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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전화를 받네?” 이 말이 이별이 된 이유

전화를 해서 받았는데 전화를 어떻게 받았냐고? 손가락으로 눌러서 받았지!

by 나바독 Mar 2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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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받자마자 이런 소리를 들으면 전화를 받은 것이 후회된다.


전화를 건 사람의 입장에서는

‘평소 전화를 잘 안(못) 받는 의외에 시간에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받아 놀랐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소리를 듣다 보면 필자는

아래와 같은 생각들이 부지불식간에 뇌를 차지한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내가 그렇게 전화를 안 받았나?’

‘이게 그렇게 놀랄 일 인가?’

‘평소 전화를 잘 받았다고 비꼬는 건가?’

‘저렇게 놀랄 정도면 내가 이 시간에 전화 잘 안 받는 거 알면서 전화를 왜 한 거지?’

‘전화를 받자마자 왜 평가를 받아야 하지?’

‘뭘 어떻게 전화를 받아;; 손으로 터치해서 받았지;;’

’특별한 의도 없이 놀람의 표시로 하는 말 한마디에 나는 왜 스스로를 평가하고 있지?‘

‘오래간만에 의외로 전화를 받았는데 자기 자랑이네;;‘

‘바쁘지만 의외에 시간에 전화가 와서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받은 건데… 괜히 받았나?‘

’내가 전화를 받나, 안 받나 확인하고 싶어서 전화한 건가?‘

‘그래, 정 급하면 카톡이나 문자를 하겠지 역시 뭔가 집중하고 있을 때는 전화를 받지 말아야지 ‘


누군가는 별생각 없이 말한다면,

누군가는 별생각 없는 말 한마디에 별별 생각을 다 한다.


별생각 없이 말하는 게 문제일까?

별별 생각을 다 하는 게 문제일까?


기어이 우리가 함께 가고 싶었던 행성에 도착했지만

서로의 별은 다른 곳에서 발견되었고

우리의 별은 알아보지 못할 만큼 변해 버렸다

이렇게 우리 별의 다름은 결국 이별이 되어 버렸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번 외)

지금 우리 곁에 머무는 이들은

저마다의 별을 품고,

서로의 다름을 품어주는 존재들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유는

서로의 별을 용인하기 때문이며,


우리가 이별하는 이유는

더 이상 그 차이를 품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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