각도 했다. 이렇듯 행복이란 감정은 내게 사소하게, 별스럽지 않게 찾아왔고 늘 감사했다.


그래서일까? 그 감정에 어느새 익숙해져 버렸다. 처음 장만한 중고차를 타고 음악을 들을 때도, 점심에 고른 메뉴가 맛있을 때도, 쉬는 날 마냥 뒹굴던 침대에서도. 무수히 많았던 행복들이 더 이상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사실 크게 바랄 것이 없었다. 원하던 디자이너 생활도 잘하고 있고, 월세는 나가지만 완전한 독립도 했고, 어디든 갈 수 있게 운전까지 했으니 말이다.


하루는, 반듯한 직장을 다니고 귀여운 딸아이도 있는 40대 고객에게 물었다.


"꿈이 있으세요!?"

"하하하, 이 나이에 이런 질문을 받을 줄은 몰랐네요. 글쎄요? 집 하나 장만하는 것도 꿈이라면 꿈이겠네요."


매사가 행복해서 특별하지 않다는 타령을 하는 내가, 혹시나 '꿈꾸는 삶을 살지 않아서일까?'라는 궁금증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평온함이 불편했던 나는, 자극이 필요해 보였다. 꾸준히 뭔가를 해내야겠다는 생각에 아침조깅을 시작했다. 출근 전 이른 시간에 일어나 동네 한 바퀴를 돌고, 못하는 요리에 레시피를 보며 주방도 채웠다. 혼자만의 여러 미션을 수행하던 중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는 극한의 자극까지 주게 되었다.


효과는 대단했다. 식단과 운동의 강행군이 이어지니, 초코바 하나에도 행복의 감정이 톡 하고 터졌다. 삼 개월의 시간을 견디고 사진을 찍자마자 먹었던 도넛은, 정말 내 생에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게 특별함을 찾아가는 중에 결혼을 하게 되었다.(사랑방 매장에서 윙크를 날려대던 실습생은 내 남편이 되었다. 하하) 결혼이라는 제도에 합류했기에 알게 된 감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사람이었기에 평안을 얻었고, 평생의 특별함을 찾았다. 그리고 반려견도 생겼다. 그 친구에게 ‘행복’이란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제는 다른 곳에서 찾지 않아도 언제나 내 곁에 행복이 머물렀다.


서른셋이 된 나는, 남편과 마주 앉아 맛있는 음식에 술잔을 기울이며 또다시 사소하게, 별스럽지 않게 행복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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