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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민 Jun 13. 2023

골목을 주워 왔다

버려진 골목은 여러 날 굶은 듯했다

밥을 가득 담아줘도 구석으로 가버린다

큰길로 이사 간 집마다

골목을 놓고 갔다     


몸을 접은 돌계단에 쪼그려 앉은 골목

삐걱이던 대문들도 소리를 걸어 잠갔다

오래전 떠난 소년을

기다리는 눈곱 낀 눈     


금이 간 담벼락에 낑낑거림을 심는다

골목엔 눈보라만 찾아와서 흩날리고

오늘도 수신인 부재의

어제가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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